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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뮤지컬 명동 로망스 관람후기- 1950년대 명동다방의 룸펜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오늘의 캐스트는....

 

 

 

 

<뮤지컬 명동로망스>는 30대 후반인듯 보이는 남자가 18세때 사진으로 주민증을 만들어달라고 생떼를 쓰고, 아직 낳지도 않은 쌍둥이의 이름을 누구먼저 신고해야하냐는 이상한 민원들때문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금언을 신조로 삼고 6시퇴근시간만을 기다리는 명동주민쎈터 9급 공무원 ‘장선호’가 주인공이다.


어느날 상사의 지시로 철거대상인 오래된 다방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선호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1956년의 명동 로망스다방으로 가게된다. 거기서 다방에 자주 드나들던 사람들, 가족과 떨어져 살며 언제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목말라하는 화가 이중섭, 유복한 가정에 태어났지만 사람들의 가슴을 뜨거워지게 만들 글을 쓰고 싶은 꿈을 꾸는 22세 법대생 전혜린,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등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미래에서 온 선호에게 반신반의하지만 점차 친해지게 된다.


우연히 선보인 레떼아트 덕분에 화가로까지 인정받게 된 선호에게 경찰은 시민증을 미끼로 정치적 발언을 하게하려하지만 선호는 자신이 바라는 세상에 대한 말을 해버려 경찰서에 가게 된다. 혜린과 중섭의 사망일을 알고 있는 선호는 그들에게 살기위해 미래로 가자고 설득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꿈과 뜨거운 열정없이 사는 선호에게 가슴뛰는 일을 하며 현재를 살라고 충고한다.

 

첫무대는 진상고객들이 줄지어 나와  무대앞에 미리 준비된 의자에 앉는 것으로 시작된다. 1950년대의 명동과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구성인<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아기자기한 복고풍의 무대로 연출되었다. 단촐한 소품,수시로 바귀는 벽면의 영상과 그림들, 다채로운 조명이 설득력있는 무대미술을 보여준다. 뮤지컬 명동로망스는 잘 만든 소극장 창작뮤지컬이다.

 

어릴때부터 선생님,부모님 말씀 잘 들었고 청년시절엔 아르바이트도 공부도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공무원(?)이 된 장선호.  그러나 그는 가슴뛰는 꿈이 없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금언으로 지겨운 밥벌이의 지겨움을 버티는 28살 청년. 과거로 돌아간 그에게 인생 선배인 이중섭은 말한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라고. 시인 박인환은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뛰는 가슴이 없는 사람은 껍데기일뿐이라고 일갈한다. 뮤지컬 명동로망스는 먹고사니즘에 빠져 무기력한 현대인에게 가슴뛰는 삶,이루고 싶은 삶을 향한 꿈을 꾸라고 말한다.


뮤지컬 명동로망스를 보면 이런 확실한 메시지에 2015년의 공무원 장선호가 12시통금싸이렌이 있고, 한국최초의 시발(始發)자동차가 나왔고, 커피는 내려먹는게 아니고 삶아서 끊여먹는 1950년대의 풍습을 알게되는 즐거움은 덤이다. 

 

그 당시 예술가들과 만나 울고 웃고 깨닫는 드라마면서 감동과 깨알같은 코미디가 두바퀴처럼 돌아가는 수작이다.(감동적인 장면에선 눈물이 나오기도하고, 계속되는 웃음폭탄속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2015년의 장선호는 착실히 공부해 공무원이 되었으나 1950년대로 돌아간 그는 다방에서 만난 문화예술인들이 묻는 당대의 시나 예술가에 대해 아는바(?)가 없다.  아는 시에 대해 극중 박인환이 물으니 애니팡의 주제곡을 말하는 순간 객석은 다들 뒤집어졌다.ㅋ


이 작품은 재밌고 탄탄한 스토리(각본)에 꽤나 심금을 울리는 음악, 여기에 실력파배우들의 시너지와  잘 만든 무대와 조명이 더해져 극중 주요무대인 1950년대 예술인들의 장소와 낭만적 분위기가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  특히 극중 주요인물인 화가 이중섭역의 지현준배우는 이미 '연극 길떠나는 가족'에서 비운의 삶을 살다간 이중섭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만큼 이번에도 안정감있는 연기로 뮤지컬 명동로망스의 순항에 견인차역할을 했다.


그외 수상한 사람은 다 경찰서로 불러들이는 명동경찰서장과 극작가 이해랑,주민센터의 민원인등 1인 다역을 코믹하게 펼친 정민배우, 애교만점 다방주인역 홍륜히 배우, 2014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히로인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전혜린역 안유진배우,1950년대 댄디보이였던 자유로운 박인환을 잘 연기한 윤석원배우, 지루한 9급공무원에서 꿈을 찾아가는 역할의 고상호배우등 매력적이고 탁월한 기량의 배우들의 합이 만들어낸 뮤지컬 명동로망스는 올해 놓치지 말아야할 작품!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신당역 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에서 2016.1.3일까지 공연된다.

 

커튼콜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