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생활

계속되는 무더위, 온열질환 대처방법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난해 여름보다 온열질환이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5월 2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총 539명이 온열질환 환자로 신고됐고,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날씨 등으로 열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을 말한다.





문제는 연중 가장 더운 시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더 뜨거울 8월 중 온열질환을 피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건강 수칙 준수가 최우선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시간대에는 무리한 일 대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온열질환이라고 해서 환자가 늘 심각한 상태에 이르는 건 아니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력감이나 가벼운 발진, 일시적인 어지러움증 등도 온열질환의 흔한 증상이다. 온열질환은 크게 열발진과 열부종,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열사병으로 구분된다. 대략 이 순서로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고 보면 된다.





열발진은 목이나 가슴 윗부분, 서혜부, 유방 아랫부분, 팔꿈치 안쪽 등 피부가 겹치거나 땀이 모이는 부위를 중심으로 붉은 뾰루지나 작은 물집이 여러 개 생기는 상태다. 열부종은 별다른 이유 없이 신체 일부분이 붓는 증상인데, 주로 손이나 발, 발목 등에 나타난다. 열발진이나 열부종은 사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더위를 식혀주거나 뜨거운 온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실신은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상태다. 땡볕에 오래 서 있거나 장시간 일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쓰러지거나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가 보통 열실신에 해당한다. 몸이 고온에 갑자기 또는 오랫동안 노출된 탓에 말초혈관들이 확장하면서 혈액이 다리 쪽으로 몰리는 게 원인이다. 혈액이 뇌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실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쉬게 하면 대체로 오래지 않아 회복된다. 쉬는 동안 다리 밑에 높은 물체를 고여 올려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어깨나 팔, 다리, 배, 손가락 등이 갑자기 떨리면 열경련,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구역질, 구토를 하거나 피로를 심하게 느낀다면 열탈진일 가능성이 높다. 두 질환의 공통점은 땀을 아주 많이 흘린다는 점이다. 땀으로 몸에서 많은 양의 수분이 빠져나가면 전해질도 함께 고갈된다. 전해질은 체액에 녹아 있으면서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데는 전해질이 필수다. 땀으로 전해질을 많이 잃은 열경련이나 열탈진 환자에게선 그래서 종종 근육경련이 나타나게 된다.





열경련이나 열탈진 증상을 보이면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소금물이나 이온음료를 숟가락이나 컵에 덜어 조금씩 마시게 하고, 경련이 있는 근육은 스트레칭해주는 게 좋다. 경련이 멈췄다고 해서 환자가 갑자기 움직여 다시 땀을 흘리게 되면 경련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경련이 잦아들었어도 격렬한 움직임은 피해야 한다.


열탈진이 생겼을 때 체온이 39도보다 낮으면 위험은 크게 높지 않다. 그러나 체온이 40도로 급상승하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마르고 뜨거워졌다면 이건 위험한 상태일 수 있다. 바로 열사병이다.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땀을 흘리거나 숨을 가쁘게 쉬는 등의 방법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다. 그러나 기온과 습도가 지나치게 높은 환경에 오래 머무르거나 많이 움직이게 되면 이런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열사병이 그래서 발병하는 것이다. 피부가 마르고 뜨거워지는 것뿐 아니라 호흡이나 맥박이 빨라지거나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한 두통도 나타날 수 있다. 으슬으슬 추운 오한 증상도 보일 수 있고, 심하면 의식을 잃을 우려도 있다.





열사병 환자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의식이 있을 경우에는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긴 다음 옷을 벗기고 얼음물이나 알코올 등으로 피부를 식혀 체온을 39도 이하로 되도록 빨리 떨어뜨리는 게 좋다. 이후 물을 먹여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간다. 환자에게 의식이 없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즉시 119 구급대부터 불러야 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놓고 역시 옷을 벗긴 뒤 피부를 식혀준다.





위가 계속되는 당분간은 일기예보를 자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에는 고령자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농사일을 비롯한 야외활동을 오랫동안 하지 말고, 만성질환이 있다면 관련된 약 복용이나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