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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세계속의 ‘코리안’…꿈꾸고 도전하라

 

 

 

 

 

         깊은 동굴 속에 손발이 묶인 채 벽만을 쳐다보는 사람들. 그들은 동굴 벽에 비친 어른거리는 자신들의 그림자가

         세상의 본질이라고 믿는다. 한번도 동굴 밖 세상을 본적이 없기에 허상인 그림자를 실상인 본 모습으로 착각한다.

         누군가 과감히 쇠사슬을 끊고 동굴 밖으로 나간다. 강렬한 태양에 눈을 뜰 수 없지만 점차 그의 눈에 본질의 세계가

         들어온다….

 

 

         

         

 

 

 

 

글로벌로 무대를 넓혀라

 

플라톤의 동굴 비유는 ‘관념의 감옥’에 갇힌 현대인에게 일침을 가한다. 본질과 소통하지 못하는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 광활한 세상이 보이는 탁트인 광장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다. 뒷산에 오르면 동네가 보이지만 태산에 오르면 세상이 보인다는 말과 맥이 통한다. 무대는 영향력이 미치는 공간이다. 한국의 축구선수들이 국내에서만 뛰던 시절, 그들의 무대는 한국이었다. 하지만 유럽으로, 중동으로 무대를 넓히면서 그들의 그라운드는 전 세계로 확대됐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 개인의 기량이 좋아지고 ‘축구 한국’의 이미지도 업그레이드됐다.

 

21세기의 화두는 글로벌이다. 글로벌은 한마디로 활동무대가 전 세계로 넓어진다는 의미다. 하루가 다르게 국제 간 교역속도가 빨라지고 통상범위는 무한히 확장된다. ‘글로벌’은 개인에게든 국가에든 기회이자 도전이다. 개인은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국가는 글로벌 시장으로 ‘부(富)의 원천’을 확대한다. 글로벌 무대를 외면하고 로컬 무대에 안주하는 국가는 국제경쟁에서 낙오하기 십상이다.

 

 

 

국제기구 '빅3중' 2곳 수장에

 

지난해 재미(在美) 한국인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에 오른 것은 한국인의 글로벌 활동무대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는 한인 1.5세대(한국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이민 온 세대)로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이 총재가 된 것은 세계은행 67년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2003년엔 이종욱 박사가 세계보건기구(WHO) 제6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국제사회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것은 한인 1.5세대뿐만이 아니다. 학자, 운동선수, 연예인 등 지구촌에서 ‘코리안’의 성가를 높이는 한국인들은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개인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도 든든한 원군이다.

 

2006년 초 당시 반기문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만 해도 세계인들은 그저 무모한 도전쯤으로 여겼다.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대한민국이 아시아를 대표하기엔 영토의 크기나 국력에서 게임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지구촌은 한국인의 저력에 깜짝 놀랐다. 한국이 유엔에 가입한 지 불과 15년 만에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것이다. 이로써 세계 국제기구 ‘빅3’(유엔, 세계은행, IMF) 중 두 곳을 한국인이 차지하게 됐다. 유엔은 글로벌 정치지형을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기구다. IMF는 경제위기 국가들에 구세주이자 때론 저승사자 같은 존재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경제개발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자금을 장기 저리로 제공하는 것이 주업무다.

 

 

 

글로벌 지식+열정의 합작품

 

한국인이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기본적으로 열정과 글로벌지식이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인의 활약은 국제기구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지식을 전파하는 학자, 병원에서 의술을 펼치는 의사, 정치인, 예술인, 운동선수 등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부모님을 따라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1.5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국인 최초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성 김, 미국 벨연구소 역대 최연소 및 최초 외부인 출신 소장인 김종훈, 석지영 하버드 로스쿨 종신교수,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두리 정 등은 세계에서 주목 받는 한인 1.5세대다.

 

한인 성공 스토리의 키워드는 목표의식, 열정, 다문화, 글로벌 지식 등이다. 김용 총재는 자신의 성공을 실용과 거대담론이라는 두 줄기로 설명한다. 그가 브라운대에 다닐 때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철학이나 정치학을 공부하겠다”는 그의 대답에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해도 좋지만 (의대)인턴은 끝마쳐라. 한국계로서 미국에서 살려면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는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그의 글로벌 무대 성공 키워드는 실용과 이상의 조화다.

 

 

 

대한민국 브랜드도 원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도 막강한 원군이다. 김용 총장이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 존 케리 미 상원의원(현 미 국무장관),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세계은행 총재에 오른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의 위상을 좌우하는 것은 경제력이 핵심이다. 물론 정치·문화도 국가 브랜드의 주요 요소다. 국제사회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도 한국인의 국제무대 진출에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인의 국제기구 진출은 국제사회에서 ‘코리안’의 위상을 높이고 이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넓혀주는 선순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기문 총장 등 국제무대 ‘선구자'들의 리더십이 호평을 받는 것도 한국인에게 국제문호의 무대가 넓어지는 이유다.

 

 

 

꿈꾸고 준비하고 도전하라

  

세계를 무대로 뛰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글로벌 기업에서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인생의 커리어로도 제격이고, 보수도 후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전 세계로 꿈의 무대를 넓히려는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지식은 필수다. 이론과 실무경험의 조화로운 스펙 관리도 필요하다. 어학실력, 풍부한 경험, 전문성은 세계로 무대로 넓히려는 청년들이 갖춰야 할 3박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과 의지다. 모든 걸 갖춰도 열정이 없으면 동굴을 뛰쳐나오려는 용기를 내지못한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가 언제나 명언인 이유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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