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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1일1식, 간헐적 단식…나도 한번 따라해 볼까?

 

 

 

 

 

 

 

    '1일1식'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등 공복 식사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방송에서 '1일1식' '간헐적

     단식'에 대해 방영한 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로 오르고, 이 식사법을 따라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정통 의학․영양학계에서는 공복 식사법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칫 영양실조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우려한다.

 

 

                            

                              

 

 

 

 

1일1식, 간헐적 단식…공복 식사법이란?

 

‘1일 1식’은 하루 한 끼 저녁에 밥과 국 한 그릇, 반찬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일본의 유방전문의사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처음 만든 식사법으로, 책으로도 나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몇 달간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재 나구모 박사는 59세지만 10년 넘게 1일 1식을 하면서 30대의 외모를 갖고 있고, 15kg를 감량에 173㎝에 62㎏의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혈관 나이는 26세에 불과하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란 미국·캐나다 등에서 유행하는 식사법이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16~24시간 단식을 통해(한두 끼 굶는 것)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다가, 식사를 할 때는 자유롭게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방법이다.

 

'격일 단식' 600㎉ 미만의 초저열량식과 정상적인 세끼 식사를 격일로 반복하는 것이다. '5:2 식사'는 1주일에 이틀(주로 월, 화요일)은 초저열량식(남 600㎉ 미만, 여 500㎉ 미만)으로 먹고 나머지 날엔 정상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공복 식사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공복 식사법을 통해 음식을 적게 먹으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배가 고프면 활성화되는 장수 유전자(시르투인 유전자) 덕분에 노화를 늦추며, 암,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공복 식사법 주장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

 

 

의문점1.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성인은 일반적으로 2000kcal 전후로 섭취한다. 그러나 공복 식사법을 하면 정상의 3~4분의 1(500~600kcal) 밖에 섭취를 못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체중감소에 도움은 된다. 그러나 기초대사량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어렵고, 먹은 것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방 형태로 몸에 저장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또한 충동적으로 폭식을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배가 고프면 그렐린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식욕을 느끼고,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면 렙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음식 섭취를 멈추는데, 공복 식사법을 하면 이런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나중에는 호르몬에 관여를 받지 않고 먹게 되고, 공복감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충동적으로 더 먹게 될 수 있다.

 

다이어트의 정석은 매일 250~500㎉(밥 반 공기, 반찬 절반)을 줄여 한 달에 2~2.5kg을 빼는 것이다. 공복 식사법은 배고픔을 오랫동안 견뎌야 하므로 독하게 마음먹지 않는 한 장기간 실천을 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복 식사법 역시 애킨스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와 같이 한 동안 유행하다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의문점2. 정말 사람은 ‘배고픔’에 익숙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까?

 

1일1식 창시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는 “인류는 17만 년 동안 굶주리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유전자가 배고픔에 익숙해져 있다”며 “최근 수 십년 동안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배부르게 먹으면서 신체가 노화되고 비만·당뇨병·심장병·암·자가면역질환 등 과거에는 없던 병들이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만여 년 전 곡류 재배가 시작되면서 하루 세끼가 정착됐기 때문에, 그 이전 채집·수렵 시대의 배고픔에 유전자가 익숙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루 12시간 가까이 노동을 하는 현대인의 활동량과 생활 패턴은 원시인과 완전히 다르므로, 1일 1식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것이다. 

 

 

의문점3. 정말 노화를 막고, 장수를 할 수 있을까?

 

공복 식사법으로 장수 유전자(시르투인 유전자)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건 단식이 아니라 칼로리를 제한했을 때 얻는 효과”라고 반박한다. 노화방지· 장수 등 공복 식사법의 건강 효능은 대부분 ‘규칙적인 소식’을 했을 때 밝혀진 효능을 포장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공복 식사법의 가장 큰 우려는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르몬 주기, 생리주기, 수면주기 같은 생체 리듬은 규칙적인 식사를 했을 때 안정적으로 유지되므로 음식을 먹었다 끊었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문점4. 정말 암,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

 

간헐적 단식, 격일 단식, 5:2 식사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단식을 통해 성장호르몬인 ‘IGF-1’가 줄어 노화를 막고 암·치매·당뇨병 등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 호르몬은 세포를 성장시켜 성장기에는 꼭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성장기 이후에는 노화와 암·치매·당뇨병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단식을 통해 이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 성장호르몬이 줄면 세포가 성장을 멈추고 손상된 세포와 유전자가 치유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성장호르몬이 너무 적으면 근육량·골밀도·활력·에너지 대사율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이 저절로 줄어 성장호르몬 요법을 권하는 의사도 있다. 공복 식사법으로 성장호르몬을 줄이는 것을 긍정적인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의문점5. 어린이, 임신부 등은 공복 식사법을 해도 되나?

 

공복 식사법을 주장하는 사람 역시 성장기 어린이, 임신부 등은 충분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므로 이런 식사법은 피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갖춰 활동량을 고려해 적당한 칼로리를 세끼에 나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 / 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안지현 교수,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