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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제8요일'이 말하는 스스로에게 축복되는 소통 사회부에서 기자 노릇을 할 때, 지적장애 성인들의 자활 시설 ‘바다의 별’에 간 적이 있습니다. 수원시 이목동의 야산 자락에 자리한 이 시설은 지적장애인들의 부모들이 돈을 모아 만든 것입니다.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20여명의 남녀 지적장애인들은 저의 취재 방문을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환대가 고마웠으나 언행이 부자유스러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무래도 불편해서 자꾸 화장실을 들락거렸습니다. 그곳에서 장애인 생활교사로 일하고 있던 한 젊은이는 저의 그런 속내를 읽었는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친구들은 다운증후군, 자폐증등을 앓고 있어서 의사소통이 처음엔 어려워요. 하지만, 자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저절로 통하게 됩니다.” 프랑스 영화 제8요일’(자꼬 반 도흐마엘 감독, 1996년작)을 D.. 더보기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버킷 리스트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유명한 시 ‘너에게 묻는다’ 의 전문입니다. 이 시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는 “짧지만 긴 감동을 준다” 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긴 감동은 커녕 짧은 동감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인생의 철리(哲理)를 설교조로 훈화하는 것에 대해 어깃장을 놓는 심사 였 겠지요. 이 충동이 잦아든 것은 불혹의 나이를 지나서입니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한 친구가 이 시를 읊조리는데, 제 속 깊숙이에서 맑은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롭 라이너 감독)를 보면서 한동안‘연탄재’시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가벼운 항심(抗心)을 느꼈습니다. “삶을 뜨겁게 사랑하라” 는 주제가 너무 드러.. 더보기
역사와 문화에 애정이 가득한 문화유적 해설사 “송파의 문화유적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오랫동안 직장, 학교, 가정에서 일해 온 고창석, 최화자, 구자성 어르신은 송파구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 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애정으로 노후 시간을 어느 누구보다 보람차게 보내는 어르신들을 만나 보다. 학생,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문화 유적 설명 푸릇푸릇 올라온 잔디가 있는 송파, 석촌고분 정문에 어르신 세 분이 문화해설을 위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10분이 지났을까. 어르신들께 문화유설을 듣고 싶다고 요청한 방이초등학교 학생들이 석촌고분에 도착했다.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한 어르신들은 고분으로 향했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도성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석촌고분에는 8개의 무덤이 있는데, 그 중 적석총은 제 13대 왕인 근초고왕의 무덤으로 추측하고 있습니.. 더보기
나의 어린 왕자님, 다윗은 지친 내 마음의 힘 이제 4살인 다윗이의 일상은 바쁘다. 일주일 동안 세 번 아침, 점심으로 물리치료, 작업치료, 재활치료를 받 고 혈소판 수치도 재야 한다. 그 와중에 틈틈이 아끼는 로봇 친구들과도 놀아줘야하고, 장난감 검도 휘둘러 야 하고, 산책도 나가야 하고, 별로 입맛 당기지 않는 병원 밥도 엄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꼭꼭 먹어줘야 한다. 그렇게 분주한 일상을 소화해야 하는 다윗이의 작은 몸은 누군가 잡아주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 고, 툭하면 피부에는 이유 없이 멍이 들기도 한다. 뇌병변 장애로 근육이 서서히 경직되고, 외부 자극이 없어 도 혈소판 수치의 감소로 피부의 혈관이 터지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색반증, 이 두 가지 병이 4살 다윗이 가 떠안고 가야하는 짐이다. “다윗이는 장애 1급이에요. 계.. 더보기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하는 수상한 부자지간 이정백 과장에게는 아버지가 한 분 더 있다. 바로 천운경 할아버지다. 건강보험료를 조정하기 위해 찾아온 천운경 할아버지가 혼자 사시는 것을 알면서 자주 전화하고, 찾아뵈며 누구보다 끈끈한 부자(父子)의 연을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2년 전인 2008년 봄, 천운경 씨는 건강보험료를 조정하기 위해 고양지사를 직접 찾았다. 공공기관 방문이 부담되고 절차를 잘 몰랐던 천운경 씨는 긴장까지 되어 이 과장을 만났다. 민원업무를 맡고 있던 이정백 과장은 70세를 훌쩍 넘긴 천운경 씨가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고양지사를 찾아온 것만으로 도 괜히 죄송했다. 그리고 관련 서류를 다시 작성해서 오면 건강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어르신 주소를 보니 .. 더보기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준 최 과장님 감사합니다!” 오락가락하는 빗방울로 변덕을 부리던 5월 중순, 인천 문학경기장에 인천남부지사 최형근 과장과 이종일 씨가 도착하자 언제 그랬나는 듯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푸르른 잔디와 노란 유채꽃, 형형 색색 철쭉으로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계절, 최 과장과 이종일 씨는 누구보다 각별한 두 사람의 인연이 떠올랐다. 이종일 씨의 야구기록원으로 새 삶 최형근 과장은 2009년 4월 봉사활동을 하던 중 이종일 씨를 처음 만났다. 이종일 씨는 고향인 대구에서 섬유사업을 하다 IMF의 여파로 사업이 부도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다리마저 잃었다. 괴로운 마음을 매일같이 술로 달래고, 외부 활동도 안하던 이종일 씨를 위해 최형근 과장과 인천남부지사는 재활의 의지를 키워드리기 위해 2009년 6월 지사 지하에.. 더보기
매일 자신의 사랑을 지우는 지우개 '알츠하이머' “그 배우 이름이 뭐더라? 영화 '무방비도시' 에 나왔던 ….” “누구? 김명민? ” “아니, 여배우. 몇 년 전에 '클래식' 이란 영화도 했고, 배용준과 함께 '외출' 을 찍었지. 그 사람 영화는 다 봤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 최근에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손예진?” “맞다. 얼굴은 떠오르는데, 이름이 영 생각이 안 나네. 날이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는 느낌이야.” 최근에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자주 건망증을 언급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감퇴 증세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쓸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건망증을 호소하면, 모두들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신도 그렇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력 감퇴로 인한 건망증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한 현상이어서 그럴.. 더보기
이 남자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속삭임... “방금 전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인기 그룹‘조용팔과 혼수상태’ 를 소개합니다.”이처럼 철 없던 시절에 우스개로 자주 뇌까렸던‘혼수상태’ 라는 말을 언젠가부터 쉽게 입에 올리지 않게 됐습니 다. 주변 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분들을 실제로 보게 되면서 두렵고 슬픈 마음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혼수상태라고 하는 것은 서양의 정신의학 용어로‘코마(Coma)’ 라고 합니다. 일반인처럼 잠을 잔 후에 깨어나는 순환 과정이 없이 항상 잠자며 의식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지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대뇌가 전반적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 영화‘그녀에게’(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2002년작)는 코마 상태에 빠진 두 여성을 사랑하는 두 남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더보기
영화'봄날은 간다'부터 예능'1박 2일'까지의 여행 추천 2009년 10월 KBS2 1박2일 강호동을 비롯한 팀원들은 점심 도시락 획득을 위해 동요 “노을”을 부르 고 덕풍 계곡의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이승기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용소골로 계곡 트래킹으로 떠난다. 덕풍계곡에서의 출발 삼척시 가곡면 응봉산 북서쪽 아래 풍곡마을에서 덕풍마을에 걸쳐 있는 덕풍계곡은, 신라 진덕왕때 의상대사가 나무로 만든 비둘기 3수를 날렸는데 1수는 울진 불영사에 떨어지고, 1수는 안동 홍제암에, 1수는 이곳 덕풍용소에 떨어져 이로 인하여 천지의 대변혁이 일어나 오늘과 같은 산수의 조화가 이루어졌다는 說話가 있는 아름다운 山水를 자랑하는 계곡으로 덕풍에서 제3폭포까지는 금강산의 내금강에 버금가는 곳으로 전국 제일의 트래킹 지역으로 유명하다 장.. 더보기
패치 아담스를 통해 본 상처치유의 의미 1998년에 만들어진 미국 영화 (톰 새디악 감독)는 실화를 바탕으로 의사가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이상적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근년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끈 의학 드라마를 보면, 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이미 고전이 돼 버린 명작이지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 “양배추를 자주 먹는다고요? 그걸 왜 먹습니까? 먹는 정성에 비하면 몸에 그렇게 좋은 게 아니에요. 나쁠 수도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굼벵이도 잡아먹으니….” 의사선생님께서 인상을 있는 대로 쓰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종합병원의 과장님이자 의과대학 교수님의 권위는 표정에서부터 나와야 한다고 굳게 믿는 듯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양약은 불신하고 한약을 맹신하는데, 한약 잘못 먹고 죽은 사람 많아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