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맞춤형

백세인의 장수비결

 

 

        100세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동양에서는 일본의 오키나와, 서양에서는 남부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섬이다. 이는 벨기에   게답 루벵 가톨릭대 미셀 플랑

        교수가 장수국가ㆍ지역으로 유명한 13곳을 조사ㆍ비교한  결과이다. 두 장수지역은 육지에서 떨어진 섬들이다.

        그만큼 거주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사람의 수가 적다. 해산물을 즐긴다는 점도 공통된다.

 

 

 

 

 

 

 

 

장수를 돕는 요인들

 

필자는 두 곳을 모두 직접 다녀왔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상세하게 소개한다.

 

미국 하와이대 브래들리 윌콕스 교수는 오키나와 장수 노인의 특징으로 “심장ㆍ혈관이 튼튼하며, 특히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을 꼽는다. 서양에서는 암 다음의 사망 원인인 심장병ㆍ뇌졸중 등이 오키나와에서는 ‘희귀병’에 속한다는 것이다. 또 낙천적인 성격을 지녀 스트레스에 덜 반응하고, 식사량이 작은데다 해산물ㆍ콩(두부)ㆍ푹 삶은 돼지고기를 골고루 즐기는 등 영양적으로 균형 있는 식생활을 하는 것이 이들의 장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셀 플랑 교수는 “사르데냐는 남성 백세인의 비율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며 “이곳 주민은 성품이 여유 있고 일을 많이 하며 올리브유 등 지중해식 식사와 유기농 식품을 즐긴다”고 조언했다.

 

또 사르데냐는 산악지역이어서 자연스레 운동을 하게 되고 노인을 공경하며 홀로 된 노인을 가족ㆍ친척이 대신 부양하는 시스템이 과거부터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이들의 장수를 돕는다고 풀이했다.

 

 

 

성실한 사람이 더 오래산다?

 

장수 전문가인 박상철 박사(전 서울의대 교수)는 “오래 사는데 있어서 유전자는 20∼30%, 음주ㆍ흡연ㆍ식습관ㆍ교육 정도ㆍ경제력ㆍ성격ㆍ생활습관 등 환경은 70∼80%의 영향을 미친다”며 “장수한 조부모ㆍ부모를 둔 것보다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 장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각자의 수명을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종합노화연구소 야스유키 곤도 박사는 “평소 성실하고 외향적ㆍ개방적이며, 신경과민형인 사람이 100세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도쿄에 사는 100세 이상 장수 노인 70명과 60∼84세 노인 1,812명을 조사해 얻은 결론이다.

 

성실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은 금연ㆍ절주ㆍ규칙적인 운동 등 자기 조절 능력이 있는데다 의사의 충고를 더 잘 따르기 때문이다. 외양적ㆍ개방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스트레스를 실제보다 덜 느끼거나 외부 탓으로 잘 돌려 ‘만병의 근원이자 장수의 최대 걸림돌’(플랑 교수의 표현)인 스트레스를 피한다. 이들은 또 가족ㆍ친구와의 사별, 건강ㆍ기능의 상실 등 힘든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신경과민형 성격의 소유자나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것은 병이 심해지기 전에 의사를 찾아가 조기 진단ㆍ치료를 받아서이다.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국내의 90세 이상 노인 168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식습관ㆍ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9시간 이상(평균 9.2시간) 충분히 자고, 채소ㆍ된장ㆍ두부 등 식물성 식품을 즐기며,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세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장수 노인에게 하루 세끼는 기본

 

국내 장수 노인의 식물성 식품 평균 섭취 비율은 87%로 일반인은 약 80%보다 높다. 특히 된장ㆍ두부 등 콩류 식품(단백질 공급원)은 매주 4.3회 섭취한다. 그렇다고 동물성 식품을 모조건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식탁에는 고기ㆍ생선ㆍ달걀 등 동물성 식품도 매주 3.5회 꼴로 오른다. 이로써 동ㆍ식물성 식품 섭취의 균형이 맞춰진다.

 

장수 노인에게 하루 세끼 식사는 기본이며 94%가 하루 세끼 식사를 한다. 80%는 가족과 함께 식사한다. 당연히 ‘식사가 즐겁다’는 반응을 보인 노인이 85.7%에 달했다.

 

규칙적인 운동ㆍ금주ㆍ금연 등을 실천하는 장수 노인도 많았다. 장수 노인의 72%는 텃밭을 가꾸는 등 꾸준한 움직임을 가졌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약 20%에 그쳤다. 보약ㆍ영양제 등 건강식품 섭취 율은 높지 않았다.

 

국내 장수 노인의 ‘공동체적 삶’도 장수 비결로 꼽힌다. 국내에서 장수 마을로 알려진 곳들이 하나같이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에서 서로 어울리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이는 것이 노년의 우울감ㆍ스트레스ㆍ고독감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장수비결 세 가지

 

전문가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오래 사는 비결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과식을 삼간다. 지나치게 식탐을 부리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과다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키고 남아도는 영양소를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기 위해 불철주야 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들은 과도한 에너지를 만들어 써야 하고 힘든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자연히 노후화되고 유해산소를 대량 만들어낸다. 공장에서 기계를 무리하게 돌리면 결국 고장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둘째,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세포들도 엄청난 부담을 떠안는다. 큰 사고를 겪고 난 후 몰라보게 늙어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 데 스트레스가 노화를 부른 단적인 증거다. 기쁨ㆍ낙관ㆍ사랑ㆍ자비심ㆍ웃음 등은 노화를 지연시키며 분노ㆍ증오ㆍ경쟁ㆍ투쟁ㆍ시기심ㆍ지나친 야심 등은 노화를 재촉한다.

 

셋째, 항산화 성분을 보충한다. 항산화 성분이 유해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유해산소로 인해 망가진 부위를 수리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노화ㆍ장수 관련 학자들이 늘 강조하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아프지 말라, 둘째, 늙지 말라, 셋째 죽지 말라이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로그인 없이 가능한 손가락 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