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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29 캐나다의 꽃 축제



봄이어서 꽃이 피겠으나 꽃이 피어 봄인 것을 안다. 겨우내 숨었던 보드라운 속살이, 그린듯한 색깔이 불쑥 만개한 어느 봄날, 생명은 왜 이리 경이로운가 탄복하게 된다. 이런 경탄을 사진과 함께 남길 수 있는 꽃 축제를 캐나다에서 즐길 수 있다.


꽃을 보면 아기를 보듯 미소가 지어진다. 튤립의 열이 끝없이 이어진 캐나다 아보츠포드 튤립 축제장.  

●아보츠포드=김희원기자


튤립 축제라 하면 네덜란드 ‘쾨켄호프 튤립 축제’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도 이에 못지 않은 튤립 축제가 있다. 벌써 66년째인 ‘캐나다 튤립 축제(Canadian Tulip Festival)’는 올해 5월 11일부터 21일까지 오타와 전역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다. 오랜 캐나다 튤립 축제의 역사는 전쟁의 시기 네덜란드와 캐나다가 맺은 우호 관계에서 비롯했다. 2차 대전 당시 네덜란드 군주였던 빌헬미나 여왕은 독일의 침공을 피해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망명정부를 이끌었다. 독일군의 런던 공습이 격해지며 안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빌헬미나 여왕은 독일에 강하게 저항했고, 왕위 계승자인 외동딸 율리아나 공주를 캐나다로 피신시켰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머물던 율리아나 공주는 1943년 아이를 출산했는데, 출산 전 캐나다 의회는 태어난 아이가 이중국적자 신분으로 인해 왕위 계승 자격이 박탈되지 않도록 율리아나 공주의 병실을 네덜란드 영토로 선언하는 특별법을 통과시켜 주기까지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네덜란드는 감사의 표시로 튤립 구근 10만개를 캐나다에 선물했고, 이것이 튤립 축제의 계기가 됐다. 튤립은 우정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이다. 


매년 5월이면 오타와 전역이 튤립 꽃밭이 된다. 캐나다 튤립 축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튤립 축제다.  

●Canadian Tulip Festival 웹사이트


축제의 주요 포인트는 25만송이의 튤립이 집중적으로 심어진 커미셔너스 공원(Commissioners Park), 문화행사가 함께 하는 랜스다운 공원(Lansdowne Park), 현지의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바이워드 시장(Byward Market) 등이다. 가족들과 함께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전시회, 공연, 불꽃놀이, 사진워크숍, 빈티지 카 퍼레이드, 요리 등 행사를 즐기고, 커미셔너스 공원부터 랜스다운 공원까지 튤립 산책로를 걸으며 봄날을 즐기면 된다. 상당수 행사가 무료다. 오타와 전역의 약 40개 정원ㆍ공원들을 원하는 주제에 따라 찾아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축제 공식 홈페이지(https://tulipfestival.ca/)에서 전체 프로그램 일정, 장소, 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티켓 구매도 가능하다.


아보츠포드 튤립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 가족 단위로, 연인끼리, 친구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실컷 사진을 찍고 푸드트럭에서 간식을 사먹고 가는 지역 행사다. ●아보츠포드=김희원기자

 

와이너리로 알려진 프레이저 밸리 지역의 아보츠포드에서도 매년 4~5월 아보츠포드 튤립 축제(http://abbotsfordtulipfestival.ca/)가 열린다. 튤립들이 끝없이 피어있는 거대한 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푸드트럭에서 파는 와플과 감자칩 등 간식을 즐기는 지역 행사다. 입장료(날짜 시간에 따라 5~30달러) 외에 추가로 송이당 1달러씩 내고 꽃을 따가거나, 행사장 옆 마켓에서 꽃을 살 수 있다. 오타와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주변 지역에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 밴쿠버에서는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 아보츠포드는 튤립 축제 외에 와인과 문화 행사(5월 말, 9월 말), 베리 축제(7월 초), 국제 에어쇼(8월 초) 등 이벤트가 다달이 열리는 곳이라, 고색창연한 다운타운에서의 쇼핑과 식사, 농장 투어 등을 엮어 밴쿠버에서 당일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한가로운 중소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보츠포드 다운타운. ●아보츠포드=김희원기자

 

여름에는 빅토리아 부차트 가든에서의 장미시즌을 추천한다. 빅토리아는 밴쿠버에서 1시간 30분 정도 페리를 타고 밴쿠버섬에 들어가서 다시 차로 30분 정도를 가야 닿을 수 있는 도시여서 접근이 쉽지 않지만, 밴쿠버섬 여행보다 더 어려운 건 부차트 가든을 빼고 밴쿠버섬을 여행하는 것이다. 원래 채석장이었던 곳을 정원으로 꾸민 부차트 가든은 해마다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빅토리아의 보석이다. 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어떤 계절도 좋지만 부차트 가든의 여름은 만발한 장미와 다양한 저녁 행사로 아름다운 한여름 밤을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부차트 가든의 장미 정원. ●The Butchart Gardens 웹사이트

 

여름철에는 선큰 가든, 장미 정원, 일본 정원, 이탈리아 정원, 지중해 정원의 5개 구역이 모두 만발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미 정원이 가장 빛을 발한다. 7~8월에는 매일 해질녘 콘서트잔디광장에서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해가 지고 나면 야간 조명이 불을 밝혀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최고 인기 행사는 토요일 불꽃놀이다. 7~8월 매주 토요일 밤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이 땅의 꽃들과 화려함을 겨룬다. 시작시간은 밤 9~10시 사이. 매주 시간이 조금씩 다르므로 웹사이트(https://www.butchartgardens.com/)에서 미리 확인하고 일찍 자리를 잡는 게 좋다. 관람석을 따로 지정해 주는 티켓(250~215달러)도 판매한다.

 

야간 조명이 켜진 부차트 가든. ●The Butchart Gardens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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