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는 참 말수가 없으십니다. 저희 어머니가 하루 일들에 대해 종알종알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계시다
가  "  그렇구만  " 하고 한마디만 하시는 게 전부입니다. 아버지의 조용하
  고 무뚝뚝한 성격은 아마도 모진세상 속에서 안으로만 참고 견디는 버릇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릅니다.

 

 

 

 

어릴 적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 중학교를 겨우 마치시고, 닥치는 대로 거친 일을 하신 아버지. 가정을 이루고 제가 태어난 후에도 단칸방에서 가족이 간신히 몸을 누이고 생활했습니다. 새벽부터 낡은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나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자꾸만 작아지고 약해지시는 아버지. 아버지의 무뚜뚝한 성격 탓에 다정한 말을 건네신 적도 거의 없지만, 말없이 챙겨주고 생각해 주셨다는걸 저도 이제 잘 압니다. 가족들 외에도 주위 분들께 늘 착하다는 말을 들으며, 어찌 보면 답답할 정도로 선하게만 살아오신 아버지. 한때는 그런 아버지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존경스럽고 사랑합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을 힘들게 일 해오신 탓에 아버지의 몸은 너무나 지치셨나 봅니다. 아프다는 말 한마디 잘 안하셨는데, 점점 힘이 사그라지나 봅니다. 고된 일을 많이 한 탓에 허리 디스크가 생겨, 몇년 전에 수술을 하셨습니다. 요즘도 허리통증을 자주 호소하시며, 앉았다 일어나시는 것조차 힘들어 하실 때가 많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어릴 때처럼 아버지와 등산도 가고, 자전거도 타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네요. 그리고 젊었을 적부터 당뇨가 있으셔서 오랫동
안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당뇨 때문에 더 쉽게 지치시고 힘들어 하시는데, 연세 탓인지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아프실까요?


나에게‘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버지’께서 얼마 전, 날씨도 추운데 따뜻한 옷이나 사 입으라며 용돈을 주시려는 아버지. 아버지의 점퍼는 낡고 오래 되었는데도 저 부터 챙기십니다. 늘 그러셨습니다. 아버지에게는 항상 본인을 위한 날은 없었습니다. 늘 가족이나
친지 등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만 달려오셨지요.


곧 아버지의 생신이 다가옵니다. 분명 생일이 뭐 별거냐며 손사래를 치시겠지만 꼭 기쁘게 해드리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자꾸만 쭈글쭈글 주름이 늘어가고, 이제는 머리숱도 거의 없으신 아버지. 자식들을 위해서 아낌없이 다주시고, 이제는 앙상한 마른나무 가지처럼 빠짝 마르신 당신. 그리고 저는 아버지의 양분을 먹고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른나무 가지처럼 축 늘어진 채 "나는 괜찮다고" 하시는 아버지께 푸른 잎사귀를 한가득 내어드리고 싶습니다.


장성웅/ 경기도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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