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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야식 즐기다 '춘곤증','비만'에 시달릴라~



  춘곤증에 시달리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야식증후군(혹은 야간식이증후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
  해 봐야 할 것 같다. 유독 밤에만 음식을 그것도 열량이 높은 치킨류나 육류를 먹는 이들이 있는데,
  근무 형태가 야간에 일하는 사람이야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야식증후군에 빠져 있
  을 수 있다. 이들은 밤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뱃속이 출출하다고 느끼며, 치킨이나 보쌈, 족발, 피자
  류 등을 주문해 먹곤 한다. 물론 이런 식사 습관은 건강에 해롭다. 

  
  관련 전문가들은 야간에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비만이나 위식도역류질환 등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
  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또 깊은 잠을 방해해 낮 동안의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참을
  수 없는 낮잠마저 불러 올 수 있다. 야식증후군(야간식이증후군)이 생기는 원인 가운데 주요한 것으
  로 스트레스가 꼽히고 있으므로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하다. 또 아예 저녁 식사를 8시쯤 늦
  게 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음식이 생각난다면 우유 한잔이나 과일류가 좋다고 조언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혹은 잠자다가 음식 찾으면 야식증후군 의심해야


 야식증후군은 나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름이 붙은 것은 1950년대 미국에서부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식증후군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1명은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 가운데 유독 밤 시간에 먹는 양이 많은 야식 경향을 가지고 있고, 성인 100명 가운데 1명은 아예 야식증후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이 야식증후군의 정의를 보면 잠자리에 들기 전 또는 잠을 자다 일어나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을 말하는데,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 가운데 저녁식사 이후에 먹는 비율이 절반을 넘으면 이에 해당된다. 아울러 대부분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적은 양을 먹고, 점심 식사도 대충 먹으며, 저녁 이후에만 많이 먹는 것이다.


또 일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자다가 깨거나,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직전이나 자다가 일어나 라면이나 밥 등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어야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증상을 가질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이 먹은 뒤에는 잠을 제대로 자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 출처: 역기드는 그녀님 블로그


야식은 잠에 빠지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크게 줄여 잠에 쉽사리 들지 못하게 되거나, 잠을 자더라도 깊이 자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특히 봄에는 춘곤증에 시달리기도 쉬우며, 이런 춘곤증이 사계절 내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야식증후군의 원인?


 야식증후군이 어떤 사람들에게 잘 생기는지,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이는 이 증후군을 처음으로 이름 붙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동안의 관찰 결과를 분석해 보면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 이 증후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는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거나, 자신이 너무 뚱뚱하다는 둥 자신의 몸매에 대해서 왜곡된 생각을 가질수록 이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스트레스가 이 증후군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에는 매우 체계적인 설명이 있다. 박창해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코티졸’의 분비가 증가한다. 이 코티졸의 구실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이 쓸 열량을 공급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즉 먹을 것을 찾게 돼 식욕이 크게 늘어나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음식에 손이 가 있게 된다. 특히 당분이 많거나 소금기가 많은 음식을 더 찾게 된다. 밤에 제대로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그러면서 식욕은 늘어나 음식은 더 찾게 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비만의 원인이기도 하면서 비만 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이기도 해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늦은 밤에 먹으면 몸무게가 늘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보고들이 많다. 잠을 자는 등 움직임이 많지 않아 그만큼 열량을 소비할 수가 없고, 몸의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열량 이외의 남은 열량은 고스란히 지방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결국 야식증후군이 있으면 비만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열량이 결정적인 요소이지, 어느 시간에 많이 먹었느냐가 문제되지는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야식증후군과 비만의 관계는 해외의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미국의 경우 정상 범위의 몸무게를 가진 경우에는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0.4%에 불과하지만, 비만에 해당되는 이들의 9~10%가,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중증 비만인 경우에는 절반이 넘게 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조사 결과들의 결론은 야식증후군이 비만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면서, 비만에서 탈출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만이 각종 심장 및 뇌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야식증후군으로 이런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위궤양, 위식도역류질환 등 각종 소화기 질환의 위험성도 높여

 

 늦은 밤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장에도 큰 부담을 준다. 밤에는 위산이나 각종 소화효소의 분비가 줄고 위장 운동도 감소하기 때문에 소화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 게다가 야식으로 짜고 맵거나 너무 뜨거운 음식을 먹게 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가능성도 높이게 된다.


박창해 교수는 “야식을 먹고 바로 누우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로 들어간 음식물이 식도로 다시 나오게 돼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다”며 “위산이 함께 넘어오기 때문에 가슴 부위에 쓰린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깰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질병 이외에도 야식을 먹은 다음날 얼굴이 퉁퉁 붓는 현상도 나타난다. 특히 야식을 짜게 먹으면 더 심해진다. 소금끼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밤 사이 혈액 등에서 소금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배출시키지 않고 저장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고육지책으로는 저녁을 늦게 먹는 것도 고려해 봐야

 

 야식증후군에서 벗어나는 첫번째 길은 규칙적인 식사다. 특히 아침 식사를 절대로 거르지 않아야 하고, 오히려 점심을 탄수화물류가 풍부하게 든 종류로 골라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물론 저녁 식사는 되도록 적게 먹도록 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말이라 지키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수칙이 야식증후군 탈출의 원칙이다. 다만 배가 고파 잠에서 깰 정도로 야식증후군이 심각한 사람이라면 저녁 식사를 좀 더 많이 먹을 필요는 있다.


 두번째 수칙은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다. 스트레스는 숙면을 방해해 잠에서 깨게 만들고 이 때 음식을 찾게 한다. 스트레스를 아예 느끼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 한 가지는 찾아서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너무 심한 운동은 오히려 야식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런 방법을 잘 지킬 수 없다면 고육지책으로 저녁식사 시간을 아예 8~9시로 늦추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야간에 작업을 해야 해 늦은 밤에도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면, 흔하게 먹는 야식류보다는 우유나 오이, 당근, 토마토 등과 같은 야채나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권장된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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