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함과 청순함이 지금까지의 그녀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였다면 발랄하고 들이대는 유쾌함은 흥행몰이 중인 영화 ‘반창꼬’가 개봉된 이후 배우 한효주 앞에 따라다니는 새로운 수식어가 됐다. 그 동안 어떻게 참고 있었을까 할 정도로 발랄함과 털털함은 한효주의 타고난 그것이었다. |
‘찬란한 유산’, ‘동이’, ‘광해’는 한효주가 단아하고 청순하며 여리지만 강인한 배우임을 알려준 작품들이다. 20대 중반을 막 넘어선 배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단아함과 강인함 치곤 꽤 내공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개봉한 ‘반창꼬’에서의 한효주는 그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극적이고 거침없이 들이대는 의사 ‘미수’ 역할이 그래서 탐이 났어요. 예측 불가능한 막무가내 행동에 욕도 하고, 상대의 마음을 향해 돌진하면서 다양한 애정공세를 펼치는 미수는 또 다른 제 모습이기도 하기에 거침없이 출연을 결정했지요.”
한효주는 그 동안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발랄한 매력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주눅 들지 않는 털털한 매력은 물론 막말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수’는 얼마 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한효주와 너무 닮아 있다.
연기 발전이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다 |
2004년, ‘논스톱 5’로 데뷔한 한효주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진지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를 위한 길을 걸어왔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KBS 월화미니시리즈 ‘봄의 왈츠’에서 보여 준 연기는 한층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를 모았다. 당시 연출을 맡은 황석호 PD는 ‘한효주는 캐릭터 분석을 너무 완벽히 해 와 더 이상 이야기 해 줄 것이 없을 정도’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고 주목을 받았지만 진지하게 접근하는 한효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 저예산 영화에 두 번 출연하며 연기 공부를 확실하게 다져간다. 2006년 출연한 ‘아주 특별한 손님’을 통해 제20회 싱가포르국제 “영화제 여자주연상을 수상했다. 그 후 2010년엔 드라마 ‘동이’로 MBC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연기’로 성공할 수 있는 여배우 한 명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
“연기욕심이 많았어요. 데뷔 하고 몇 년 간은 제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욕심을 내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했어요. 기준을 높게 잡고 그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혼자 속상해 하고 자책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요.”
그런 과정들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한효주는 그 기회들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에 선택한 작품들은 한효주의 이름 석자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한효주를 향한 수 많은 기회들은 그녀를 충무로의 톱배우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2012년, 스크린을 수놓다
2012년은 한효주에게 영화로 소위 ‘대박’을 맛본 한 해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지난 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고, 뒤이어 개봉한 ‘반창꼬’ 역시 누적 관객수 100만을 훌쩍 넘기며 연말을 훈훈하게 보냈다.
반창꼬를 찍으면서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동안 너무 잘하려고만 했다면 즐겁고 편하게 연기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할까? 감독님과 출연진, 스태프 모두 호흡이 잘 맞은 부분도 있고, 편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도 그렇지만 제가 지나는 시간들을 값지게 보내는 법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배우라고 늘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고 표현하는 게 좋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래서일까. 요즘 한효주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영화가 잘 되고 있기도 하지만 그녀 스스로 연기에 대해 한 단계 성장하는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새롭게 촬영 중인 ‘감시’에서는 경찰 내 특수 전문 조직 감시반 신참 하윤주 역을 맡았다. 설경구, 정우성과 함께 하는 이 영화는 특정 대상에 대한 감시만을 담당하는 경찰 내 특수 전문 조직 감시반을 배경으로 한 범죄 액션 드라마로 올해 초 개봉 예정이다.
긍정적 에너지를 줄 때 행복하다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고 나서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보거나 활동 모습을 통해 대중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을 때 배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한효주. 팬들에게 좋은 영향과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 줄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예전엔 뭔가 마음이 불편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참고 넘기곤 했는데 요즘은 자세히 절 들여다봐요. ‘불편해? 뭐가 불편해? 불편하면 굳이 안 해도 되지 않니?’라고 저에게 질문을 던져 봐요.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는 증거죠. 잘하는 모습만을 원했고, 칭찬에 목말라 했어요.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잖아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다듬어 가면 된다는 걸 최근 깨달았어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기보다 그냥 좋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녀. ‘행복’이라고 하는건 사치 같고, 배우로 사는 지금이 ‘좋고, 감사하다’고 한다. 최근 많은 작품을 하면서 내면이 성숙해진 것일까. 반창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신선함을 느꼈고, 순수한 한 명의 관객으로 스크린 속의 자기 모습을 보았다는 한효주.
지난 해 광해 속 단아하고 강인한 중전과 반창꼬의 발랄한 미수를 거쳐 시크한 특수 경찰 하윤주로 달려왔다. 거침없이 한 해를 열심히 달린 한효주는 이제 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인증된 탄탄한 연기와 현장에서 다져진 내공은 배우 한효주의 주가를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 / 주연욱 기자, 사진 NEW, 한국일보
출처 / 사보 '건강보험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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