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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연말 행사의 시작, 망년회가 다가온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저기서 망년회를 하자는 연락이 온다. 매년 똑같은 연례행사. 모두 참석하기는 어렵다. 겹치는 날도 있을 터. 내가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는 모임이 있다. 대전고 58회 재경 망년회. 지난해는 부득이하게 나가지 못했다. 대구에서 다른 행사와 겹쳐 올라올 수 없었다.


올핸 12월 10일. 종강하는 날. 대구서 강의를 마치고 올라와 참석할 예정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고등학교 친구들은 언제 만나도 좋다. 이젠 중년을 벗어나 초노년으로 접어드는 시기. 까까머리 고교생이 전성기를 지나 정리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까. 벌써부터 설레인다. 또 하나는 시골 초등학교 동창 모임. 내가 충남 보령 고향서 초등학교를 졸업하진 못 했지만 그들과 어울린다. 대전으로 전학가기 전 5학년 2반 친구들이 멤버다. 처음에 12명이 시작했는데 중간에 1~2명 빠졌다. 또 한 명은 2년 전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지금은 8~9명쯤 나온다. 모두 열심히 산다.


 

 

 

며느리, 사위, 손주를 본 친구들도 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은 12월 5일. 어떤 모임이든지 가급적 참석하는 것이 좋다. 얼굴을 자주 보아야 더 가까워진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가까운 이부터 챙겨야 한다. 만남은 그 첫 번째 요소다. 이밖에도 내가 아끼는 모임이 여럿 있다. 최근 청춘회가 다시 부활을 했다. 청춘회는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들과 직원들의 친목 모임이다. 청와대 춘추관의 첫 자를 따 청춘회로 작명했다. 춘추관은 기자들이 머무르는 곳. 한 회원이 단체카톡방을 만들었다. 그동안 소식이 뜸했던 친구들도 소식을 전한다. 전체 회원은 40여명.


 

 

 

단톡방에는 39명이 참여하고 있다. 빠져나가는 친구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소식을 공유한다. 새벽을 즐기는 내가 글도 많이 올리는 편. 박지원 전 비서실장님과 박선숙 전 수석님도 회원이다. 우리에겐 영원한 비서실장과 대변인이다. 지금도 당시 호칭을 그대로 부르고 있다.


 

 

 

기자들은 대부분 취재 일선을 떠났다. 나이가 그렇게 됐다. 50대 중후반. 40대 초반에 만났는데 세월이 그만큼 흐른 것이다. 청춘회는 1년에 한 번 가량 만나왔다. 올해는 지난 11월 10일 만났다.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에서 보듯 유대감이 강한 편이다. 개성 강한 기자들로선 아주 드문 일. 다음 모임도 기대된다.


법무부 정책위원을 함께 했던 '여백(餘白)회'도 사랑한다. 전체 회원은 8명. 검사 출신 두 분(박은석 박균택), 교수 출신 네 분(허영 박효종 김태유 김영천), 기업인 1명(김성오), 언론인 1명(나) 등이다. 검사 2명은 나보다 아래. 나머지 5명은 연배가 위다. 특히 교수 네 분은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석학들이다.


 

 

 

서울대 김태유 교수님의 국가개조론이 새삼 눈길을 끈다. 몇 해 전 펴낸 '정부의 유전자를 변화시켜라' 라는 저서에서 이를 설파했다. 우리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파헤친 역작이다. 나도 한 장 한 장 꼼꼼히 읽은 기억이 있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공직사회가 변해야 함은 물론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책 입안자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여백회 모임에서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는다. 나의 대전고 24년 선배이신 허영 위원장님은 항상 여유가 있으시다. 김태유 교수님은 정말 박학다식하시다. 김성오 메가넥스트 대표님은 친형님처럼 다정다감하다. 두 검사는 올곧고 능력이 뛰어나다.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겠는가.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우친 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모임을 즐겼다. 멀리는 두레가 그랬고, 각종 동창회 모임 등이 그것이다. 한 사람이 보통 3~4개는 되지 않을까. 10여개 이상 모임에 참여하는 열성파도 있다. 모임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눈높이를 낮추어서 내가 누리는 것을 꿈도 못꾸어보는 이웃들을 돌아보며 봉사하는 모임도 좋을 듯 합니다. 그 속에서 누리는 만족감 또한 기대 이상으로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겁니다. 오 작가님의 새로운 시야 넓히기에도 큰 도움을 줄 거구요. 예기치 못한 글 소재도 나올거구요. 저 나름대로는 그런 기대도 해봅니다만^^” 한 독자의 이같은 댓글이 만남의 의미를 더한다.

  

글 / 오풍연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