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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요리할 때 빠질 수 없는 건강한 식용 기름의 효능






요리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되는 것이 식용유다. 식용유는 식물에서 지방만 뽑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고지방ㆍ고열량 식품이다. 지방 함량이 거의 100%여서 열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방 1g당(식용유 1㎖당) 9㎉를 낸다. 식용유 1찻숟갈은 5㎖, 1큰 숟갈은 15㎖다. 1찻숟갈만 넣어 먹어도 45㎉의 열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용유는 콩기름이다. 자체 맛이 없어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콩기름은 건강에 이로운 식용유로 평가된다. 전체 지방에서 불포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85% 이상이기 때문이다. 불포화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높여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준다. 콩기름엔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E(토코페롤)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식물성 스테롤(sterol)이 소량 들어 있다. 사용 도중 빠르게 산화돼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 약점이다. 과도한 열을 가하면 변질될 수 있으므로 부침개 등 저온 조리할 때 이용하는 것이 좋다.





들기름(들깨기름)은 고소한 들깨(깻잎의 씨앗)에서 뽑은 식용유다. 혈관 건강을 돕는 성분인 오메가-3 지방의 비율이 높은 것이 돋보인다. 전체 지방의 60%가 오메가-3 지방이다. 오메가-3 지방은 두뇌 발달에도 유익하다. 한국인의 영특함은 들깨ㆍ들기름ㆍ깻잎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은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들기름은 공기 중에서 빠르게 산화해 유해한 과산화 지질로 변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들기름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소비해야 한다. 특히 들기름을 발라 구운 김은 절대 오래 보관하면 안 된다. 튀김ㆍ볶음 등 고열이 필요한 요리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기를 찍어먹거나 샐러드에 뿌리는 것이 적당하다. 어두운 병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최선의 보관법이다.





참기름은 참깨의 씨앗에서 얻은 기름이다. 들기름과는 달리 저장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실온에 보관해도 신선한 상태가 꽤 오래 유지된다. 참기름을 사용해 조리한 음식은 거무스름하게 변하거나 악취를 풍기지 않는다. 세사미놀ㆍ세사민ㆍ비타민 E 등 참기름의 항산화 성분이 산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참기름의 약 82%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다. 중국에선 마사지 기름으로도 사용된다. ‘회춘’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E가 풍부한 데다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참기름은 맑은 갈색인 것이 상품이다. 색이 진하면 깨를 오래 볶았다는 증거다. 병에 찌꺼기가 많이 가라앉은 것도 질이 떨어진다.





옥수수는 지방 성분의 85%가 배아(胚芽, 씨눈)에 몰려 있다. 옥수수 배아에서 얻은 기름이 옥수수기름이다. 옥배유(玉胚油)라고도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옥수수기름은 풍미가 뛰어나며 가열처리 후 보존성이 우수하다. 그래서 드레싱ㆍ마요네즈 등 조리용 뿐 아니라 과자ㆍ스낵ㆍ유제품에도 널리 쓰인다.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 지방 비율이 높고 삶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E가 풍부하다. 다른 식용유에 비해 산화(酸化)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은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E 덕분이다.





대부분의 식용유가 식물의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것과는 달리 올리브유는 열매를 짜서 얻는다. 올리브 열매를 압착해 과즙을 얻은 뒤 이를 원심 분리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올리브유는 올리브 주스인 셈이다. 올리브유는 지중해식 식단에서 뺄 수 없는 식재료다. 올리브유엔 오메가-3 지방이 거의 없다. 전체 지방의 70∼80%가 오메가-9 지방의 일종인 올레산이다. 올레산도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한국인은 굳이 올리브유가 아니더라도 올레산을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 향미가 뛰어난 올리브유는 채소ㆍ샐러드에 뿌려 먹는 것이 좋다. 서양에선 음식을 튀기거나 볶는데 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포도씨유는 말 그래도 포도 씨앗을 압착해 얻은 식용유다. 이탈리아ㆍ프랑스ㆍ칠레에서 주로 생산된다. 올리브유에 비해 향이 적고 맛이 산뜻한 것이 특징이다. 요리할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인 발연점이 높아 튀김ㆍ구이ㆍ볶음 요리에 두루 쓸 수 있다. 담백한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도(粘度)가 낮아 찍어먹는 소스 용도론 별로다. 포도씨유 지방의 70%는 리놀레산이다. 리놀레산은 한국인이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오메가-6 지방의 일종이다.





캐나다의 농학자가 천연 유채유 중에서 심장에 해로운 성분을 제거해 만든 것이 카놀라유다. 캐나다에서 얻은 기름이란 뜻이다. 전체 지방에서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의 비율이 식용유 중에서 가장 낮다. 산(酸)과 열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나고 발연점이 높아 튀김ㆍ구이ㆍ볶음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카놀라유 전체 지방의 7%가 한국인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오메가-3 지방이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