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통/살아가는 이야기

기도합니다. 두 동서에게 기적의 힘을 주세요. 아랫동서는 루게릭병으로 11년째 누워 있다. 희귀 난치병, 불치병으로 불리는 무서운 병이다. 국내의 의학 자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병원균을 찾고 꾸준한 연구를 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낭보가 없어 환자는 물론 간병하는 가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간경인 10년 차인 시동생은 24시간 환자 곁에서 병구완하고 있는데 기력이 달려 신경쇠약증, 위장병 등 제2의 환자가 되어 신음하고 있다. 적지 않은 간병비를 조달키 어려워 50대 아주머니를 청했으나 한 달 채우기가 무섭게 포기하고 이내 다른 간병인을 모시면 매한가지여서 다니는 직장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 집안 살림을 맡았다. 나는 70 고개가 멀지 않았으나 몸져눕지는 않으므로 주 2회 방문하여 목욕, 세탁, 청소 주방일 등 닥치는 대로 돕고 있다. " 형수님.. 더보기
'우린 병원 갈 일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 건강운동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강 사 인력을 채용하여 요가, 생활체조, 단전호흡 등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무료로 강습하고 있는 그 곳을 다녀왔습니다. 경로당 중심으로 2004년부터 시작한 강습운동은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아 해마다 강습장소와 강습횟수를 늘려가며 계속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둘~ 하나둘~” “하하하! 호호호!!” 힘찬 운동 구령과 웃음소리가 함께 뒤섞여 건강과 즐거움이 울려 펴지는 사천의 어느 경로당. 한 강습소당 매주 3회씩 3개월 정도 강습을 하고 있는데요, 어르신들의 건강함을 좀더 지킬 수 있도록 해 드리고자 실시하는 사업이랍니다. “아이고~! 우리야 좋지요. 보험공단에서 이렇게나 좋은 운동도 공짜로 시켜 주고 .. 더보기
손가락은 날로 섬섬옥수가 되어가고, 얼굴은 달덩이? "너 요즘 왜 이리 얼굴이 달덩이야?" 살찌는 것에 별 무감한 사람이라도, 이런말을 연거푸 듣게 되면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긴,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기를 두드리느라 손가락은 날로 섬섬옥수가 되어가지만, 나도 내 몸이 점점 무거워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해서, 지하철에서 내려 집까지 차를 타고 가던 거리를 걸어다니기로 했다. 역시나 처음 얼마간은 집에 도착하면 쌕쌕거리는 거친 숨소리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심장박동탓에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지나고 나니 점차 적응이 되었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걷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어느 한때 지겹도록 걸었었다는 생각과 함께 오래된 기억도 새롭게 했다. 아직 잔설이 드문드문 남아 있는 산허리를 지나 학교까지 무려 한시간 반 정도를 걸어 다녔던.. 더보기
속담도 있었는데 깨닫지 못한 내 자신이 한스럽고 밉다. 얼마 전 노인요양병원에 두 달 반째 입원해 계시던 친정어머니께서 결국 통증과 투병을 이기지 못한 채 끝내 여든 여섯으로 목숨을 거두었다. 내가 다섯 살 때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아버지를 여의고 오빠 두 분과 딸인 나를 키우느라 온갖 고생과 설움을 극복하면서 악착같이 살아오신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부모를 다 잃은 고아가 된 셈이다. 작년 12월 새벽에 홀로 사시던 방에서 소변을 보러 일어났는데 평소에 잘 가던 화장실 방향을 잘못 알아 창문이 있는 문갑 쪽으로 일어서자마자 텔레비전에 부딪쳐 넘어지면서 엉치등뼈와 넓적다리가 연결되는 고관절을 다쳤다. 연세가 고령이어서 수술해도 완치는 힘들며 혹시 마취했을 때 깨어나지 못하거나 기억상실이나 감퇴현상이 올 수도 있다기에 선뜻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었다. 가.. 더보기
아침마다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참사랑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나는 아침운동을 한 지 십여 년이 넘었다. 겨울에만 추워서 잠시 중단할 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는 집 근처 공원으로 아침 운동을 나간다. 구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생활체육교실이 공원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이 집과 조금 떨어져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간다. 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아파트 사이 길을 지나가야 하는데 그곳에서 매일 만나는 노부부가 있다. 어김없이 여섯시면 만나게 되는 노부부는 아파트 사이 길을 오가며 걷는 운동을 한다. 그곳은 길 양옆으로 꽃과 나무가 많아 걷기에 좋다. 그래서 날씨가 푸근해지면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노부부는 3월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노부부를 볼 때마다 나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늘 한결같은 데다 얼굴이 온화해.. 더보기
아침부터 손님 부부가 큰 소리로 울어대던 날 어린 시절 해마다 봄이 되면 손님이 찾아왔다. 오라는 말도 없었고 온다는 소식도 없이 찾아왔지만 오는 이도, 맞이하는 이도 으레 당연하듯이 받아들 였다. 손님은 인사도 없이 자기 보금자리 짓기에 바빠진다. 지푸라기에 흙을 묻혀 우리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 작은 입으로 지푸라기를 한 올 한 올 찾아오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누가 집 짓는 걸 가르쳐줬기에 저렇게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지을 수 있는지 대단하기도 하였다. 올해도 잊지 않고 손님이 찾아왔구나 하고 인식할 때 즈음엔 벌써 집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 때부터 우린 한 지붕 두 가족이 되었다. 솔직히 누가 주인이고 누가 세들어 사는지 모를 정도였다. 마치 처음부터 우리가 함께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어린.. 더보기
'우리 엄마 맞아?' 라며 격렬히 반발하는 아이 '곧게 살자' 이거 말은 쉬워도 그다지 맘먹은 대로 되는건 아니다. 곧게 살기 위해선 정직해야 되고 적당히 손해도 봐야 하고, 그릇된 일을 보면 때론 싸움도 해야 하니까. 엄마 아빠들이 옳게 살면 자식들도 따라한다. 편법과 술수가 대물림 된다고나 할까. 중학교 다니는 아기가 얼마 전 봉사활동을 한다며 제 또래들과 쪼르르 나섰다. 해찰 피우지 말고 열심히 하라며 용돈도 쥐어주면서 '왜 장애인 시설에 가서 그분들 목욕 시켜드릴 생각은 못하고 편한 관공서만 찾아다닐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한두 시간쯤 지났을까. 봉사활동을 하러 갔던 아이가 일찌감치 돌아왔다. 4시간을 기약하고 간 아이였기에 어찌된 건지 물었더니 그 곳 담당자가 평소 학업에 지쳐 있는 학생들이 안쓰러웠던지, 친절하게도 2시간만 .. 더보기
캔 고리에 감전된 남자가 사랑에 빠진 사연 까만 꽃씨 몇 알이 서랍장 속을 뒹군다. 버릴까 하다가 아이들 관찰용으로 키우면 되겠다 싶어 작은 화분에다 심었다. 날마다 물을 주며 어떤 싹이 올라올까, 땅을 유심히 살폈다. 여러 날이 지나 여린 싹이 흙을 밀어 올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줄기가 올라와 많은 잎을 달고 꽃분홍색의 작은 나팔을 연주한다. 분꽃이었다. 아이는 조그만 씨속 어디에 큰 줄기와 꽃이 들어 있었냐고 신기해 하며 맑은 눈망울을 굴린다. 그때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아이는 호기심이 많아 "왜 그래요?" 를 입에 달고 살았다. 짧은 지식으로 철학까지 더해가며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는 궁금해 하던 여러 현상들을 사소한 것까지도 스스로 알아내 오히려 엄마에게 설명을 해주곤 했다. 지금은 능청스럽게 엄마의 과거를.. 더보기
"안 해서 그렇지 나도 찌개 잘 끓인다" 라는 아버지 얼마 전 늦은 시간 전화벨이 울렸다. 궁금한 마음으로 수화기를 받자 "너 이놈! 네가 저절로 큰 줄 아니?" 하는 호통 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작은아버지였다. "아버지도 자주 찾아뵙지 않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몸도 안 좋은 노인 양반이 얼마나 서운하시겠어, 손자도 보고 싶을 테고, 자주 찾아가 뵈어라" 하시는 것이었다. 순간 아버지를 찾아 뵌 지도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뒤 휴일을 맞아 딸아이를 데리고 부모님 댁을 찾았다.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좋아서 할아버지 품에 안기는 딸아이와, 오랜만에 보는 손자가 예뻐서 번쩍 안아 드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않은 것이 못내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하지만, 손자와 놀아주느라 정신이 없으신 아버지와는 일상적인 이야기만 간간이 나.. 더보기
하루하루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 고마우신 분 저는 조그마한 병원에 근무하는 병리사입니다. 환자도 많고 검사도 많아서 늘 바쁘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곤 했죠. 정신없이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나면 똑같은 다음날이 기다리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그런 하루하루. 매일의 지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이 일 말고 또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1004라는 이름이 매일 아침 내게 안부를 묻는 메시시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궁금하기도 하고 내 주위에 매일 아침 내게 보낼만한 사람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짐작 가는 사람은 없었죠. "아침은 꼬박꼬박 챙겨 먹어요. 그게 건강에 좋아요..." "오늘 아침은 추우니깐 옷을 따뜻하게 입으세여..." "상쾌한 아침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아침에 받는 한통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