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드는 가을철 단풍 구경을 위해 가족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려고 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연세 드신 부모님이다. 


가족 중에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계시면 여행 일정 중 도보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 가운데는 평소에도 다리가 아프긴 하지만 노화 때문이라고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자식들도 평소엔 부모님의 다리 통증을 눈치채지 못하다 여행이나 나들이 등의 계기로 걱정을 안게 되곤 한다. 


만약 부모님의 다리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이럴 때 의심해봐야 할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 질환 하면 대개 허리 통증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는 허리와 엉덩이 쪽이 주로 아프다가 점차 양쪽 다리로 통증이 옮겨가면서 발바닥이 저린 증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나중에는 허리보다 오히려 다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어떤 환자는 이 같은 증상에 대해 ‘아프다’고 표현하고, 어떤 환자는 ‘저리다’거나 ‘시리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다리가 저리기 시작하면 많은 환자가 혈관 질환일 것으로 쉽게 추측하곤 한다. 하지만 혈관 질환과 척추관협착증은 엄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혈관 질환은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아지지만,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서 있는 상태에서도 통증을 느낀다. 


또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통증이 나타났을 때 대개 허리를 굽히면 좀 더 편안해지고, 반대로 상체를 뒤로 젖히면 더 아프다고 느낀다. 



척추관협착증의 근본 원인은 노화다.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좁아진다. 척추관 주변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불필요한 뼈 조직이 자라기 때문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안에 있는 신경이 눌려 허리나 하반신 쪽으로 통증이 전달되는 것이다. 6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 주로 나타나고, 증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그래서 처음엔 증상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다 한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게 되면서 뒤늦게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을 엑스(X)선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척추조영술 같은 영상장비로 진단한다. 문제는 한번 증상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일찍 발견하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거나 간단한 운동,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약물 복용 같은 방법으로도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단순 노화로 치부하고 치료를 미루면 자칫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위험도 있으니 증상을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척추 질환이라고 하면 수술부터 해야 한다고 여겨 병원 가는 걸 망설이는 환자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다면 다른 치료법들을 보통 3개월 이상 먼저 시도해본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 치료가 쉽지 않은 만큼 평소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얕은 오르막길을 가볍게 걷거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척추의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윗몸 일으키기, 다리 교대로 펴서 올리고 내리기 등 허리와 복부 근육을 강화시키는 동작도 자주 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거나 비트는 동작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허리에 무리를 주는 자세도 금물이다.


바닥에 쪼그려 앉기보다 의자에 앉되, 모서리에 걸쳐 앉는 건 좋지 않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척추에 무리가 가는 만큼 적정 체중 유지는 기본이다.




<도움말: 이진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장동균 인제대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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