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평소 국그릇의 3배는 됨직한 그릇에 가득 담긴 미역국을 받아들었다. 보기만해도 질리는
  미역국
을 앞에 놓으니  '어서 먹으라' 는 주위의 타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좋지만 온 몸
  으스러지도록 고생한 산모에게는 무조건 권장할 만큼 그 효능을 인정받은 미역, 그 절대적 믿음은 우
  리나라 연안 어디에서나 생육하는 지리적 조건과도 맞닿아 있다. 이제는 '어디에서나 채취할 수 있는'
  자연산 미역이 귀한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른 봄부터 자연산 미역은 싱싱하게 식탁에 올려진다.

 

 

백색같이 닦은 돌에 많이많이 달아주소


민속학자 주강현 씨는 미역과 멸치로 유명한 부산 기장 지역을 돌면서 시르게질(돌씻기) 노래를 다시 불러들였다.

 

 

어이샤 어이샤 이 돌을 실걸려고/ 찬물에 들어서서/ 바다에 용왕님네/ 구부구비 살피소서/
나쁜 물은 썰물따라 물러가고/ 미역 물은 덜물따라 들어오소/ 백색같이 닦은 물에/ 많이많이 달아주소//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미역은 바닷속 바위 부분에 자연적으로 포자가 형성되어 자란다. 그리고 3월 중순경이 되면, 잠수부와 해녀들은 충분히 자란 미역을 물속에서 작업하여 배로 올리며 이 같은 노래를 불렀다. 백색같이  돌을 닦아 미역 포자가 많이 붙게 해달라는 것이다.


미역이 있는 곳은 수심이 깊고 파도가 세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경상북도 등 동해안 일대가 주요 생산지이다. 가장 미역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친 파도와 돌발이 가득한 기장 미역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친 파도와 돌밭이 가득한 기장 바다에서 이는 물살의 힘이 미역의 힘을 만들어낸 것이다. 

 

진도의 3보(寶) 중 하나로 꼽히는 자연산 돌미역 역시 바닷물 위로 솟은 수많은 바위틈 속에서 그 가치를 빛낸다. 두껍고 크고 윤기가 번쩍번쩍 나는 양식 미역에 비해 자연산 미역은 겉보기에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지만, 남루한 자연 그대로의 맛과 품질은 물에 담가놓는 순간부터 깨달을 수 있다. 양식 미역은 물에 담그면 금세 오그라들지만, 자연산 미역은 물에 담그어도 줄어들지 않고 달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양식 미역의 생산량이 압도적이다. 미역 씻기 자체가 워낙 고된 노동이고, 양식을 통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자연산 미역은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칠고 돌밭이 가득한 곳에서 자라야 하지만, 양식 미역은 수심이 적당하고 파도가 약한 곳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11월과 12월 사이, 양식용 밧줄에 포자를 심어 잔잔한 물 위에 띄운 미역은 1월 중순부터 1월 초까지 어린 미역을 채취하여 물미역으로 판매하고 2월 중순에서 4월 말까지 마른미역으로 건조한다. 특히, 3월 중에 채취한 미역은 1년 저장용 미역으로 가장 질이 좋으며 생산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래서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가 1, 2월에 나온 것은 묵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장의 조언이다.

 

 

 

영양의 균형을 잡아주는 강알칼리성 식품

 

미역의 효능을 옛 선인들은 빨리도 알았던 모양이다. 당나라 유서(類書) '초학기初學記' 에는 '고래가 새끼를 낳고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미역을 뜯어 먹고 있는 것을 본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게 했다' 는 기록이 전해진다. 또 고려 시대부터 중국에 수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래를 흉내 내지 않아도, 미역국은 산모에게 충분히 좋은 음식이다. 허전한 배에 만복감을 느끼게 하며, 늘어난 자궁을 수축시키고, 지혈과 청혈작용을 돕기 때문이다. 또 미역 100g당 칼슘이 763mb에 이를 만큼 칼슘 함량이 많아 연약해진 뼈를 보강하고 아이에게 빼앗긴 칼슘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산후에 오기 쉬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고 활발한 신진대사를 도우며, 수유를 많게 한다. 거칠어지기 쉬운 머리칼을 곱게 하고 탄력 있는 피부, 기미 방지 등의 효과도 있다.


육류, 생성, 달걀 등 산성 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들에게도 미역은 영양의 균형을 잡아주는 훌륭한 강알칼리성 식품이다. 쌀 140g 의 산도를 중화시키는 데 미역은 2.2g 이면 충분하다. 미역 속에 들어 있는 히스타민을 비롯한 강압 물질들은 혈압을 부작용 없이 낮추어주는 강압제로도 널리 사용된다.

 

 

 

또 여러 가지 암세포를 30% 이하밖에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으며, 혈액 중의 지방질을 깨끗이 청소하고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줄어들게도 만든다. 미역에 들어 있는 점질물과 다당류는 콜레스테롤이나 공해 성분인 중금속과 농약의 피해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역의 효능에 맞추어 미역 다이어트도 성행한다. 알긴산, 푸코이단 등의 섬유질이 장에서 당분의 소화 흡수를 방지해 비만을 예방하고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 숙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또 다이어트에서 영양의 균형을 깨뜨리는 원인이 미네랄 부족인데, 미역에는 해양 미네랄이 풍부해 다이어트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차고 짠맛이 나는 미역은 몸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매우 좋은 식품이지만, 평소 손발과 아랫배가 찬 사람, 소화 기관이 약한 사람, 대변이 무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미역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복통이 일어나고 하얀 침이 올라온다.


미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식품은 두부라고 한다. 콩에 함유된 사포닌을 지나치게 섭취하여 체내 요오드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지만,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이 보완 효과를 낸다. 해가 길어지는 봄날 저녁, 남편이 좋아하는 얼큰한 고추장을 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 소시지를 넣어 '미역두부햄전골' 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송원이/ 리빙칼럼니스트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꼬마낙타 2011.04.15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사능때문에 미역과 다시마의 수요가 높아졌다고 하던데... ㅎ
    평소에도 좋아합니다. ^^
    미역 요리 맛있어요.

  2. 언알파 2011.04.15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에도 좋고
    요즘같을때는 더욱 좋은 미역^^
    생각난김에 오늘 저녁은 미역국이라도 ㅎㅎ

  3. 풀칠아비 2011.04.15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식품이 두분인지 몰랐네요.
    미역두부햄전골 먹자고 해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1.04.19 0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몰랐어요 ㅎㅎ
      전 따로따로 먹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역과 두부의 조화로운 음식의 발견은..
      우리 이웃요리블로거님의 손을 빌려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

  4. 워크뷰 2011.04.15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의 기장미역 정말 좋지요^^


블로그 이미지
'건강천사'는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건강한 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지사항

Yesterday1,019
Today1,082
Total2,127,821

달력

 « |  » 2019.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