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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영화 속 건강

'딸 바보' 추성훈과 사랑이의 특별한 하루

   

 

 

 

 

 

 

 

일본 톱 모델과 결혼한 지 어느덧 5년.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 예능에서 인정을 받았고, 사업 감각을 키웠으며, 다문화 가정도 후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딸 사랑이가 국민 베이비로 등극했다. 이제는 파이터보다 사랑이 아빠로 불리는 것이 더 어울리는 남자, ‘딸 바보’ 추성훈과 사랑이의 특별한 하루를 들여다본다.

  

 


아내 야노 시호와의 결혼 그리고 사랑이가 생략된 인생이라면 추성훈은 어떤 모습일까. 과거에 어떤 형상이었는지 가물거릴 정도로 사랑이 아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요즘 사랑이와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촬영 탓도 있겠지만, 격투기에 올인하는 인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기 때문이다.

 

‘슈퍼맨’은 아빠들이 아내 없이 아이와 단둘이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 사랑이는 이 방송을 통해 진정한 ‘먹방’을 선보이며 아기 스타로 떠올랐다. 요구르트, 바나나, 포도, 젤리, 컵케이크, 김밥, 우동 등을 흡입하는 모습으로 주스, 과자, 로션, 의류 등 키즈 용품과 먹거리에 관련된 광고계를 섭렵한 것은 물론 일거수일투족이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있다. 이만하면 ‘대세 베이비’라 칭하고도 남겠다.

 

 

 

 

‘슈퍼맨’ 덕분에 사랑이가 ‘국민 베이비’가 됐어요!

 

사랑이와 함께 있으면,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몰려서 사랑이가 정말 많은 분들한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새삼 느껴요. 한국 사무실에도 사랑이 선물이 넘쳐나고요. 소속사 사무실이 아기 용품 회사 같을 정도죠. 사랑이에게 보내는 정성스런 편지와 변비약, 과일 바구니, 유아용 과자, 떠 먹는 요구르트 등 사랑이의 먹방으로 화제가 된 음식들을 다 보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몇몇 분들은 일본 사무실로도 보내주십니다. 너무 감사하지만, 솔직히 이 모든 선물을 받아도 될 지 고민이에요.

 

 

사랑이가 우리나라 동요를 곧잘 따라 부르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던데……. 아이들을 바이링구얼(이중 언어 사용자)로 키우려는 엄마들이 한국에도 많은데요. 어떤 노하우가 있었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다만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부모가 따라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대요. 그래서 사랑이가 하는 말을 따라하고 일부러 틀리기도 하면서, 사랑이가 재밌어하고 관심을 갖도록 했어요. 사랑이가 “맘마” 하면 저는 “사랑이 좋아하는 맘마, 언제 만들어 줄까요”라며 단어를 연결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가 처음 말문을 연 단어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게 아이의 언어 실력 향상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를 관찰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었을 텐데, 전보다 사랑이에게 신경을 많이 쓰게 된 부분이 있나요?

 

사랑이가 변비로 고생해서 지켜보는 게 안쓰러워요. 방송에선 많이 먹는 모습이 사랑받고 있지만, 주로 밥이나 빵이고 채소를 잘 안 먹어서 걱정이에요. 사랑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주는 저도 문제죠. 요즘엔 마음 굳게 먹고 요구르트와 채소를 많이 먹이고, 병원에도 데려가요. 예전에 베이비 마사지 자격증을 땄는데, 요즘 변비에 좋은 마사지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배 부분을 주무르는 건데, 배 마사지는 아기의 면역력을 높이고 성장 발육에도 도움이 돼요. 하루 두세 번 3~7회 정도 반복하고, 마사지를 하기 전에는 실내 온도를 높이고 양손을 충분히 비벼 따뜻하게 해야 해요. 식물성 오일이나 로션을 손에 바르고, 아이의 몸을 살살 문지르면 보습 효과도 줄 수 있죠. 마사지를 할 땐, 장 속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는 방향인 시계 방향으로 문질러주는 것도 포인트예요.

 

 

 

 

사랑이를 돌보면서 아빠 스스로의 변화도 감지되나요?

 

예전에는 사랑이를 귀여워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다른 아이들도 눈에 들어와요. ‘울고 보채고 말 안 듣고 말썽 부리는 아이도 누군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식이겠지’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점을 찾게 돼요. 또 작은 일에 감사하게 되고, 감정적으로 복받치는 순간이 많아진 것 같아요. 사랑이를 생각하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고……. 사랑이가 잘 자고 잘 먹고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해서 눈물이 자꾸 나요. ‘귀엽다’, ‘사랑스럽다’는 단어의 의미도 사랑이를 통해 온몸으로 느끼게 된 부분이에요. 사랑이를 키우면서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아빠가 되고 보니, 나를 키워준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씩 헤아려질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무척 엄하신 분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죠.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표현이 서툰 거였고, 전 저대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던 거였더라고요.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건 잃어버린 자신의 서사를 복원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이의 어떤 마음이 읽어지지 않을 때, 사랑이에게 어떤 마음을 전할 수 없을 때, 어린 시절의 제 자신과 대화하듯 대화를 시도해요. 그 대화가 가능할 때 사랑이도, 저도 행복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이가 어떤 딸로 커줬으면 하나요?

 

세계 곳곳을 누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만 해도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그동안 정말 좁은 곳에 갇혀 있었구나 싶거든요. 사랑이만큼은 어떤 직업이 됐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세상이 정말 넓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사랑이가 운동을 하길 바라셨던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운동을 시키긴 할 거예요. 2020년에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 함께 경기를 보러 다닐 생각이에요. 그때 어떤 운동을 하고 싶은지 물어볼 참이에요.

 

 

마지막으로 이 세상 아빠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깨달은 점을 말씀드리면, 아이와 애착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애착을 만들려면 방법은 한 가지예요.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해요. 그냥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서로 더 많이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 거죠. 사실 ‘슈퍼맨’에 출연하면서 놀라운 점은 사랑이의 변화보다 저의 변화예요. 초기에는 사랑이와 어떻게 교류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알려고 노력해요. 이런 변화가 어떤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 아니에요. 방송 때문에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이 주어졌을 뿐이죠.

 

애착이란 대단한게 아니에요. 그저 시간의 산물일 뿐입니다. 뭘 어떻게 잘해보려고 욕심 부리는 게 아니라 함께 시간을 즐기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애착은 깊어져요. 그리고 애착이 깊어지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변화가 일어나고요. 아이와 깊은 유대감을 쌓아가는 게 아빠들이 육아에 성공하기 위한 로드 맵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보 및 인터뷰 / 조유미 여성중앙 기자, 정은혜 여성중앙 기자,  정리 / 전채련 기자,  사진 / 조세현(icon studio)
콘텐츠 제공 / j contentree M&B,  사진 제공 / BonBoo Entertainment(추성훈&추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