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시 주의해야 할 야생진드기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도심을 떠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장소로 향하는 캠핑족들이 늘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면서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이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매력적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캠핑 하는 동안 무심코 잔디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가 야생진드기에 물릴 수 있다. 진드기에 물리는 것이 단순히 모기에 물린 것처럼 간지럽다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례가 2명 보고됐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 고사리를 채취하던 A씨는 이후 발열과 전신 근육통, 설사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입원한 지 3일 만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결국 사망했다. 또 양봉 작업을 하던 B씨도 A씨처럼 발열과 전신 근육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진드기는 몸길이가 0.1mm 이하부터 1cm가 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피를 빨아 먹는 흡혈성 종류가 많다. 단순히 진드기에 물리기만 하면 증상이 없지만, 진드기가 분비물을 내뱉으면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어떤 진드기를 매개로 하느냐에 따라 ‘쯔즈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라임병’ 등으로 질병도 다양하게 구분된다.
먼저 쯔즈가무시증은 가을철에 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털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물린 부위에 딱지가 생기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렸을 때 발병하는데 잠복기가 1~2주가량으로 길다. 이후 고열과 함께 구토, 복통, 설사, 두통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이 질병은 치사율이 무려 20%에 달한다. 라임병은 참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질병인데 적게는 3일부터 많게는 30일까지 잠복기가 길다. 이후 발열과 오한, 피로감, 두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야외활동 중에 진드기가 피부에 붙은 것을 확인했다면 바로 손으로 떼지 말고 핀셋이나 도구를 사용해 천천히 제거해야 한다. 제거할 때는 진드기를 비틀거나 회전해 진드기가 부서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억지로 비틀어 제거하게 되면 이빨이나 주둥이로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부위를 바로 소독한 뒤 가까운 의료기관에 신속히 방문해야 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잔디나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이왕이면 진드기 기피제를 미리 발라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풀밭 위에 돗자리 없이 그대로 눕지 않도록 해야 하고 야외 활동 시에는 긴소매, 긴바지를 입어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혹시나 붙어 있을지 모를 진드기 제거를 위해 옷은 바로 털고 세탁을 해야 한다. 머리카락이나 귀 뒤쪽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활동에 사용했던 돗자리나 캠핑 장비들은 깨끗이 세척하고 귀가 후에는 곧바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질병관리본부, 국제질병퇴치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