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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기대수명은 높은데, 건강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한국인의 건강염려증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큽니다. 한국인의 이런 건강염려증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하면 금방 드러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주관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가는 단연 한국입니다.


OECD의 '건강통계 2018' 보고서를 보면, 2016년을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 한국인 중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좋음·매우 좋음)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5%에 불과했습니다. OECD 평균 67.5%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주관적 건강 상태 양호 비율이 40% 이하인 곳은 한국과 일본(35.5%) 뿐이었습니다. 리투아니아(43.2%), 라트비아(47.2%), 포르투갈(47.6%) 등도 50% 미만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뉴질랜드(87.8%), 캐나다(88.4%), 미국(88.0%) 등은 가장 높은 편이었습니다. 한국인은 이처럼 건강 걱정이 심하다 보니, OECD 국가 중에서 병원에도 가장 자주 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연간 17.0회로 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잦았습니다. OECD 평균 6.9회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반면 스웨덴(2.8회), 멕시코(2.9회), 칠레(3.5회), 뉴질랜드(3.7회), 스위스(3.9회) 등은 의사 방문 횟수가 적은 나라로 꼽혔습니다.


한국인은 병원 입원 기간도 길었습니다. 최상위권입니다. 2016년 우리나라 환자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는 18.1일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입원 기간이 긴 나라는 일본(28.5일) 뿐이었습니다. OECD 평균(8.1일)과 비교할 때 연간 10일이나 더 오래 입원한 셈입니다.


프랑스 10.1일, 헝가리 9.5일, 체코 9.3일, 포르투갈 9.0일, 독일 8.9일, 라트비아 8.3일 등에 견줘 훨씬 길었습니다.

한국인은 스스로 생각하는 건강 상태의 수준이 낮지만, 역설적으로 기대여명(그 해 태어난 남녀 아이가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은 2016년 기준으로 82.4세(남자 79.3세, 여자 85.4세)로 OECD 평균인 80.8세보다 높았습니다.


한국인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실제 건강 상태보다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내 몸에 병이 생긴 것 같다'고 걱정하는 건강염려증은 인구의 5% 정도가 겪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장애에 속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강염려증 환자는 대부분 신체적 불편에 대한 민감도가 높습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그냥 흔히 지나가는 감기 증상인데도 건강염려증이 있으면 폐렴을 의심하게 되고, 정상적으로 만져지는 연골조차 혹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의사한테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아도 질병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에 이 병원 저 병원을 기웃거리며 병원 쇼핑합니다. 건강염려증이 의심되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는 의사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으면 많이 나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건강염려증은 개인·집단 상담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증상의 절반 이상은 '걱정' 그 자체이기에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