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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진정한 긍정을 위해 필요한 부정

  

 

       긍정의 ‘긍’자도 내밀 수 없는 요즘이다. 학교에서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 아이들이 서로를 짓밟고 있다. 왕따와 폭력,

      이로 인한 자살사고도 이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교사도 서로를 향해 주먹질을 한다. 

      학교가  이 모양인데 사회는? 지역은? 가정은 안전할까? 성폭행범의 상당수가 안면식이 있는 지역 주민이나 친인척

      이다. 도대체 너무한 세상이다.

 

 

 

 

 

 

 

 

사건과 사고들

 

 

 

모든 사건과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조사할 수는 없지만, 드러난 사건과 사고를 면밀히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이 여럿 있다. 그 중의 한 가지는 어떤 일이 끔찍한 극단의 결과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멈출 수도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학교 폭력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들이 누구를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일은 개학 첫날부터 아주 극단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학기 초에는 아이들이 서로를 탐색하는 시기인데, 이 때  질 나쁜 아이들은 괴롭힐 대상이 될 만한 친구를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접근해서 시험 삼아(?) 괴롭혀보고, 이 때 괜찮다 싶으면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뿐인가? 상습적인 근친 성폭행의 경우도, 가정폭력도, 치밀하게 계획한 살인도, 그리고 자살도 마찬가지다. 초반에는 강도가 약하게 시작하지만, 점점 커지게 된다.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멈춰"

 

 

  

요즘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각 학교에서는 “멈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을 향해 팔을 뻗으면서 “멈춰!”라고 외치면, 주변의 모든 학생들이 다 같이 “멈춰!”라고 외치는 동시에 학생 1~2명은 곧바로 교사에게 달려가 폭력발생 사실을 알리고, 교사는 즉시 현장으로 가서 폭력을 종결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단순하기만 한 이 프로그램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다. 지난 1982년 노르웨이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뒤 전개되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을 약 50% 이상 감소시켰다. 이후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추진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제 한국에 도입되었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싸움도 필요

 

 

 

“멈춰!”라는 외침이 왜 이렇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의 뇌에 존재하는 브레이크 때문에 그렇다. 마치 자동차에 있듯이 우리의 뇌에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가 있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알려진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강력한 경고와 저항, 그리고 불쾌한 감정의 토로와 부정적 감정의 분출을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자신을 업신여기는 사람에게 웃어주거나, 상대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준다면 이것은 결코 긍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더욱 나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평화를 위해서는 늘 전쟁에 대비해야 하듯이 긍정을 위해서는 부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전형적인 집단주의 문화다. 그래서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남을 탓하고 불평하는 것은 나쁘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순간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중얼거리는 것은 우리 모두를 부정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수가 있다.

 

                                                                                                                                               글 / 강현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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