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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여름철 눈의 천적, 바이러스와 자외선

 

 

 

 

 

 

 

 

 

 

휴가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요즘, 가장 신경 써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눈병이다. 물놀이 다녀와서는 물론 그냥 햇볕에서만 시간을 보낸 뒤에도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눈병에 쉽게 걸릴 수 있는 시기다. 나들이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고 자외선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름철 눈병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또 걸리더라도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된다.

 

 

 

여름철에 흔히 ‘눈병’이라고 불리는 질환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대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8월을 지나 늦더위가 계속되면 9월까지 환자 발생이 이어진다. 초기엔 눈이 쉽게 충혈되고 통증이 생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거나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염증 때문에 눈이 부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귀 앞 림프선 부위가 아프면서 부어 오르고, 눈꺼풀이 붓기도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발병 원인인 바이러스를 직접 죽일 수 있는 약이 없어 증상을 줄이는 식으로 치료해야 한다. 냉찜질로 통증을 줄이고, 눈 주위를 깨끗하게 하는 식이다. 추가 감염이 우려되면 항생제를, 가려움증이 심하면 항히스타민 안약을, 자극감이 많으면 인공눈물과 성분이 비슷한 안약을 쓴다. 보통은 2, 3주 지나면 좋아진다. 단 결막에 염증이 심하면 3, 4주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 

 

 

 

 

이와 다른 유형의 아데노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안질환으로 인두결막염도 있다. 수영장에서 주로 감염되는 인두결막염은 38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목과 귀 앞이 아프고, 결막에 염증이 생긴다. 이 역시 증상을 줄여주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나, 열흘 정도 지나면 대개 자연적으로 나아진다. 

 

예전부터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려온 안질환은 엔테로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유행성 각결막염처럼 7~9월 환자가 급증한다. 눈이 아프거나 부시고 눈물이 나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꺼풀이 붓는 등의 증상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지만, 결막 아래에 출혈이 생긴다는 점이 다르다. 일부 환자들은 열이 나거나 온몸이 아프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기 때문에 치료법도 유사하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선 항생제 안약을 넣고, 눈이 심하게 부으면 소염제를 먹는 식이다.

 

 

 

 

이처럼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감염성 안질환은 대부분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물건 등을 만지는 과정에서 전염된다. 손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가 손으로 눈을 만질 때를 틈타 안구에 침투하는 것이다. 항상 손을 자주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문제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 만약 감염된 가족이 있으면 수건을 따로 써야 전염을 막을 수 있다. 

   

   

 

오랜 시간 야외에서 활동하고 나면 물놀이를 하거나 눈을 비비거나 눈병 환자와 접촉하지도 않았는데 눈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 등 눈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안구가 강력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돼 생기는 광각막염이다. 쉽게 말해 눈이 화상을 입는 것이다. 반나절 정도 지나면 시야가 흐려지고 눈에 이물감이 생기며 충혈되기 시작한다. 


광각막염은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쓰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하루 중에서도 자외선이 더욱 강한 오후 12시부터 4시 사이엔 꼭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 물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여야 한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미비한 선글라스는 오래 끼면 오히려 눈을 손상시키거나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선글라스의 렌즈 색깔이 어두울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여전히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선글라스 렌즈의 농도는 80% 정도가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눈이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보다 어두운 렌즈는 동공을 커지게 해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이 들어올 우려가 있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또 하나 더 주의할 점은 색상이다. 용도에 따라 적합한 선글라스 색상이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운전자나 야외활동 시간이 많은 사람은 파란색 렌즈가 적합하다. 파란색은 빛을 잘 통과시켜 시야를 넓고 선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백내장 수술 등으로 눈을 특히 잘 보호해야 하는 사람은 선글라스 렌즈로 갈색을 고르는 게 좋다. 갈색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흡수,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이 밖에 평소 눈을 피로하게 하지 않는 것도 여름철 안질환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눈이 유독 피로하다 싶을 때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잠시 눈을 쉬게 해주거나, 눈 주위를 손가락으로 눌러주는 게 좋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기자 

(도움말 : 한재룡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안과 교수, 김정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