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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낯설고 어려운 2개월을 견뎌 낸 멋진 동료

4대보험 징수통합 2개월,  제대로 돼가고 있는 것인지 실무자들의 모습을 통하여 그 성공여부를 점쳐 본다.

 

드디어 징수통합

 

2010년 12월  남쪽 지방에서는 96년만의 추위라며 온나라가 한파로 꽁꽁 얼어있을 때 서울 외곽의 한 사무실, 오후 6시가 되자 책상옮기는 소리와 랜선, 전화배선 공사에 분주하다. 하룻저녁에 사무실 정리정돈과 공사를 다해낼 셈이다. 낮에는 이곳을 애타게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이니 말이다.

 

뚝딱뚝딱 해치운 사무실 새로운 책상들, 그 주인공들은 또 누구인지 은근히 기대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자리의 주인공들은 다름아닌 2011년 1월부터 근무하게 될 건강ㆍ연금ㆍ고용ㆍ산재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의 실무자들이다.  이미 4박 5일에 걸쳐 전입 올 직원들과 기존 징수업무를 하던 직원들은 같이 교육을 받고 서로들 안면까지 터 놓고 대기하고 있다. 정리된 책상처럼 말이다.  

 

 


업무 분담, 그리고 끝나지 않는 볼멘소리

 

이곳에서는 수납과 환불업무를 맡게된 자격징수 3팀에 6명이 배치되고, 본격적인 징수업무 즉 체납처분업무를 맡게될 4팀에는 무려 9명이 배치되었다. 통합이전에는 자격징수3,4팀이 한팀 9명으로 운영되었으니 1팀이 늘어나면서 팀장 1명을 포함해서  6명 늘어난 셈이다. 

 

자격징수 3팀에 대해 처음 우려의 소리가 있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배치되었다는 것이다. 기존 2명이 하던 일을 6명이 맡게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고지 내역 업무를 맡은 3팀은 난리가 났다. 매월 15일이면 정산이 되어 17일이면 사업장에 전송되던 고지내역은 기약이 없고 전화민원은 하나 둘 씩 늘어나면서 급기야 직원임금지급을 해야한다며 보채기 일쑤였다.

 

그나마 사업장 담당자들은 그나마 이해를 구하면 들어줄 법한 고객들인데도 말이다.  1999년 지역조합이 통합 때를 비할 수야 없지만 늘 이루어지던 일들이 제대 이루어지지 않는 심각한 상황-고객을 직접적으로 응대해야하는 지사에서는 꽤 심각한 상황- 에 이르렀다. 본부에서는 대책이 바로바로 내려오지 않으니 지사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연금에서 15년 근무한 김대리는 사업장 담당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답답해서 눈물을 보이기 까지하고 담당 차장은 대책을 구하느라 좌불안석이다. 이렇게 아슬아슬 1월 분 납기를 넘겼다. 그동안 최초 설립, 89년 도시지역 건강보험 실시 2000년 통합건강공단출범 등등 건강보험 변화의 역사가 거의 7월에 이루어진 이유를 알 것 같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은 보험료율이 변경되어 사업장 담당자들이 고지내역을 반드시 확인하고 싶어하는데다가 사업장 내에서도 변화가 많고 변경신고서도 만만치 않아 징수통합이 아니라도 직원들이 긴장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1개월, 업무 프로세스를 한번 겪었지만 자동이체 문제 등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크고 작은 오류들이 여기저기 발생하고 있다. 

 

  

고객 덕분에 업무협조가 어색하지 않아요

 

볼멘소리를 함께 해결하려다보니 안 엮일 수가 없다. 선임격인 황 과장은  담당업무가 뭔지모를 정도로 팀을 모든 업무를 다 해내고 있고 연금에서 온 김 대리는 또박또박 누가 들어도 신뢰가 가는 목소리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각기 조금씩 다른 4대보험업무, 그들을 모아놓으니 좋은 점도 참 많다.

 

고용보험관련 문제가 생기면 아는 사람 없냐며 박 대리를 찾고, 상한선이 낮은 연금의 부과방법은 김차장한테 물어본다.  때로는 서로 몰라 우왕좌왕하기도 하지만 고객에게 몇번의 양해를 구하고 또 구하고는 반드시 확실한 답변을 해내고 만다. 마치 오랫동안 팀웍을 만든 사람들 처럼 척척이다. 공동으로 대항할 상대가 생겼기 때문일까.

 

 

공단 시스템 왜 이리 복잡해요

 

그동안 지역, 직장, 공교(공무원교직원) 건강보험을 통합한 건강보험공단이라서 인지 연금ㆍ근복에서 전입한 직원들은 시스템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출장, 휴가신청 등 사내 결재시스템이 생소한데가가 건강보험 업무전산 환경은 너무 복잡하다.

 

연금공단에서 10년간 근무한 김차장은   "  분명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것인데  "  라며 새로운 전산시스템에 적응해야하는 고충을 토로한다. 그리곤 이런 저런 의견을 제시하면서 제안시스템 사용법을 묻는다.

  

 

이런 것은 빨리 대책을 내 주세요

 

통합시스템 운영을 주도하는 곳은 본부이지만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지사는 난리가 난다. 요즘처럼 빠르고 정확한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조금의 오류도 이해하지 않는다. 공공기간에서의 실수는 더 그렇다.

 

자격징수 3팀 김차장은  "  건강보험정보시스템의 급격한 환경변화로 오류가 불가피하다면 신속한 공지라도 이루어져 지사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  며  고객응대가 완벽할 수 없음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벌써 한 식구 되었어요

 

전입 온 직원  7명은 이미 징수통합교육을 받은 상태지만 지사에서는 징수업무하면서 직원이라면 상식적으로 알아둬야할 자격, 급여 등 건강보험 기본업무에 대한 별도의 교육도 이루어졌다. 교육이라기보다는 꼭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실무를 전달하는 정도. 그나마 고객응대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원은 참여하지도 못하였다. 그렇지만 전달하는 사람은 건강보험에 빨리 적응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생각하고 전입온 직원들은 고객을 위해 하나라도 빨리 숙지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었다.

 

2월 10월 드디어 납부 마감일. 한번의 과정을 끝내고 직원모두가 한숨을 돌려본다. 나름 안도의 한숨. 그 기념으로 17일에는 정월대보름 윷놀이가 펼쳐졌다.  "  도! 개! 걸! 윷! 모!  "  환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희안하게도 한달내내 누구보다도 고생한 징수 3팀과 4팀이 나란히 결선에 올라갔다.  서로 잡히고 먹히고 끝날 것 같지 않은 결승전이었다. 

 

끝내 윷놀이 말을 줄이는 방법으로 게임을 억지로 마무리 지었고 오리지널 징수팀격인 자격징수 4팀이 최후의 승리를 잡았다. 뭔가 돼가는 조짐일까. 원래 정월 대보름에는 승패를 가르는 게임을 통하여 한해의 운수를 점친다고 하더니만 징수통합 시점에 자격징수 4팀의 승리를 애써 4대보험 징수통합 업무 성공의 좋은 징조라고 여기고 싶다. 

 

 

국민이 편리한 방향으로   

 

애초 징수통합의 목적이 국민편의, 업무효율이다.  2개월의 현장을 쭉 지키고 있던 지사장은  "  국민의 편의성에 문제가 되는 프로세스가 있다면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쏟아지는 민원전화와 방문을 슬기롭게 잘 버티면서 해결한 직원들의 저력은 고객만족을 위해 그동안 끊임없이 노력의 결과  " 라며 어렵게 직장을 바꾼 전환인력들이 선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조직적 배려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덧붙여  "  60여명의 직원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있기에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 이라는 자신감은 여기서만 해당하는 자신감은 아닐 터. 전국의 전입직원이 빨리 건강보험에 적응하고 건강보험은 징수통합에 적응하여 다시 함께 국민을 위해 뛰어가는 힘찬 모습, 어느 때 보다 쉽게 그려진다.


박정미/ '건강천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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