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 회장님 내외와 저녁을 함께 했다. 아내는 감기 때문에 못 나오고 아들 녀석만 나왔다. 회장님 내외가 아내는 며느리처럼, 아들은 친손주처럼 예뻐해 주신다. 회장님과의 인연도 만 23년째. 1992년 가을 처음 뵈었다. 회장님이 자그마한 전자회사를 하고 계실 때다. 인터뷰를 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취재원과 기자 관계로 만났지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나에게도 부모님과 같은 분이다. 가족끼리 자주 만나고 왕래하는 사이다. 회장님은 아들만 셋. 아들은 그들을 삼촌이라고 부른다. 아들 녀석이 올해 28살. 다섯 살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서 따라다녔다. 회장님은 녀석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들어갈 때마다 교복이나 가방을 사주시는 등 사랑을 베푸셨다. 우리 가족 모두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지금도 밥값은 늘 회장님이 내신다. 월급쟁이가 무슨 여유가 있느냐는 얘기. 그래서 더더욱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아들이 직장을 다녀 제 용돈은 번다. 회장님 내외께 드릴 작은 선물도 준비해 갖고 나왔다. 회장님은 그런 녀석을 기특해 하셨다. '커피 왕'이 꿈인 녀석을 격려해 주시기도 했다.

 

회장님은 딸이 없어 아내를 특히 예뻐하신다. 마치 친 딸 같다고 하신다. 녀석이 이젠 제법 덕담도 할 줄 안다. "할아버지, 할머니 오래 사셔야 돼요. 제가 가게를 열면 두 분을 꼭 VIP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음료도 무한대로 드릴게요." 두 분은 녀석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웃으신다. 회장님은 다 큰 녀석에게 용돈을 또 주셨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까.

 

 

 

 

"국장님, 얼굴 한 번 봐야죠." 서울 한 경찰서 지구대장으로 계신 분이 연락을 해왔다. 바로 오케이를 했다. 내가 1996년 서울시경 캡을 할 때 공보과에 근무했다. 나보다는 네 살 위. 평소 호칭은 늘 그렇듯이 형님이다. 지금까지 쭉 연락을 해왔다. 공무원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마다 꼭 소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내 책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스스로 말단 공무원을 자처하는 지구대장에게서 경찰의 밝은 미래도 본다.

 

나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끝까지 가려고 힘쓴다. 그래서 오래 만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4000개가 넘는다. 나에게 모두 소중한 분들이다. 물론 자주 연락하고, 통화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도 모처럼 연락이 닿으면 반갑기 그지 없다. 살면서 서로 연락하고 소통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진 않다. 대부분 마음만 갖고 있을 뿐이다.

 

 

 


책을 몇 권 내고,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쌓은 분들이 있다. 직접 전화를 주시거나 메일,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이다. 모든 분들에게 답장을 드리고 있다. 몇 분과는 직접 만나 점심을 하거나 저녁을 한 분도 있다. “귀찮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부천의 초등학교 여교사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쪽지에 답장을 드렸더니 연락을 해온 것. 직접 전화를 드렸다. 아주 쾌활한 분이었다. “일일이 답장을 해 주시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관리합니까.” 그분이 물었다. “실제론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감사함을 전할 뿐이지요.독자와 소통할 땐 언제나 즐겁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히 여긴 대목은 인연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과는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격의가 없다. 불행하게도 대학 친구는 없다. 대신 사회에 나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20~30년 관계를 가져온 분들도 적지 않다. 그 분들이 정말 고맙다. 인생을 더욱 살맛나게 해 주었다.


묘한 인연을 소개한다. 친구 딸의 주례를 서고 다음 아고라방에 후기를 올린 적이 있다. 당시 제목은 ‘7번째 주례를 선 기분’. 오늘의 아고라 ‘이야기 베스트’에도 올라 많은 분들이 봐 주었다. 그날 오후쯤 한 통의 쪽지를 받았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을 봤습니다. 다음달 토요일 서울 서소문에서 11시 결혼을 합니다. 주례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전화번호와 이름을 남겼기에 전화를 걸었다. 그 회원은 놀라는 눈치였다. 먼저 주례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건넸다. 그 전에 회사로 찾아와 달라고 했다. 마침 그 청년이 회사로 찾아왔다. 외모도 준수하고, 예의바른 청년이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주례 걱정은 덜으세요.” 청년의 웃는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글 /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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