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1. 06:30 건강/맞춤형

날씨와 마음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에의 날씨는 다채롭다. 해도, 바람도, 구름도 있다. 비도 오고 눈도 온다. 이뿐 아니다.

        해와 바람, 구름도 그렇지만 눈과 비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비는 이슬비, 보슬비, 장대비, 소낙비부터 태풍에

        이르기까지, 눈은 싸라기눈, 함박눈, 진눈깨비 등 참으로 다양하다. 사람들은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에 관심이

        많다. 출근 준비로 바쁜 상황에서도 TV를 트는 이유는 정치권의 케케묵은 갈등이나 지난밤 발생한 사건과 사고

        소식보다는 날씨가 궁금해서다.

 

 

             

        

 

 

 

날씨와 마음의 상관관계

 

지금이 농경사회도 아닌데 사람들은 왜 이리도 날씨에 관심을 가질까? 비록 농사처럼 직접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도시인들 역시 여러 방면에서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자면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할지,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심지어 어떤 음식을 먹을지도 날씨에 좌우된다.

 

날씨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날씨는 우리의 마음, 특히 감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자들에게 감정은 상당히 까다로운 연구 주제였다. 생각(사고)과 달리 논리적으로 전개되지 않을뿐더러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날씨다. 날씨가 우리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먼저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할 경우 우울해지기 쉽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우중충한 날 몸과 마음이 쳐진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해를 웃음으로, 구름을 우울로, 비를 슬픔(눈물)로 묘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적은 일조량이 우울감을 초래하는 이유가 뇌에 있다고 말한다. 일조량이 적을 경우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패턴이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봄이나 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에 우리는 쉽게 우울감을 느끼는데, 이를 가리켜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울한 사람들이 충분한 햇볕을 쬐면 괜찮아질까? 물론이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우울한 사람들에게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 햇볕을 쬐라고 권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스스로 에너지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외부 출입을 꺼려하고 하루 종일 어두컴컴한 방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오히려 우울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런 면에서 사람들이 비가 오거나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활동의 제약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쳐지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온도

 

날씨가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방법은 온도를 통해서다. 우리말을 비롯해 거의 모든 언어에서 날씨(온도)와 사람(성격)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겹친다. ‘따뜻하다’, ‘차갑다’를 예로 들어보자.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 날씨는 좀 따뜻해”, “사람이 너무 차가우면 안돼”, “바람이 차다”처럼 사람의 성격이나 대인관계를 드러내기 위해 날씨나 온도를 묘사하는 말을 곧잘 사용한다.

 

바로 여기에 착안해 기발한 실험을 진행한 두 명의 심리학자가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경영학과 로렌스 윌리엄스 박사와 예일대 심리학과 존 바그 박사는 사람들에게 신체적인 따뜻함을 경험하게 했을 경우 대인관계에서 따뜻함을 발휘하는지 알고자 두 실험을 고안했다. 첫 번째로 실험은 이렇다. 실험 진행요원들은 참가자들을 실험실로 안내하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커피 컵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커피는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두 가지였다. 실험실로 들어온 참가자들은 ‘커피를 들어달라고 부탁한 진행요원’의 인상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결과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들었던 참가자들의 평가가 더 호의적이었다. 다시 말해 진행요원이 너그럽고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고 한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제품 테스트’라고 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치료용 패드를 손등에 붙여 줬다. 이 패드 역시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두 종류로 진행했다. 그리고 테스트에 참가해 줘 고맙다며 아이스크림 쿠폰이나 음료 교환권 등을 선물로 줄 텐데, 본인이 가져갈지 친구에게 줄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따뜻한 패드를 붙였을 경우 선물을 친구에게 주겠다고 한 사람들이 더 많았고, 차가운 패드를 붙였을 경우는 그 반대였다. 이런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신체적 따뜻함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지게해서, 상대방도 좋게 평가하고 타인을 보살펴 주게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론이 허황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신체적 따뜻함과 심리적 따뜻함 모두에 관여하는 뇌의 섬피질을 발견했다.

 

이처럼 날씨와 온도는 우리의 마음에 놀라운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는 날씨만 추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추워지기 쉽다. 연말연시에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또한 여름이 되면 올라가는 것은 온도만이 아니다. 불쾌지수까지 오른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뜨거운 열기가 공격성의 주요 원인임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날씨와 마음의 상관관계를 역으로 이용해 보자.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는 따뜻한 커피나 차를 한 잔 권하고, 열 받는 일이 있을 때에는 바람을 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에 찬 바람이 불거나 옆구리가 시릴 때는 이불 속에서 따뜻함과 포근함을 경험하는 것도 우리의 마음을 돌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글 / 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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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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