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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8 빅데이터 시대…구멍뚫린 신용사회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다. 빅 데이터는 인터넷 시대 이전의 방식으로는 수집·저장·검색·분석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방대한 정보를 말한다.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데이터로 인간의 모든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각종 센서와 인터넷의 발달, 놀랄 정도로 빨라진 컴퓨터 정보 처리 기술은 빅 데이터 시대를 연 일등공신들이다. 하지만 정보의 시대엔 그림자도 따라다닌다. 바로 개인정보의 유출과 남용이다.

 

 

 

빅데이터의 주인공들

  

국가안보 등의 정보를 소유한 정부 기관, 소비자들의 신용을 ‘빅 브러더’처럼 상세히 꿰뚫고 있는 금융회사, 이용자들의 일상을 틈만 나면 엿보려는 인터넷 업체는 빅 데이터의 대표적 주인들이다. “어떤 서비스를 공짜로 쓰고 있다면 당신은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다”라는 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계에서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업체들의 개인정보 수집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본인도 모르게 광고주로 넘어간다. 휴대폰을 들고 남대문에 가면 문자에 재래시장 쇼핑정보가 뜨는 세상이다. 개인정보가 상품처럼 거래된 결과다.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바로 돈이고, 효율이다. 정부나 관련 기관은  빅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정책을 만들고, 방대한 정보로 무장한 기업은 ‘맞춤형 서비스’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기술과 통신이 어우러지면서 수집되는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기술과 정보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이 시대의 키워드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고교·대학 입시 설명회에는 학생보다 학부모들이 더 몰린다. 입시정보를 알아야 자녀에게 명문고·명문대 문이 열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력해진 프라이버시 방어

 

정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빅 데이터 시대의 아킬레스건은 단연 ‘사생활 보호’다. “구글은 당신의 어머니보다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케빈 뱅크스턴·미국 전자프런티어재단 수석 변호사)는 말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대인이 프라이버시 방어에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들이 ‘익명’이라는 옷을 입고 온라인에 무수히 떠돌고, 때때는 ‘사실’이라는 덫을 씌워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다. 사생활은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보호받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다.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니 휴대폰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뜬굼없는 문자가 날아온다. 대출상담을 해준다느니, 자동차 보험을 바꿔 보라느니, 신규 사이트가 오픈했으니 한번 접속해 보라느니…. 모두 누군가가 개인의 사적정보를 슬그머니 엿본 결과다. 이메일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십건씩 모르는 사람·단체로부터 뭔가를 유혹하는 글들을 보내온다. 영화에서 육체를 이탈한 영혼이 자신을 지켜보 듯 통제를 벗어난 자신의 정보가 스스로를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신용정보의 공포

 

금융권의 개인 정보 유출도 잊혀질만 하면 불거지는 빅 데이터 시대의 공포다. 2014년 벽두에 불거진 신용카드사의 개인 정보 무더기 유출은 빅 데이터 시대의 함정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KB국민·롯데·NH농협 등 3개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뉴스도 충격적인데 삼성·신한·현대·외환·우리·하나·씨티 등의 신용카드사 개인정보까지 털렸다는 보도는 신용카드 소지자의 개인정보가 더이상 ‘비밀스런 정보’가 아님을 말해준다. 정보는 효율을 높이는 약이지만 어떤 형태든 통제를 벗어날 땐 치명적 독으로 돌변한다. 금융당국과 신용카드사는 머리를 맞대고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한다. ‘죄송하다’는 말은 속죄의 의미보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미가 더 강한 법이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1984≫에선 독재자 ‘빅 브러더’(big brother)가 텔레스크린으로 사회 곳곳을 엿본다. 그가 있는 한 욕조도, 침실도 안전한 곳은 없다. 현대 사회에서 빅 브러더의 대역은 CCTV(폐쇄형 감시카메라)라는 말도 나온다. 공적·사적으로 설치된 CCTV에 하루에 몇 번 노출되는 지는 짐작조차 버겁다. ‘빅 데이터’든, ‘빅 브러더’든 감시의 형태는 다를지언정 오늘도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정보를 엿본다. ‘구멍뚫린 신용사회’에서 스스로의 정보를 관리해야 하는 개인의 책임 또한 커졌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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