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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용서와 화해, 나를 위한 노란 손수건을 준비하자

  ‘나는 역시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란 말인가?’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연초의 결연했던 계획의
  결실이 미미하기 그지없음을 발견하는 이즈음이다. 자신의 부족을 인식하는 것은 발전의 견인차가 되기
  도 하지만 도를 지나치면 퇴보의 늪으로 빠지게 된다. 한 해의 끝에서 찬찬히 나를 바라보고 나를 용서하
  자, 그리하여 오래 반목했던 나와 화해하자.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은 상대의 잘못과 약점에 관대하다. 심지어 그것을 매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부족함을 덮어주지 못하고 기대치는 점점 높아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상대를 숨 막히게 만들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 잣대의 이름은 다름 아닌 ‘사랑’ 이다.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은 서로 운전을 잘 가르쳐줄 수 있지만 오래된 연인들 또는 부부들 사이에서는 상처뿐인 전쟁으로 변하기 십상인 것과 마찬가지다. 나와 동일시하여 나의 기대치에 합당해야 하는 ‘내 사람’ 에 대해 사람들은 관대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쉽사리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의 내면을 살펴보면 높은 자존감과 기대치가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설정한 목표를 위해 자신을 채근하고 그 달성도가 낮다고 힐난하는 일에 이제 그만 마침표를 찍자.

 

 

 

넉 넉 한 마 음 으 로  ‘ 조 금 모 자 람 ’ 을 즐 기 자

 

  “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안에서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머리가 어두우면 한낮 햇볕 속에서도

    도깨비가 나타난다.

-홍자성 <채근담> 중에서        

 

매번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시도를 했다는 것, 아니 뭔가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쉽게 낙담하고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긋는 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스트레스 받는 양이 커져서 결국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이다. 작가 하버트 스펜서의 말 그대로 “좋은 것이나 나쁜 것, 불행이나 행복, 부자나 가난한 자를 만드는 것은 마음이다.”

 

자신의 ‘조금 모자람’ 을 즐겨라. 그것 또한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지름길이다.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그 달성을 위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일을 시작하기조차 버거움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한두 가지 작은 일을 완성해 가면서 그 많은 일 가운데 조금이라도 무엇인가 했다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목표를 위해 나아가다보면 머지않아 커다란 일 하나를 완성하고 머잖아 더욱 커다란 일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강박관념과 일에 대한 부담감, 의무감으로 일을 했을 때와 기쁨과 만족을 느끼며 일 했을 때 그 성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기쁨 없는 성과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일의 완성을 생각하지 말고 일을 주제별, 목차별로 분류하여 하루와 일주일간의 계획표를 세워보자. 계획표에 있는 일만을 일단 완수함으로써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고 전체 일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 대 로 의 나 를 바 라 보 고 받 아 들 이 자

 

  “대체로 남을 용서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주 갖는데 내가 용서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갖고 있지 않습
  니다. 별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용서받아야 할 필요를 많이느끼는 사람이
  남을 용서할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김수환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중에서   

 

만일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 바른 일이라면 당신 자신을 용서하는 것도 똑같이 옳은 일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자. ‘너 자신을 알라’ 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아마도 가장 많이 인용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지난한 일임을 반증한다. ‘되고 싶은 나’ 와 ‘타인의 눈에 비쳐진 나’ 와 ‘실제의 나’ 는 얼마나 일치하는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얼마나 애써 왔는가. 혹시 ‘되고 싶은 나’ 와 ‘타인의 눈에 비쳐진 나’ 가 되기 위해‘실제의 나’ 를 부정하고 돌보지 않은 것은 아닌지. 작은 곤충 한 마리도 나름의 존재와 가치가 있듯이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용서와 사랑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자신의 불만족스런 모습에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기 전에 생각을 달리해 보자. 사회적으로 고정된 시선으로 바라본 나는 결점 투성이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결점을 갖고 있다. 아름답고 건강하고 착한 것만 사랑한다면 이 세상은 냉혹해질 것이다. 알고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상처와 흠집이 있는 것들이다.

 

 한 인간의 불완전성은 상처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의 완전성을 형성하는데 생긴 부산물로서 그것을 위해 치른 대가일수도 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도록 하자. 새롭게 자신의 지난 삶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통해 자기의 사고와 행동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말 같지만 파악된 습관 중에서 좋은 습관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고 나쁜 습관은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고쳐간다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죄를 짓고 긴 수감생활을 마친 남편을 위해 아내가 용서의 노란 손수건을 집 앞 나뭇가지에 매달았던 미국의 실화는 용서는 진정한 용기이며 뜨거운 사랑이고 깊은 화해임을 알려준다. 자신을 위해 용서와 사랑, 화해의 ‘노란 손수건’ 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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