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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긍정의 힘을 키워보자, 불안을 넘어 긍정으로


 




지난 2015년 우리는 메르스 사태와 프랑스 테러 등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건 속에서 불안에 떨었다. 경제 위기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닐 정도로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린 불안요소다. 이 외에도 개인마다 불안의 원인은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리면 몸과 마음은 황폐해 지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상상해 보자. 원시인들이 토끼 사냥을 하러 길을 가다가 갑자기 으르렁 거리면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곰이나 사자를 만났다. 이 때 원시인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선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손에 땀이 나고, 어깨와 다리 근육에는 힘이 잔뜩 들어갈 것이다. 당장 어디로 도망쳐야 할 것 같은 불안에 압도당하게 될 것이다.





만약 죽을힘을 다해 뛰어서 안전하게 도망을 쳤거나 우연히 던진 돌에 급소를 맞은 곰이나 사자가 쓰러져서 위기를 탈출했다면 불안 반응에서 벗어난다.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질테니 말이다.




불안은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도망가거나 싸우도록 돕는 일종의 보호장치, 경보시스템이다. 현대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런데 곰이나 사자라면 도망가거나 죽을힘을 다해서 싸우면 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도망치거나 싸울 대상이 없다.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끊이지 않는 경쟁과 압박 속에서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적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이 없는데도 불안을 계속 느끼면 몸과 마음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는 불면증이다. 현대인들의 50% 이상이 불면으로 힘들어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불면은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다. 불안과 수면은 상극이다. 생각해 보라. 곰이나 사자가 내 앞에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잠이 오겠는가?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질 좋은 수면을 할 수 있는 법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불안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공황장애다. 공황장애란 아무런 이유 없이 몇 분 이내에 심박수가 증가하고 호흡이 가빠지며 미칠 것 같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갑자기 엄습하여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는 것이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취약할 경우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의 시대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긍정의 힘, 즉 긍정력이다. 심리학자들은 2000년부터 어떻게 하면 긍정의 힘을 키울 수 있을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단점을 극복하기보다는 장점을 살려보자. 시중에 나와 있는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면 하나 같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라고 말한다.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단점을 극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단점 극복을 그만두고 장점과 강점을 더 계발하라고 말한다.





민수와 철수가 과일 한 상자씩을 구입해서 먹는다고 하자. 민수는 상자의 과일 중에서 썩거나 상한 것부터 먼저 먹고 좋은 것은 나중에 먹기로 한 반면, 철수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멀쩡한 것도 썩거나 상하기 마련이니 일단 제일 좋은 것부터 먹기로 했다. 둘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민수는 과일 상자를 열 때마다 제일 썩은 것부터 찾았고, 철수는 제일 상태가 좋은 것부터 찾았다. 이런 식으로 과일 한 상자를 다 먹었다고 했을 때 민수는 계속 썩은 것만 먹었고, 철수는 계속 좋은 것이 된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단점은 극복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극복해도 또 다른 단점이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마치 민수의 사과 상자처럼 말이다. 단점보다는 장점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당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자.





둘째, 감사일기와 편지를 써보자. 매일 삶을 마감하면서 감사거리를 찾아서 일기를 써보자. 처음에는 감사할 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은 억지스럽더라도 찾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감사거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건강을 감사할 수 있고, 몸이 아픈 사람은 더 아프지 않거나 한 쪽만 아픈 것에 감사할 수 있다. 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어떤 사람은 죽음 앞에서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편지를 써보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옛 은사를 비롯해서 내 삶에서 소중했던 이들을 떠올리며 이왕이면 손 편지를 써보자. 편지를 쓸 때는 고마웠던 기억과 마음을 전한다는 설렘으로 행복할 것이고, 받는 사람의 반응을 보고서는 더 큰 행복감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런 작은 실천이 우리의 삶을 놀랍도록 변화시킨다. 이것은 그저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연구해본 결과 이런 작은 감사와 노력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며 더 오래 살고, 업무능률도 향상시킨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활동이다. 2016년 한해 동안 긍정의 힘을 키워보자.



글 / 강현식 심리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