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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미

‘가을 캠핑’ 건강하게 즐기기

 

 

 

 

      캠핑의 계절이다. 무더위와 벌레 때문에 여름철 캠핑을 꺼렸던 이들에게 선선한 바람과 적당한 기온, 맑은 하늘이

      두루 갖춰진 요즘은 야외숙식에 제격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험 많은 캠핑족이라 해도 사고는 한 순간이다. 자칫 방심

      하면 캠핑으로 휴식과 재충전이 아니라 되레 병을 얻게 될 수 있다. 현장에서도, 다녀와서도 무리 없도록 건강하게

      캠핑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텐트 칠 땐 보조의자에 앉아서

 

캠핑 가면 텐트를 설치하는 것부터 일이다.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무거운 망치를 사용하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려 앉는 자세는 몸무게의 7배에 달하는 하중을 무릎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하중을 계속 받으면 무릎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이런 자세는 피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작업 도중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가능한 보조의자를 활용해 무릎이 꺾이는 걸 최소화하는 게 좋다.

 

 

벌레 들어간 귀엔 기름을

 

캠핑 중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귓속에서 벌레가 자꾸 움직이면 고막이 자극을 받고 여기저기 상처가 나 통증이 심해진다. 이때 벌레를 찾는다고 귀 안에 불빛을 비추거나 면봉 등으로 빼내려는 시도는 금물이다. 올리브기름이나 베이비오일이 있으면 귓속에 살짝 부어 벌레를 떠오르게 해 제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이런 기름이 없으면 대신 알코올을 붓는다. 그럼 귓속에서 벌레가 죽기 때문에 일단 통증이 사라진다. 그런 다음 병원에 가서 벌레를 빼내면 된다.

 

 

벌독 알레르기 여부 확인

 

캠핑 중 벌에 쏘이면 보통 아프고 붓는 정도지만, 벌독 알레르기가 있다면 호흡곤란, 의식장애, 복통 등의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캠핑 전 자신이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 병원에서 미리 검사를 받아 확인해두는 것도 좋겠다.

 

벌독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사람은 캠핑 때 항히스타민제와 에피네프린주사 등 필요한 약을 사용법을 잘 익혀 준비해가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상비약들은 구입 후 오랫동안 쓰지 않았을 땐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골절 같으면 무조건 고정

 

캠핑장에서 들뜬 마음에 뛰어다니다 심하게 넘어져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혹시 골절 아닐까 의심되면 일단 골절이라고 생각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게 좋다. 손상 부위를 가능한 움직이지 말고 부목을 사용해 묶어 고정시켜야 한다.

 

부목은 꼭 나무가 아니어도 고정만 시킬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사용 가능하다. 신문지를 여러 겹 말아 써도 된다. 발목을 삐었다면 최대한 덜 움직여야 빨리 회복될 수 있다.

 

 

동맥 출혈 땐 응급처치

 

상처가 나 출혈이 있으면 피부터 살펴봐야 한다. 상처가 깊지 않고 피가 검붉으며 출혈 부위를 눌렀을 때 쉽게 멎으면 정맥에서 나는 피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깊은 부위에서 선홍색 피가 일정한 박동으로 뿜어 나오면 동맥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바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먼저 상처 부위를 가능한 높게 해 환자를 눕힌다. 상처 부위에서 눈에 띄는 물체를 제거하고,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대고 누르면서 그 위를 단단히 묶는다. 계속 피가 배어 나오면 수건을 풀지 말고 그 위를 다시 좀더 세게 묶어준다.

 

 

화상 땐 찬물 안정 후 병원으로 

 

캠핑장에서 화상을 입으면 우선 찬물로 화상 부위를 15~20분 정도 적셔 안정시킨다. 거즈나 붕대, 깨끗한 수건 등으로 화상 부위를 덮고 즉시 병원으로 가는 게 좋다.

 

화상 후 생긴 물집은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다. 물집이 터지면서 상처를 일시적으로 보호해주는 표피가 떨어져나가 상처가 깊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분의 긴 옷, 재킷 필수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땀이 났다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자와 함께 가는 캠핑이라면 여분의 긴 소매 상의, 긴 바지는 물론 도톰한 재킷을 꼭 챙기는 게 좋다.

 

노인은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올리는 체내 메커니즘이 젊은이에 비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저체온증이 심각한 상황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가벼운 옷 여러 겹이 보온 효과가 더 좋다. 두꺼운 옷은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해 잘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염려도 있다.

 

 

허리에 베개 받치고 취침

 

대부분의 캠핑장은 딱딱한 자갈밭으로 돼 있거나 바닥이 고르지 않다. 이런 곳에 텐트를 치고 자면 허리의 정상적인 곡선이 유지되기 어려워 자칫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또 산이나 바다, 계곡은 저녁에 도시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허리 주위 근육이 더 수축하고 긴장된다.

 

허리를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텐트 안에 에어매트리스나 요를 깔아 푹신푹신하게 만들고, 잘 때는 얕은 베개를 허리에 받쳐주며, 자고 일어난 뒤에는 30분 정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 밤새 긴장됐던 근육을 이완시켜주길 권한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기자
도움말 /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원웅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조대진 교수,

웰튼병원 스포츠관절센터 박성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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