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생활

천천히 먹어야 노화도 늦춘다, 올바른 식습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의 일상이 식습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매일 바쁜 일상에 쫓기어 식사도 후다닥, 빠른 시간 내에 해치우는 습관이 내 건강에 얼마나 큰 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천천히 먹고 오래 씹으면 각종 대사질환과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 ‘놀라운 씹기의 힘’에 대해 알아보자.





흔한 풍경 하나. 점심시간에 식당에 들어서면 삼삼오오 앉아 대화는 간단히, 식사는 후다닥 헤치우고 나오는 이들을 볼 수 있다. 맛집의 경우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아마도 식사 한 끼에 20분~30분도 채 안될듯싶다. 집안에서는 또 어떠한가. 식탁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도 식사를 위한 식사가 대부분이라 빨리 먹고, TV 앞으로 모이거나 각자 방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이처럼 빨리빨리 문화가 길들여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매일 바쁜 일상에 쫓겨 빠른 식사의 늪에 빠져 있다.




최근 잦은 속 쓰림에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게 된 필자는 의사로부터 위염 진단을 받았다. ‘꼭꼭 씹어 천천히 식사를 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말을 듣고 필자 역시 평소 식습관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빨리빨리 먹기‘가 얼마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가는 올 초 방송된 지상파의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연히 알 수 있디. 당시 방송된 한국인의 식사 속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10분 이내로 식사를 마치는 사람이 무려 52%, 반대로 15분 이상 천천히 먹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는 것.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의 습성이 단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천천히 먹으면 음식을 씹는 ’저작활동‘이 활발해져 뇌를 활성화시키고 치매까지 예방하게 된다. 이런 씹기는 뇌에 미치는 영향과 위장질환 및 각종 대사질환을 극복하게 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방송에 소개된 사례를 살펴보면 과거 요리사로 일하며 불규칙하고 빨리 먹는 식습관에 익숙했던 이 모씨(33). 고지혈증에 비만, 목이 아프고 따끔한 역류성 식도염까지 겹쳐 고생했다. 수개월 전부터 하루 20분 이상 밥을 꼭꼭 씹어서 먹은 후엔 체중조절은 물론 건강까지 되찾았다. 또 한 명의 이 모씨(83) 씨는 지난해, 지역 보건소에서 주최한 ‘건강 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건강 비결은 바로 채소 등의 섬유질이 가득한 음식을 오래 씹어서 먹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위암 완치 판정을 받은 박 모씨(72)는 위암 수술 후 그만의 식생활 원칙을 세웠기에 가능했다. 바로 ‘느린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식사하기’, ‘시계 보며 밥 먹기’, '젓가락 위주로 이용하기‘ 등이다.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어른들로부터 ‘꼭꼭 씹어 먹어라’라는 말을 들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히 소화를 잘 시키라는 의미만은 아니다. 잘 씹는 것은 음식물을 씹고 부수어서 위나 장에서의 소화 활동을 돕는 기본적인 목적뿐 아니라 다양한 효과를 발휘한다. 음식을 열심히 씹으면 많은 양의 침이 분비된다. 침은 씹기의 친구다. 흔히 침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분해효소, 당분을 분해하는 소화효소 등도 있어 위장관에서의 소화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약알칼리의 침이 위와 십이지장의 산성 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준다.





이뿐 아니라 리소자임과 락토페린과 같은 천연 항생물질이 있어 면역력을 높여준다. 또 침에는 노화 방지 파로틴이라는 호르몬도 있는데 이는 씹는 행위 자체가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준다. 잘 씹기만 해도 뇌는 활성화되고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것과 더불어 씹기의 ‘항노화’ 효과를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씹으면 씹을수록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 입에 최소 30번 이상 씹어 먹어야 함을 강조한다. 오래된 식습관이 어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겠느냐만은 당장 오늘부터라도 10회, 20회... 씹기의 횟수를 늘여보자. 올바른 씹기의 노하우를 통해 100세 시대의 건강한 주인공이 되어봄은 어떨까.


글 / 강명희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