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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예방이 최우선인 뇌혈관 질환 내 머리 속 시한 폭탄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요즘 들어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고 이 상황이 반복되는 경험을 해본적은 없나? 필자도 종종 아침에 머리가 아프면 숙취이겠거니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길 때가 있다. 하지만 필자도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최근 필자의 가족 중 한명이 결국 이것을 이유로 병원 수술대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필자마저 긴장하게 만든 이것은 바로 '뇌동맥류'로 일명 '뇌혈관 꽈리'로 불린다. 과거 '별은 내 가슴에'라는 드라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안재욱도 미국에서 이 꽈리가 터져 수술을 받아야 했다. 뇌동맥류는 이처럼 뇌 속의 혈관이 약해져서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경우를 말하며 이 혈관이 터지면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뇌출혈을 겪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망률 1위는 암이지만 그 뒤를 바짝 뒤 쫒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뇌혈관 질환이다. 이 뇌혈관 질환 중에서도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일부분이 약해져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이상하게 비대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도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파열되면 소위 뇌지주막하출혈인 뇌출혈을 일으켜 극심한 두통, 구토, 의식불명의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고통이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이라고까지 말하며 적지 않은 수가 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의식불명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은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경우 모두 해당한다.


보통은 약한 혈관부위에 혈류가 계속 부딪히며 부풀어 오르는데 발병 연령대는 보통 50대부터 60대 사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별로는 3대2로 여성의 비율이 조금 높다. 뇌동맥이 파열되는 경우는 인구 10만명당 10~20명에 그치기는 하지만 문제는 뇌동맥류가 일단 파열되면 절반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거나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된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질병으로 꼽힌다.




최근 뇌동맥류로 수술대에 올랐다는 필자의 가족의 경우엔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평소와 달리 계속 머리가 아파왔고 안되겠다 싶어 종합검진을 받아보니 결국 뇌 속의 꽈리가 부풀어 올라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자칫 괜찮겠지 하고 우습게 넘겼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시한폭탄을 발견하는 빈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진단영상기법의 발달로 삼차원 CT혈관촬영이나 MRI(자기공명영상) 또는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DSA(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 등으로 파열되기 전의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횟수가 늘고있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있더라도 평소 통증을 느낀다거나 이상신호를 감지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다. 혈압상승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술, 담배,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겠다.




꽈리가 터질 경우 가장 우선해야 하는 치료는 바로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보통 재출혈은 처음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뇌손상은 물론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다. 재출혈을 막는 방법으로는 개두술을 통해 터진 부위에 조그만 금속집게를 물어놓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는 팔이나 다리를 통해 혈관내로 도관을 삽입해 뇌동맥류까지 도달한 뒤 그 안에 미세한 금속코일을 채워넣으면서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는 일단 환자의 상태, 뇌동맥류 위치, 형태, 개수, 크기 등에 따라 달리하게 된다. 재출혈이 위험한 이유는 뇌 속으로 고인 피가 다른 혈관을 막아버리고 결국 뇌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뇌 속의 출혈이 정상적인 뇌안의 물길을 막아버리면서 소위 뇌수두증이라는 뇌 안에 물이 차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글 / 김지환 프리랜서 기자(전 청년의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