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

무너진 지붕, 죽은 닭… 스트레스 부르는 기억에 대처하는 방법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에서 살아남은 일부 학생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교통사고를 비롯해 전쟁이나 자연 재해, 폭력, 교통사고, 화재 같은 대형 사고를 겪은 사람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심한 우울과 불안 상태가 계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꼭 이번 리조트 붕괴처럼 생명을 위협받거나 신체 일부를 다치는 사고를 겪었을 때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일어나는 건 아니다. 생각지 못한 충격적인 경험을 한 뒤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가금류의 매몰 처분 작업에 동원된 일부 공무원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업무가 .. 더보기
2013년 한 해를 정리하며 한 해가 지나고 있다. 이 즈음이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난 시간을 떠올려본다. 한 해 동안 좋은 일이 많았을 수도 있고, 이보다는 힘든 일이 많았을 수도 있다. 좋은 일이 많았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2013년을 암울한 해로만 기억할 수밖에 없을까? 기억, 정확한가요?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억이 꽤 정확하다고 믿는다. 지나간 사건을 두고 자신의 기억이 정확하고, 상대의 기억이 틀렸다며 싸워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기억을 연구주제로 삼는 심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기억은 쉽게 왜곡, 변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단한 실험으로 이 사실을 증명한 사람이 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심리학자 브루어다. 그는 동료와 함께 실험에 자원한 대학생들을 교수연구실에서 대기하.. 더보기
화초도 똥오줌 싼다 유난히 싱싱하게 잘 자라는 화초를 베란다에 진열하듯 놓아둔 집이 있다. 무슨 특별한 재주라도 있는 것일까? 이는 화초의 본능을 잘 이해하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이다. 우리 집에 처음 오는 손님은 하나같이 베란다 화초를 보고 놀란다. 꽃가게에서 바로 배달해 온 것처럼 싱싱하게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키우기까지는 수년이 걸렸고, 그동안 우리 어머니로부터 “농학박사라는 인사가 쯧쯧….” 하는 힐난을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 싱싱한 관엽식물이나 꽃이 만발한 화초에 반해 집으로 사들여오면 얼마 못 가 시름시름 앓다가 베란다에서 퇴출당하는 일이 비일비재였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이 인사야, 화초도 흙냄새를 맡아야 사는 게여.” 하시며 아파트 10층을 탓하셨다. 화초를 화단에다 내려다 놓으면 .. 더보기
자기 비난을 멈추라!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사과를 눈으로 볼 때와 눈을 감고 상상할 때 뇌의 활동은 거의 비슷하다. 단지 ‘상상’이냐 ‘실제’냐 정도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어린 시절 소풍가거나 여행을 가기 전에도 그렇게 설레었고,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그렇게 떨렸던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상상만 해도 우리의 뇌는 직접 그 경험을 한 것처럼 반응한다. 뇌의 반응은 당연히 신체 반응으로까지 이어진다. 심장도 뛰고, 식은땀도 나며 혈압도 올라간다. 이런 면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이 실제로는 과거에 딱 한 번이었을지 몰라도, 우리의 마음과 몸은 그것을 여전히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경험하게 한다. 생각의 역설 과거 사건에 대해 힘들어 하면 주변 사람들은 “왜 아직까지 그 일에 그렇게 매달리니?”, “이제 다 끝난 일.. 더보기
기억과 기억상실증 심리학자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경험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냈거나 친구들로부터 배척을 당한 경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외상경험, 어린 시절 부모로 부터의 학대나 방임, 수치스러웠고 무기력했던 사건들까지 그 종류와 내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들의 하소연이다. “그 기억을 제 머리에서 지우고 싶어요.” 기억, 지울 수 있을까? 가끔 신문에 보면 최근 연구결과를 이용해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곤 한다.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기사이겠지만, 기사를 꼼꼼히 읽다보면 시쳇말로 낚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사는 대부분 어떤 과학자가 기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혹은 세포)을 발견.. 더보기
아련한 전통혼례의 기억과 추억 집에 돌아가니 반가운 안내장이 기다렸다. 고향 마을 고모님댁 조카가 시집을 가는데, 고향에서 전통혼례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어릴 적 코흘리개 때나 보았던 전통혼례를 한다니 너무 반갑고 기대가 됐다. 주말에 아이들과 아내 온가족이 고향으로 내달렸다. 한낮, 마당에 차일이 쳐지고, 여기저기서 모여든 구경꾼들과 혼주 친인척 들은 잔칫집 마당에서 분주하게 바지런을 떨었다. 옛날에는 흔한 일이었지만 요즘은 보기 드문 일, 즉 신랑 신부가 한 동네에서 자란 동무라고 했다. 그러니 보내는 이도 서운함도 없어보였다. 노인들은 “잘 키워 멀리 안보내는 것도 고마운 일”이라며 기뻐들 했다. 사모관대 신랑과 연지곤지 신부가 나서자, 마당을 채우고도 모자라 축하객들은 까맣게 주변에 진을 치고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전통혼례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