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일은 녹록지 않습니다. 한고비 넘었는가 싶으면 어느새 또 다른 고비와 맞닥뜨리기 일쑤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영선(가명, 서울 노원 거주, 45세) 씨 경우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도 아이 때문에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사소한 문제로 아이와 말다툼을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폭주하며 자해하겠다고 한바탕 난리를 친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에 어쩔 줄 모르다가 겨우 아이를 달래 진정시키긴 했지만 그날 이후 영선 씨는 그야말로 좌불안석입니다. 마음을 겨우 가라앉힌 후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 보니 아이는 순간순간 ‘죽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사춘기가 지났거니 싶어 어느 순간 마음을 놓았던 영선 씨에게 난 데 없는 아이의 행동과 고백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며칠 뒤 영선 씨는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정밀검사를 진행한 후 의사는 아이에게 우울증 소견이 있다고 진단하고 약물요법과 상담요법을 병행하길 처방했습니다. 영선 씨는 그제야 아이가 사춘기 반항이 아니라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청소년 4명 중

1명이 우울감 느껴요


자녀가 우울증을 겪는 상황이 영선 씨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우울증은 성인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학업이나 진학,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성인 못지않아 우울증을 느끼는 청소년이 적지 않습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4명 중 1명(25.1%)이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여학생이 30.3%로 남학생 20.3%보다 높았고, 고등학생은 26.4%로 중학생 23.5%보다 높았습니다.


청소년 우울증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청소년의 행동이 사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지, 우울증으로 인한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부모가 영선 씨처럼 ‘사춘기라 그렇겠거니’ 지레짐작해 버리기 십상입니다.


평소 자녀들과 소통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서로 소통하지 않고 청소년은 내 문제를 부모가 해결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신에 사로잡히고 부모는 자녀가 사춘기라서 입을 닫았다고 단정해 버립니다.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청소년 우울증은 사춘기와는 다릅니다. 사춘기는 몇 가지 외부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거나 예민해지는 반면, 우울증은 그런 상황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급기야 일상생활 전반에 문제를 야기합니다. 생각과 행동 및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 손상을 일으킵니다.


성인 우울증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성인 우울증이 기분이 처지거나 무기력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청소년 우울증은 지나치게 잠만 자거나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예민해지는 것으로 표출됩니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 가족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며 무단결석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음주나 흡연 등의 비행 외에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래 방치하면 정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7년 이후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이 계속 자살(고의적 자해)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윽박지르는 충고보다

이해와 공감을


청소년 우울증은 꾸준히 치료받으면 대부분 완치 가능합니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진행한 뒤 진단에 따라 약을 처방받거나 상담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약을 처방받은 경우에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짧게는 한두 주, 길게는 서너 달 정도 시간이 걸리므로 처음 몇 달간은 아이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청소년 우울증을 치료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아이가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성인은 우울증을 앓기 전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 치료 개념이라면, 청소년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성장하고 건강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에 무게중심을 둬야 합니다.


때문에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하더라도 부모의 관심과 노력은 필수입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윽박지르거나 충고하기보다 아이의 내면 깊이 숨은 외로움과 분노, 걱정, 불안을 잘 살피고 그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을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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