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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나눔&봉사

향기 송송, 추억 탁탁! 향기에 취하고, 불빛에 반하다.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이 내렸던 올겨울. 전국에 몰아친 한파와 폭설에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들의 어깨
  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우리들 곁을 찾아들었고, 향기로운 허브의 향이 콧내를 간
  지럽힌다. 노곤한 봄 햇살에 마음은 더욱 풀어지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롭다.



 


가는 길마다 향기에 취하다


무거웠던 겨울 외투를 벗어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에 간단한 필기구와 카메라를 둘러메고 자동차에 올라탔다.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떨어지는 햇볕이 기분 좋게 온몸을 만진다. 차안에 잔잔히 울리는 재즈의 선율에 박자를 맞추며, 미끄러지듯 복잡한 서울을 빠져나간다.


서울을 출발한지 약 30여분, 어느새 답답했던 빌딩숲이 등을 지고 서있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자유로로 접어들어 한참을 달리다, 포천 방면으로 향하는 지방도로로 갈아탄 지 약 2시간여가 조금 지날 쯤‘포천 허브아일랜드 이정표’가 목적지임을 알린다. 오는 내내 허브에 대한 생각이 컸던지 가는 길마다 향기가 땅을 아지랑이 치듯 기분 좋게 한다.

 

 

 

봄 내음에, 푸른 기억을 수놓아


허브 아일랜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오감은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 자신도 모르게 깊은 심호흡을 하게 되는 순간 온갖 꽃향기가 일상에 지친 몸속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1998년 문을 열어 13년차인 허브아일랜드는 말 그대로 허브의 천국이자 왕국이다.


종현산 줄기가 포근한 새의 둥지처럼 둘러싼 신북면 삼정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약 36만 4000㎡(약 11만 평) 규모의 허브아일랜드는 전국 최대의 허브농원으로 유명하다. 유럽의 고성을 닮은 30여 채의 건물과 다양한 아이템의 허브관련 시설이 지중해 마을을 연상시킨다. 4개의 대형 온실을 비롯한 곳곳에 2,000여종에 이르는 허브가 농원을 뒤덮고 있다.


봄은 어느새 무르익어가고 있고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직 봄나들이 제대로 한번 못하신 분들이라면, 당장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향긋한 허브 향과 봄꽃이 만개한 근사한 식물원에서 자리 펴고 도시락 열기에 그만이니깐.

 


이색여행으로 건강까지 챙기세요


예전 허브는 그저 향기 좋은 풀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음식 또는 차로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허브의 꽃이나 잎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효능에 따라 피부를 개선해주는 미용과 의료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야말로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허브 아일랜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허브 빵가게가 보인다. 매장에 들어서면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빵과 쿠키, 그리고 잼 등을 판매하는데 모두가 허브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저마다 독특한 맛을 내는 건 기본이다.그 맞은편으로는 100여 종의 허브가 있는 허브식물원이 있다. 식물원에 입장하는 순간 코끝으로 향기가 몰려와 기분 좋은 향에 온몸이 호강하는 듯 하다.


잠시 눈을 감아보니 요들송의 고향인 스위스의 푸른 들판이 그려진다. 다시금 정신을 차려 주변을 보니‘초록색 풀’이란 허브 본래의 의미처럼, 실내가 온통 초록색인데 사이사이에 화려한 꽃들이 피어 있다. 캔버스에 녹색 유화물감으로 바탕을 칠하고 갈색으로선을 그은 뒤, 빨강, 보라, 흰색 물감으로 여기저기 점을 찍어놓은 것 같다.

 


다음은 식물원 옆 '허브향기가게'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농축된 허브의 향기에 흠뻑 잠길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이 목에 페퍼민트 오일을 살짝 발라주는데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좋다. 다양한 제품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오일을 구입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연인이라면 연못이 있는 정원의 허브 카페에 꼭 들려야겠다.


다양한 허브 차와 허브 커피를 마시며 다정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좁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허브향과 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사랑을 속삭이기에 좋을 듯 싶다. ‘허브 향기가게’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허브와 예쁜 장식품으로 가득한‘이니스프리 정원’이나온다. 저물어가는 햇빛을 받으며 늘어서 있는 허브는 식물원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불빛에 취하고 향기에 반하다 ‘불빛동화축제’

 

밤이 되면, 여느 농원과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바뀐다. 낮 동안 보았던 풍경과는 또 다른 화려함으로 물드는데, 바로 3월말까지 열리는‘불빛 동화축제’때문이다. 300만개의 LED전구가 형형색색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주변을 밝힌다. 농원 전체의 나무를 LED전구로 장식하고, 꽃 모양의 전구도 여러 그루 심었다. 다양한 빛깔의 불빛들이 허브향과 어우러져 별천지처럼 느껴진다.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지상으로 내려앉은 느낌이다.


‘폭포가든’ 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곰돌이 푸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이 있어 완전한 어린이들의 차지가 되며, 밤 10시까지 개장해 충분히 즐기기에 시간이 짧지 않다. 1박 2일 코스로 안성맞춤, 맛 여행도 별미‘금강경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지방특유의 먹거리들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 중 하나다.


허브아일랜드 내에서 즐길 수 있는 허브꽃밥, 허브갈비 등의 대표음식들이 미각을 자극하고, 특히 포천의 대표 먹거리인 이동갈비에도 허브가 가미되는데 허브꽃잎을 얹어 구워먹는 것이 이색적이다.

 

허브여행의 대미는 향기치료인 아로마테라피로 완성된다. 아로마테라피는 70분 코스로 허브 향기를 맡고 허브 추출액으로 전신 마사지를 받다보면 심신이 청량해진다. 아로마테라피를 체험하는 펜션도 인기. 심신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페퍼민트방, 여성의 기능성 증상에 도움을 주는 로즈방,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오렌지방, 마음의 안정과 숙면에 도움을 주는 라벤더방 등 4개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이처럼  ‘포천허브아일랜드’ 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먹거리로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포천주변에 산재한 명소들도 빼놓지 않고 들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나른하고 춘곤증에 시달리기 좋은 이 봄. 가족들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향기나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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