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남은 끝남이 아니라 시작이다. 엄동설한 모진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와 같은 겨울 배추를 품은 해남. 

         그곳은 이른 봄 가장 먼저 싱싱한 배추를 세상에 내놓으며 첫 시작을 알리는 풍요의 땅이다. 서울에서 천릿길을

         마다하지 않고,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땅끝을 찾는 젊은이들이 목청껏 외친다. “2012년아 잘 가라. 그리고

         2013년아 어서 와라! 하고.

 

 

 

 

 

 

 

 

해남 땅끝마을, 한반도의 끝자락을 밟다

 

특별한 심경의 변화가 있을 때, 새로운 다짐을 할 때, 우리는 끝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에 자리한 땅끝 전망대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높이 10m의 토말비(土末碑)는 북위 34도 17분 38초, 동경 126도 6분 01초에 있다. 육당 최남선은 이곳에서 서울까지 천 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2천 리라 하여 우리나라를 3천 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였다. 높이 40m의 횃불 모양의 전망대에 오르면 흑일도, 백일도, 보길도 등 남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몰과 일출을 모두 볼 수 있어 해마다 연말·연초에 찾는 이가 부쩍 늘어난다.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비자나무숲이 인상적인 곳

 

500년 넘게 해남 윤씨 종가 앞에 서서 오가는 이들을 맞이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오우가와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고산

윤선도의 자취가 남아 있는 이곳을 지키는 것은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다. 올해 7월경에 녹우당의 보수공사가 마무리되어야 함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공사 중이다. 본래 녹우당이 처음 건립된 곳은 수원이다.

  

조선시대 효종은 세자시절 스승이기도 한 고산 윤선도를 늘 곁에 두고 싶어 이 집을 수원에 지어줬다. 그러나 효종이 승하하고 나서 모함으로 낙향하게 되었을 때 효종과의 옛 정을 생각해 수원에 있던 집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호남에서 연대가 가장 오래되었으며 규모 또한 가장 큰 민가로 알려진 녹우당의 뒷이야기가 오랜 역사만큼이나 남다르다. 아쉽게 녹우당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했으나 뒷산에 조성된 천연기념물 비자나무숲은 푹신한 융단을 깔아놓은 듯 층층이 쌓인 낙엽이 발의 피로로 풀어준다.

 

이렇듯 울창하게 비자나무숲이 잘 가꿔진 이유는 해남 윤씨의 선조가 ‘뒷산에 바위가 드러나면 마을이 가난해진다.’라고 해 후손들이 정성껏 숲을 가꿨기 때문이다.

 

고산 윤선도 유물관에서는 우리나라 국문학의 대표 시인 윤선도와 조선 후기 풍속화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공재 윤두서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윤두서의 자화상은 당시 화법을 완전히 부정하는 파격적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얼굴 정면을 여백의 효과 없이 그린 것, 매서운 눈초리와 두툼한 입술, 수염의 섬세한 표현 등 사실주의 회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8분간의 잊을 수 없는 풍광, 두륜산 케이블카

 

‘두륜산 고계봉(638m)에 올라가면 한라산이 보인다!’라는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져서 두륜산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두터운 먹구름이 강한 바람의 장단에 맞춰 이리저리 춤을 추듯 하늘을 날아다닌다.

승객을 태운 케이블카가 구름을 뚫고 8분간의 비행에 나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1.6km 선로를 따라 8분간 정상을 향해 곡예하듯 외줄에 의지해 하늘로 올라간다. 넓은 창밖으로 시원한 경치가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산책로 계단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 이른다. 강한 바람이 살을 에는 듯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광을 두고 그냥 내려갈 수가 없다. 옅은 안개 때문에 제주도 한라산은 보지 못했지만, 영암의 월출산, 광주의 무등산까지 먼발치에서 조망할 수 있다. 두륜산은 강한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겨울이면 눈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는다.

 

 

 

흑한을 이기는 겨울배추와 따뜻한 땅이 키운 참다래

 

해남 산이면과 화원면 국도를 달리다 보면 한겨울에도 푸릇푸릇한 배추밭을 만날 수 있다. 우리네 밥상의 주인장 역할을

하는 김치를 한겨울에도 신선하게 맛볼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40년 안팎. 그전까지는  겨울 배추를 상상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배추의 특성상 낮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해남 화원면의 몇몇 농가들이 겨울 배추를 재배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겨울 배추 시대가 열렸다. 해남 겨울 배추는 병해충이 없어지는 가을과 겨울에 재배되기 때문에 농약을 거의 쓰지 않아 안전하다. 또한, 추위 속에서 자라므로 조직이 치밀하여 김치가 아삭아삭해 식감이 좋다. 해남 겨울 배추는 2월 중에 수확하여 저온창고에 보관했다가 3~4월에 출하한다.

 

기온이 따뜻한 해남은 ‘참다래’라 불리는 키위를 생산한다. 혹한기에도 영하 5℃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어서 참다래 생산에 최적지다.

 

“참다래는 딱딱하고 덜 익을 때 수확해서 후숙과정을 거친 뒤 먹는 과일이죠. 그래서 살짝 눌러봐서 탄력적이고, 약간 부드러운 것이 나중에 먹기 좋습니다.”

 

겨울철 키위는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과일이다. 하루에 단 두 개의 키위로 비타민C, 비타민E, 엽산, 마그네슘, 칼륨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고, 지방과 나트륨 성분이 낮으며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글 / 임운석 여행작가,  사진 / 임운석.해남군청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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