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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수능시험, 이젠 컨디션 싸움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12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부터는 얼마나 공부를 더 많이 하느냐보다 시험 당일까지 몸과 마음을 얼마나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장에 가야 오랫동안 쌓아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수능 당일 몸과 마음이 최상의 컨디션이 되려면 지금부터 염두에 두고 꼭 실천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책상 위나 자주 보는 공책 등에 요약해 붙여 두고 시험 당일까지 컨디션 조절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시기다.

 

 


컨디션 조절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잠이다. 사실 수능시험을 바로 코 앞에 둔 요즘 시기엔 밤샘 공부가 오히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밤에 충분히 못 잔 상태에서 비몽사몽 간에 낮 시간을 보내면 뇌가 피로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두통이나 현기증마저 생길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뇌세포가 활발하게 활동하려면 전날 밤에 적어도 6~8시간은 자야 한다. 잠을 자는 동안 뇌 안에서는 당일 학습한 중요한 내용이 정리되고 기억되며, 다음날 활동을 위해 필요한 준비 작업이 진행된다. 또 뇌세포는 아침에 기상한 뒤 2시간 정도 지나야 본격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를 감안하면 시험이 며칠 남지 않은 기간에는 평소보다 좀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다. 특히 시험 당일 아침에 시험이 시작되기 2시간 전에는 일어나도록 일정을 맞춰둘 필요가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이를 습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평소 늦게까지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에 일부러 일찍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는 학생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는 다시 일어나지 말고 잠자는 방을 더 어둡게 하고 의식적으로 잠을 청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수능 당일에는 시험장에 가기 전 가벼운 아침식사를 꼭 해야 한다. 뇌에 충분한 열량을 공급해주기 위해서다. 아침을 거르면 대략 12시간 이상 공복 상태가 지속되는데, 이런 경우엔 인체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해 극도의 긴장을 만들기 때문에 빨리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능률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시험 당일 돼서 갑자기 아침식사를 하면 오히려 소화가 잘 안 되면서 집중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평소 아침식사를 하지 않던 학생도 지금부터는 가볍게 아침을 먹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능 직전 며칠은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위 운동 능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소화되기 쉬운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특히 고열량의 패스트푸드나 갑자기 먹는 보양식 등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시험 전날에는 숙면을 취하기 위해 잠자기 2, 3시간 전에 저녁식사를 한다. 다만 위에서 가스를 발생시키는 과일이나 밤, 호두, 채소나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인스턴트식품, 고지방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수험생들은 점점 더 불안해지거나 많은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우울증이나 피로, 권태감, 현기증, 두통,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피하고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예를 들어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에 앉아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 눈을 감고 배로 천천히 깊게 숨을 쉬는 복식호흡을 5분씩 하루에 2번 하면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양쪽 눈 사이를 지그시 누르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면 두통 예방에 좋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누워서 눈을 감고 쉬면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이 권할 만하다.


 

 

 

수험생에게 흔한 긴장성 두통은 오전보다 오후에 대개 심하고, 목덜미가 뻣뻣해지면서 뒷머리가 유독 아픈 양상을 보인다. 과도한 긴장으로 근육이 경직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뜨거운 물수건으로 찜질을 하거나 목욕을 하면 효과적이다. 두통이 갈수록 심해지거나 특정 부위에 국한돼 나타날 때는 진찰을 받아야 한다.

 

 


긴장을 줄이고 집중력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 싶은 마음에 수능시험을 앞두고 카페인이나 각성제를 복용하는 학생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카페인이나 각성제가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시간은 5분 정도에 불과하다. 자주 복용하면 같은 시간을 집중하는데 점점 더 많은 약이 필요해지고, 뇌에 안 좋은 영향을 주며, 오히려 수면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다. 평소 카페인을 자주 섭취했던 수험생은 수능시험 당일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양을 서서히 줄여가야 한다.


 

 

트레스가 커지면 면역력은 떨어지게 마련.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감기에 걸려 시험 당일 증상이 계속되거나 약을 먹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부터는 평소 손을 자주 씻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감기 예방 노력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아침저녁은 춥고 낮엔 따뜻한 요즘 같은 날씨엔 두꺼운 옷을 입는 것보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온도 변화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글 /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도움말: 이언숙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정권 유준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