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증가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약물로 인한 영양소 결핍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노인 10명 중 6명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3개 이상 앓고 있고, 이에 따라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는 1일 평균 5.3개나 된다.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드럭 머거(drug muggers·영양소를 빼앗는 강도질을 하는 약)'라는 개념이 생겼고, 의사, 약사 등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늘었다.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몸속 영양소가 고갈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캐나다 오타와병원 연구팀은 이뇨제(고혈압약) 장기 복용 환자의 98%가 비타민B1이 결핍돼 있다는 것을 밝혔고,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스타틴(고지혈증약) 장기 복용 환자의 체내 코엔자임Q10양이 16~54% 감소됐다는 것을 알아냈다. 


당뇨병 환자가 가장 흔하게 먹는 메트포르민(당뇨병약)은 장기 복용 시 환자 30%의 체내 비타민B12양이 14~30% 감소됐다는 미국 미시건대 연구도 있다. 약으로 인해 체내 영양소가 부족해지면, 몸에 생각지 못한 이상 증상이나 질병이 생긴다. 




고혈압약 중 하나인 베타차단제는 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베타’라는 이름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에피네프린이 베타수용체에 결합하면, 심장이 수축하는 힘을 강화해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타차단제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합성을 방해한다. 따라서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면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취침 전 0.5~1㎎ 이상의 멜라토닌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음식으로는 귀리, 옥수수, 토마토, 바나나에 멜라토닌이 많다.


고혈압약으로 쓰는 이뇨제는 소변량을 늘려 혈액량을 줄게 해 혈압을 낮춘다. 그런데 소변량이 늘면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1이 몸 밖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비타민B1은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체내에서 비타민B1이 부족해지면 특히 심장이 제대로 박동하지 않아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혈액의 흐름이 느려져 몸 구석구석에 전달이 안 돼 부종, 손발 저림도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하루 1.2~1.5㎎ 이상의 비타민B1을 섭취하는 게 좋다. 비타민B1은 돼지고기, 시금치, 양배추, 해바라기 씨에 많다. 



당뇨병약 메트포르민은 장(腸) 내부 표면에 기능 이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비타민B12는 장 내부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서 흡수돼,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에 부족해진다. 


비타민B12는 신경을 둘러싸는 막을 구성하는 물질을 만든다. 그런데 비타민B12가 부족해 감각신경에 손상이 생기면 손발 따끔거림이, 운동신경에 손상이 생기면 팔다리 무력감이 생긴다. 


이때는 하루 2.4㎍ 이상의 비타민B12를 섭취하는 게 좋다. 비타민B12는 고기, 생선, 우유에 많다.


고지혈증약인 스타틴은 간에서 지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효소의 활동을 억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그런데, 코엔자임Q10 역시 지질 합성 과정 중에 생겨, 이 과정이 없어지면 체내 코엔자임Q10양이 줄어든다. 


코엔자임Q10은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돕는다. 코엔자임Q10이 부족해져 심장이나 폐의 세포 기능이 떨어지면 호흡곤란이, 근육이나 신경의 세포 기능이 떨어지면 근육 경련이나 통증이 생긴다. 이때는 코엔자임Q10을 50㎎씩 하루 1~2번 이상 섭취하면 된다. 코엔자임Q10은 소고기, 닭고기, 고등어, 시금치에 많다. 



위염약인 위산억제제는 위벽에서 산(酸)을 분비하는 펌프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이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음식을 통해 들어오고, 그 음식은 위산에 의해 분해돼야 영양소를 우리 몸에 흡수시킬 수 있다. 


그런데 위산억제제로 위산이 줄어들면 대부분의 영양소가 몸에 흡수가 안 된다. 이때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 미네랄이 함께 든 종합영양제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위산이 억제되면 음식으로 들어오는 유해균이 파괴되지 않고 장에 도달하기 쉬워 유산균 제품을 따로 챙겨먹는 것도 좋다. 




약을 복용할 때 특정 식품을 먹으면 이상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흔히 약 부작용을 일으키는 식품을 알아본다. 


주스류

주스 중에서도 자몽주스가 약물 부작용을 가장 많이 일으킨다. 자몽주스에 함유된 '나린긴' '나린게닌' 성분 때문이다. 나린긴 성분 등은 약물을 분해하는 간의 효소인 사이토크롬P450을 과활성화시켜 독성을 유발한다. 사이토크롬P450효소에 영향을 받는 약물을 먹는 사람은 자몽주스를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사이토크롬P450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약물은 고지혈증치료제(스타틴 계열), 부정맥치료제(드로네다론), 혈압약(칼슘채널차단제), 항히스타민제(펙소페나딘), 최면진정제(미다졸람) 골다공증치료제(알렌드론산) 등이 있다. 


함유량은 낮지만 오렌지주스에도 니린긴 성분 등이 들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렌지 주스는 제산제와 같이 먹으면 안 된다.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이 비타민C가 많이 든 오렌지주스와 만나면 흡수가 많아져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석류주스는 항경련제(카르바마제핀), 항응고제(와파린)와 먹으면 약효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크랜베리 주스는 강한 신맛 때문에 위궤양 약(란소프라졸)의 흡수를 막는다. 



유제품


변비약 중 비사코딜 성분의 약은 대장에서 약효를 낸다. 이 약은 산성 상태의 위(胃)에서 녹지 않도록 코팅을 하는데, 약알칼리성인 우유를 마시면 위산이 중화되면서 위에서 변비약 코팅이 손상돼 약물이 녹는다. 이렇게 되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복통·위경련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좀 치료 등에 쓰이는 항진균제는 우유·요구르트·치즈 같은 유제품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약효 성분이 우유 칼슘과 결합해 체내 흡수되지 않고 배출될 수 있다. 퀴놀론계 항생제 역시 유제품 속 칼슘과 결합해 흡수가 잘 안 된다. 우유를 먹으려면 약 복용 1~2시간이 지난 후에 먹어야 한다. 



마늘


마늘은 약물이 간에서 분해되는 양을 변화시켜 혈중 약물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 마늘에 영향을 받는 의약품으로는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항응고제(와파린), 아스피린 등이 있다. 



이들 약을 복용할 때는 마늘즙, 마늘 엑기스, 마늘 파우더 등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음식 속 양념이나 부재료로 먹는 것까지 피할 필요는 없다. 



커피·홍차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이 있어서 기관지 확장제를 먹는 사람은 커피·홍차·콜라·초콜릿 같은 카페인 식품은 금물이다. 기관지확장제 속 '잔틴' 성분이 카페인과 만나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떨림·불안·흉통·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종합감기약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커피·홍차 같은 카페인 식품을 먹으면 약효가 지나치게 증가해 떨림·불안·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을 흥분시키기 때문에 ADHD치료제, 항우울제(플루복사민) 같은 신경에 작용하는 약과 같이 먹으면 신경과민·불면증·심장박동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도움말=식품의약품안전처, 책 <드럭 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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