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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실내 흡연은 중국발 미세먼지보다 더 무서워

 

 

 

 

 

미세먼지가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특히 노약자의 경우 각종 폐질환이나 면역력 약화가 일어나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도 삼가라는 권고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실내에서도 높은 미세먼지 농도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다행히 모든 실내가 아니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공공시설의 실내 금연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간접흡연을 피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폐질환이나 면역력 약화 부르는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매우 작은 먼지로, 크기는 보통 지름 10㎛ 이하이다. 사실상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공기를 들이마실 때 폐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게 된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폐에 더 깊이 박히게 돼 폐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이 미세먼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주로 공해 물질에서 비롯되며,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이다.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에서의 공업 발달로 그만큼 공해 물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우리나라에서 생긴 것이 더 많을 때도 빈번하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우리나라에서 생긴 미세먼지가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각종 폐질환은 물론 면역력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먼지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 미세먼지가 폐에 들어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예 미세먼지가 없도록 근본적으로는 공해 산업을 추방해야겠지만 지금 당장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을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예보가 나오면 가능하면 야외에는 나가지 않도록 권고하는데 이를 잘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흡연 가능한 피시방의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 제한치의 8배나

 

미세먼지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실내라도 흡연이 가능하냐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서울의료원에 의뢰해 최근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호프집의 경우 150㎡ 미만일 때 1000분의 2.5㎜보다 작은 먼지로PM2.5라고 부르는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34개 평균 93.2㎍/㎥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분석한 바를 보면 이 수치는 서울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심했던 지난 2월 25일의 86㎍/㎥보다 크게 높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이유의 주범흡연으로 꼽혔는데, 흡연이 가능한 다른 시설에서도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립환경연구원과 대구가톨릭대 등이 2009년과 2011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단 피시(PC)방의 경우 흡연이 가능한 자리는 PM2.5의 평균 농도가 196.25㎍/㎥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한한 기준치인 하루 평균 25㎍/㎥보다 거의 8배나 높다. 더한 곳도 있었는데, 당구장이나 노래방 가운데 일부는 최고치가 363㎍/㎥으로 나오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흡연자가 있는 가정의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비흡연 가정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담배를 피운 뒤 30분 동안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0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실내 금연만 해도 미세먼지 농도는 쉽게 낮아져

 

흡연을 하지 못하도록 한 실내 공간인 집, 사무실, 쇼핑센터, 학교 및 학원, 병원 등은 실내가 실외보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낮게 나타났다. 대구가톨릭대가 2008년 5월부터 1년 동안 조사한 바를 보면  PM2.5의 평균 농도는 주택이 47.08㎍/㎥로 주변 실외의 55.83㎍/㎥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사무실, 쇼핑센터, 학교 및 학원, 병원 등도 모두 실외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실제로 실내에서 흡연을 하지 못하게 하면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쉽게 감소했다. 서울의료원이 조사한 결과 실내 금연 정책이 전면 시행된 뒤인 지난해 8~9월 34개 호프집의 평균 PM2.5의 농도는 55.3㎍/㎥으로 시행 이전인 지난해 4~6월 조사 결과인 93.2㎍/㎥에서 41%나 줄었다. 결국 실내에서 담배만 피우지 않아도 미세먼지 농도는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내든 실외든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으면 심장 및 폐 질환자 등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의 사망률이 높아진다. 이들 가운데 특히 영유아는 아무런 잘못 없이 사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각종 산업에서 생기는 것과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에라도 실내 금연을 지키고 확대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글 /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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