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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양평보릿고개마을’에서의 유유자적(悠悠自適) 해보기


사람이 산다는 건 참으로 복잡하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하루하루 살아가며 하는 근심.
그리고 온갖 걱정거리들. 이 모든 것이 스트레스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보통 도시의 사람들은 이러한 걱정거리들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우리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이러한 걱정거리와 시름을 잊고 시간을 뒤로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양평보릿고개 마을처럼 말이다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을 꿈꿔보았다면...

 

어김없이 이번 달도 여행을 떠났다. 어김없이 들려있는 자그마한 카메라와 메모지를 들고 말이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고작 1박 2일. 사실 처음부터 이 짧은 기간덕분에 조바심이 들었다. 늘 그렇듯이. 이달에 찾아간 곳은 양평에 위치한‘슬로우 시티 보릿고개마을이다.’
유난히 햇살이 눈부시던 날이었다. 일정에 함께 동행을 한 사진작가 선생님은 유난히 들뜬 모습이다. 가는 길에 뻥튀기 한 봉지와 소풍기분을 내보려 시원한 사이다도 사두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좋은 날씨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을 출발해 달리길 30여 분이 지나 남양주로 들어선다. 가는 곳마다 꽃사위에 몸살을 앓듯이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로 흔들거린다. 처음 모자란 일정에 불만을 가지고 조바심 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목적지까지는 약 50여 키로 정도가 되며, 시간은 약 1시간 여가 조금 더 소요된다. 천천히 주변을 구경하며 간다고 해도 2시간 여가 채 안 걸린다. 목적지의 이름처럼 그냥 마음을‘턱, 하고 내려놓고 가길 바란다.’더욱이 가족들과 함께 라면 말이다.

 




이름 모를 산새의 이름을
알려들지 않아도 되고 들꽃에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되기에..

 

가는 길에 잠시 머문 시골길이 무척이나 반갑다.

한적한 개울 옆에 주차를 시키고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화려함에 눈을맡겨본다.

화려한 벚꽃들과 함께 여기저기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들린다. 하지만 그새의 이름이 무엇인지 전혀 궁금하지가 않다. 물론 가끔 참새들의 짹짹거림도 들린다. 길에 핀 들꽃들도 편안해 보인다. 누가 밟을까 가슴졸이지 않아도 되고, 그 이름 또한 무엇인지 알지 않아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기에.

 

잠시 쉬고는 목적지를 향해 다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그곳이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잠시 게으름을 피우면서 온 터라 약 2시간이 조금 못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랗고 정갈하게‘양평 보릿고개마을’이라고 쓰인푯말과 솟대가 서있다. 짧지만 보기 좋게 휜 다리가 개울로 갈라진 길을 이어주고, 아직은 수줍게 흐르는 냇가의 물길이 새색시처럼 흐르고 있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산 들은 연한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해 여름을 재촉하는 듯하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다시 사색(思索)이 자리 잡아
 

마을에 들어서자 아담하고 예쁘게 단장된 산책길과 도로가 눈부신 햇살을 받아 더욱 여유로워 보인다. 오가는 차들은 한가롭고, 졸졸졸 냇가에 흐르는 물소리는 오후의 고즈넉함을 더욱 부추긴다. 짧지만 개울을 따라 소박하게 마련된 산책길과 커다란 나무에 매달린 그네는 친구를 기다리는 그림움에 비유해도 됨직하다.


도시속의 번잡함과 소란을 잠시 멀리 두고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은 아담하고 봉긋한 산과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반겨주는 양평 보릿고개 마을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골목골목에도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집들은 담들이 낮거나 없고, 가끔씩 노인들이 감자모종심기에 열심이다. 그 앞을 지나가며 큰소리로 인사를 건네자 어르신들은 넉넉한 웃음으로 인사를 되돌려 준다.

훈훈한 정과 자연의 평온함이 절로 느껴진다. 나비와 곤충들, 그리고 동네의 누렁이와 백구도 꼬리를 치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답답했던 마음이 저절로 내려진다. 그리곤 빈 마음에는 사색(思索)이 자리 잡는다.

 


 


가난의 추억이 건강을 보듬다

양평군 연수리 보릿고개마을은 1950~60년대 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보리가 피기 전에 먹을거리가 모두 떨어져 대신 소나무 껍질이나 버려진 나물로 연명하던 두서너 달의 춘궁기를 테마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마을이다.


가난했던 옛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꽁보리밥과 호박밥, 쑥개떡, 보리개떡 등의 추억의 먹을거리 음식을 도시민에게 신개념의 체험현장으로 제공하여 마을소득 증대를 높이고 도시민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보릿고개’라는 용어의 이미지가 강해 마을명으로 정했다.


양평 보릿고개마을은 마을 전원의 적극적인 참여아래 공동으로 일을 나누어 하는 것이 특징으로 마을 입구부터 넉넉함이 여유롭다. 보릿고개마을을 찾는 재미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이다.

 

 또한 옛 시골의 깊은 정을 여전히 나누고 있어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더불어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삶을 배워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가족들의 체험 나들이에 그만이다.  또 한 가지 내세운다면, 어려웠던 시절에 먹던‘건강 밥상’을 체험할 수 있어 가난하지만 인정이 넘치던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보릿고개 마을의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를 기본으로, 음식 만들기와 과수농장 체험, 짚공예, 농산물 캐기, 생태 체험으로 짜여 있다. 이외에도 사시사철 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농사 체험이나 슬로푸드 체험, 문화 체험, 전통놀이 체험 등이 그것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보다 편리하게 이러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체험에 관련한 가격 또한 저렴하다. 계절별로 총 3~4개와 식사까지 포함해 1인당 2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주변에는 예쁜 펜션들과 민박들도 많아 단체모임에도 적당하다.

최근에는 세계 각 국의 고위 공무원들이 정보화마을 정책을 배우기 위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도내에는 19개
시·군 64개 정보화 마을이 있으며, 양평군에는 12개 마을이 있어 전국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분포
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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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성


양평보릿고개마을을 찾아가면 다양한 주변의 볼거리와 먹거리에도 만족할만하다. 5일마다 서는 용문장에 들리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우리네 옛먹거리들이 풍성한 장날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전설로유명한 용문사(문의 www.yongmunsa.org / 031-773-3797)에 들러 사찰의 여유로움도 만끽할 수 있다.


또 양평과 용문, 그리고 원덕까지 이어진 철길자전거3.2㎞를 체험할 수 있으며(문의 www.yprailbike.com /031.775. 9911),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문의 www.sam.go.kr / 031.770.2492)에 들러 양평의 세시풍습과 역사,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과 유물을 관람하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


그밖에도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어 편안한 잠자리도 풍족하다. 얼마 전 개장한 오커빌리지(www.ocher.kr /031.

775.5074)에는 황토로 만든 펜션과 캠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캐러반 등의 편의시설이 즐비해 단체여행
에도 그만이다. 보릿고개마을은 365일 체험거리들이 풍성해 4계절 모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에
더욱 가고픈 그곳


이달은 가정의 달인 5월이다.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일상에 찌든 가족들을 위해 함께 여유로움의 극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저녁에는 온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바비큐 파티를 열어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맛있는 음식도 즐기다 보면 아마도 답답한 도시로 돌아가기가 싫을지도 모른다.

(문의 http://borigoge.invil.org / 031-4400-7786)

 

 

 

 

 




글  노호성,  사진  정병성

사진제공   보릿고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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