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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식백세(魚食百歲), 웰빙 수산물 과메기와 홍합

 

 

 

 

 

 

해양수산부가 11월의 어식백세(魚食百歲) 웰빙 수산물로 선정한 것은 과메기와 홍합이다.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 등에서 겨울철에 꽁치를 짚으로 엮은 뒤 바닷가 덕장에 매달아 찬 바람에 꽁꽁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존득존득하게 말린 음식이다. 따라서 과메기의 수분 함량은 꽁치보다 훨씬 적은 40% 가량이다. 꽁치와는 달리 비린내도 거의 나지 않는다.

 

 

 

 

겨울(11월∼이듬해 3월)이 제철인 과메기는 다시 둘로 나뉜다. 꽁치를 통째로 보름가량 말린 것이 ‘통마리’, 배를 따고 반으로 갈라 사나흘 건조시킨 것이 ‘배지기’다. 현지인은 ‘통마리’를 선호하지만 외지인에겐 ‘배지기’가 더 인기다. 고소하고 물기가 적어서다.

 

​속살이 곶감처럼 불그스레한 과메기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숙취 해소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산(아미노산의 일종, 콩나물ㆍ아스파라거스에도 함유)이 풍부해서다.

 

 

 

 

과메기의 원료인 꽁치는 짙은 청색의 등을 갖고 있어 고등어ㆍ정어리ㆍ전갱이와 함께 등 푸른 생선 ‘4총사’로 통한다. 등 푸른 생선답게 혈관 건강은 물론 암 예방ㆍ두뇌 발달에 유익한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풍부하다. 꽁치를 과메기로 만들어 먹으면 오메가-3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과메기는 보통 생미역이나 김에 싼 뒤 실파ㆍ쪽파ㆍ마늘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이는 오묘한 맛은 물론 웰빙 측면으로 봐도 ‘찰떡궁합’이다. 과메기엔 혈액 순환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고, 파ㆍ양파ㆍ마늘 등엔 활성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 듬뿍 들어 있으며, 변비ㆍ비만 예방을 돕는 알긴산(식이섬유의 일종, 김ㆍ미역ㆍ다시마 등의 미끈거리는 성분)까지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꽁치가 아니라 청어가 과메기의 재료였다. 과메기라는 이름도 말린 청어를 가리키는 관목(貫目)에서 관메→과메기로 바뀐 것이다. 청어를 짚으로 엮은 뒤 겨울 해풍(海風)에 보름가량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하면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하고 고소한 청어 과메기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청어가 귀해지면서 1970년대부터는 주로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다. 지금도 옛 청어 과메기 명산지(경북 영덕군 창포리ㆍ포항 죽도 시장 등)에선 겨울에 청어 과메기를 맛 볼 수 있다.

 

 

 

 

홍합은 날씨가 추워지면 생각나는 해산물이다. 겨울철 소주 안주로 홍합만한 것을 찾기 힘들어서다.국내에서 조개류 중에서 굴 다음으로 많이 양식되는 홍합(연 3만4000t)의 제철은 늦겨울에서 초봄까지다. 알을 낳는 늦봄에서 여름까지는 맛이 확실히 못 하다. 게다가 이 시기에 채취한 홍합엔 마비ㆍ언어장애ㆍ입 마름 증상을 일으키는 삭시톡신(saxitoxin)이란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껍데기(蛤)가 붉어서(紅) 홍합이지만 담치ㆍ담채(淡菜)라고도 한다. 1809년에 나온 조리서인 ‘규합총서’엔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 짜지만 유독 홍합만 싱거워서 담채”란 설명이 나온다.

 

 

 

 

한반도 연안엔 참담치ㆍ진주담치ㆍ뿔담치ㆍ민물담치 등 20여종의 홍합이 분포한다. 이중 토종(土種)은 참담치다. 그냥 홍합이라고 하면 참담치를 가리킨다. 짬뽕ㆍ우동ㆍ스파게티에 들어 있거나 음식점ㆍ포장마차에서 먹는 것은 대부분 진주담치다. 참담치는 진주담치보다 바다 깊은 곳에 살고 가격이 훨씬 비싸다. 원산지가 서유럽인 진주담치는 껍데기 안쪽에서 진주 빛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양식이 비교적 쉽다.

 

홍합의 살색이 붉으면 암컷, 유백색이면 수컷이다. 맛은 암컷이 낫다. 영양적으론 저열량ㆍ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다. 참담치 100g당(이하 모두 생것 100g당) 열량이 82㎉(진주담치 84㎉)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양질의 단백질이 13.8g(진주담치 10.1g) 들어 있다. 지방 함량은 1.2g(진주담치 0.9g)에 불과한데 지방의 80%는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지방의 일종)이다.

 

 

 

 

대표 웰빙 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기능 개선과 원기 회복을 돕는 타우린이 974㎎(말린 것 2100㎎) 들어 있다. 살이 통통하고 윤기가 나며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신선하다. 껍데기에서 흑자색 광택이 나고 껍데기가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상품이다. 껍데기를 벗겼을 때 살에서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양질이다.

 

홍합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려면 껍데기 사이에 붙은 검은 수염을 홍합의 뾰족한 쪽으로 잡아 뗀 뒤 조개들을 서로 문질러 이물을 제거한다. 내장을 제거할 때는 칼보다 조리용 가위가 더 편하다. 껍데기에서 발라낸 살은 연한 소금물에 담가 흔들어 씻은 뒤 건진다. 홍합은 구입 후 바로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득이한 경우엔 소금물에 헹궈 냉동실에 넣어두거나 살짝 데쳐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차선이다.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이틀을 넘겨선 안 된다.

 

 

 

 

홍합은 속살을 데친 홍합백숙을 비롯해 홍합장아찌ㆍ홍합죽ㆍ홍합초ㆍ홍합탕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쓰인다. 홍합 요리로 유명한 나라는 프랑스다. 홍합과 백포도주를 사용해 만든 물르 마리니에르(moules marinieres)란 음식이 대표적이다. 노르망디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홍합을 국물 없이 바특하게 익힌 뒤 알맹이만 소스에 찍어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