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다. 자동화된 생산시스템, 정보기술(IT)의 발달,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업체들로 인해 대부분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다. 생산업체는 어떻게 물건을 팔아야 할지를 늘 고민해야한다. ‘폭탄세일’ ‘원 플러스 원’은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의 상징적 마케팅 문구다. 21세기를 ‘광고전쟁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광고는 생산자 입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려는 판매전략이다. 경제적원리 측면에선 최소 광고비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 최고의 광고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잘 꿰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소비자들은 광고에 현혹돼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것이 소비의 지혜다. 광고가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몇 가지 원리를 알아본다.

 

 

 

밴드웨건 효과 … 남이 사니까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곡예나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樂隊車)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내는 데에서 유래한다.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편승효과라고도 한다. 미국의 하비 라이벤스타인(1922∼1994)이 1950년에 발표한 네트워크 효과의 일종으로, 서부개척시대의 역마차 밴드웨건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밴드웨건은 악대를 선두에 세우고 다니는 운송수단으로 요란한 음악을 연주하여 사람들을 모았으며,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몰려갔다. 이러한 현상을 기업에서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활용하고, 정치계에서는 특정 유력 후보를 위한 선전용으로 활용한다. ‘아직도 00을 모르십니까’는 벤드왜건 효과를 노린 대표적 광고문구다. 밴드왜건 효과는 흔히 여론이나 유행의 형성을 설명하는 개념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기도 한다.

 

 

 

스놉 효과 … 나는 다르니까

 

스놉(snob)이란 소위 속물을 뜻한다.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숭배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스놉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스놉 효과는 사람들이 가진 속물근성의 하나로 표출되는 과시적 소비욕구를 의미한다. 가짜 명품시계 ‘빈센트 앤 코’ 사건이나 세계 상위 1%의 여성들을 타깃으로 삼는 명품이라고 허위광고를 한 화장품 ‘쓰리랩(3Lab)’ 사건 등은 모두 남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상품을 오히려 사고 싶어하는 과시적 소비행태를 노린 것이다.

 

스놉 효과란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그 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다. 스놉 효과에서 소비자들은 다수의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않는(못하는) 제품에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 보통 가격이 비싸서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하이클래스 제품, 명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놉 효과도 라이벤스타인이 발표한 이론이지만 벤드왜건 효과와는 상반된 의미다. ‘특별한 당신’ ‘프리미엄’ 등은 스놉효과를 노린 대표적 광고문구다.

 

 

 

디드로 효과 … 세트가 필요해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는 문화적으로 연결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소비재에 관한 사회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의 학자 드니 디드로의 저술에서 가장 먼저 사용됐으며 이후 소비 패턴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그랜트 맥크래켄이 1988년 ‘문화와 소비’에서 소개했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해서 사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즉, 제품 간 조화를 추구하는 욕구가 소비에 소비를 불러 충동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상품들 사이에 기능적 동질성이 아닌 정서적·심미적 동질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여지는 제품일수록 이 효과는 강하게 나타난다.

 

디드로 효과는 디드로의 에세이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그는 어느 친구가 선물한 우아하고 멋진 붉은 색의 겉옷이 옛날 가운을 대체하면서 선물받은 옷에 어울리게 책상이 바뀌고, 벽걸이가 바뀌고, 결국에는 모든 가구와 인테리어가 바뀐 일화를 소개했다. ‘00에 어울리는…’이라는 광고문구는 디드로 효과를 노린 표현이다.

 

 

 

베를런 효과 … 과시하고 싶어서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베블런은 이 책에서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면서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치를 일삼는다고 꼬집었다.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의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등은 경제상황이 악화되어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신의 부(富)를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구매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다. ‘명사만을 위한…’ 등의 표현은 베블런 효과를 노린 광고문구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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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TV 광고에서 어르신들이 당당하게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들 관련 보험이나 용품, 어르신
 을 컨셉
으로 하는 광고 등 시장수요가 늘면서
어르신들의 모델 활동도 늘고 있는 것. 
 
특히 숨겨두었던 끼를 발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보았다.



‘물’을 연기로 표현해 볼까요?


양재노인종합복지관의 한 강의실. 60~70대의 어르신들이 오늘 초청된 김혜강 배우와 함께 수업을 하고 있다.


“여러분, 모두 서 볼까요? 그리고 이곳이 가락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제가‘땡’하면 두 분이 마치 가락시장에
온 듯 연기를 해보세요.‘ 얼음’이라고 하면 동작을 멈추면 됩니다.”
“땡!”
“오늘 배추가 무척 싸요. 싸! 김장김치 안 떨어졌나요? 배추 사 가세요!”
“배추가 싱싱하네요. 가격은 얼마죠?”
“네~ 3,000원입니다.”
“어머!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긴 하지만 좀 깎아주세요!”
“아주머니 생각해서 깎아드립니다!”
“얼음!”

 

 

어르신들은 마치 시장에 온 듯 생생하게 연기를 펼친다.  이번에는“물, 불, 땅 등을 표현해 보세요.”라는 김혜강 씨의 말에 어르신들은 어떤 형체를 표현할지 곰곰이 생각한다. 어르신들은 수돗물, 샘물, 계곡물, 바다까지 다양한 물을 몸짓으로 표현하는데, 그 모습에서 전문 배우 못지 않은 열정과‘끼’가 넘친다.

 

이날 강의는 양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연기 전문 강사를 초빙해 어르신들에게 상황에 맞는 연기를 교육하고 있었다. 최근 어르신들 관련 보험이나 용품, 어르신을 컨셉으로 하는 광고 등 시장수요가 늘면서 어르신들의 모델 활동도 늘고 있다. 양재노인종합복지관은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실버모델사업인 S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모델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어르신들의 욕구충족과 소득 창출을 위해 시작되었다.
현재 S엔터테인먼트에는 127여 명의 어르신들이 소속되어, 이 중 40여 분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모델로 활동하시는 어르신들은 다양하게 출연료를 받고 있다. 엑스트라의 경우 5만 원에서 잡지 사진 촬영 30~50만 원, 케이블 광고 50~70만 원, TV 광고 200만원 까지 받는다.

 

모델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은 많지 않지만 어르신들은 꿈을 접지 않는다.  자신의 숨겨두었던 끼를 이제라도 발산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과의 활동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카메라 앞에서 서겠다는 꿈을 아직 놓고 있지 않다.

 

 

60세 넘게 찾은 나의 즐거운 인생


학창시절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 꿈을 접은 유민자 씨는 60세가 넘어 활동을 시작한 케이스.

 

“여러 편의 CF에 출연했는데, 모델로 활동하면서 제 삶이 활기 있게 변하고, 너무 재미있어요. 오디션 때 바로 대본을 주고 연기를 하라고 하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계속 하고 싶어요.” 유민자 씨는 열심히 활동하기 위해 평소에 계단을 이용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배드민턴을 치는 CF나 수영 CF에 도전하고 싶다” 고 밝혔다.


30년 넘게 초등학교 교단에 선 김숙자 씨는 교사 연극단으로 10년 동안 연극 활동을 해왔다. 2008년 S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해‘서울 메트로’달력 광고 모델,‘ 다큐 삼십’, 드라마 엑스트라에 출연했다. 김숙자 씨 역시 어렸을 때 배우의 꿈을 키웠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고, 교사로 정년퇴임 후 활동하고 있다. 이런 생활이 무척 재미있고 좋아서 뛰어들었지만 때때로 씁쓸할 때도 있다고.

“드라마 등에서 엑스트라로 출연하면 조감독들이 무시할 때가 종종 있어요. 힘들고 추운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그럴 때는 내가 왜 하나 싶을 때도 있죠.”

 

가족들이 활동을 반대하기도 하지만 김숙자 씨는 “제가 할 수 있고, 성취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워요. 연기를 꾸준히 해서 실버 모델로도 활동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양화가인 고윤 씨는 취미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오정해, 김성원 씨와 악극 <아씨>에 출연했다. 유명 배우들과의 악극 출연이 색다른 체험이었다고 밝힌 고윤 씨는“취미로 활동하지만 남에게 지고 싶지 않아요. 죽기 전까지 붓을 들 수 있으면 붓을 들고, 대사를 연습할 수 있으면 하겠습니다.”라며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모델 시장 작지만 열정을 갖고 도전하세요!


어르신들이 이렇게 긍지를 갖고 활동하지만 김숙자 씨는 “요즘에는 각 복지관에서 실버 모델로 활동하시는 분이 많아요. 실버 모델의 수요는 늘어났지만 아직 모델 시장은 작죠. 어떤 사람은 한 번도 카메라 앞에 서보지 못한 분도 계세요. 그래서 중도에 그만 두시는 분도 많고요.” 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TV를 켜서 리모콘을 돌리면 이 드라마에 나온 사람이 다른 드라마에 나온 경우가 너무 많아요. 실버 모델을 활성화시켜 드라마 등에 많이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새로운 얼굴도 TV에 나오지요.”


모델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은 많지 않지만 어르신들은 꿈을 접지 않는다. 자신의 숨겨두었던 끼를 이제라도 발산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과의 활동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카메라 앞에 서겠다는 꿈을 아직도 놓지 않고 않다.

 

 

이승희 사회복지사는 “실버 모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아직 많아요. 처음에 ‘그냥 해볼까’라는 생각보다‘ 열정을 갖고 도전해볼까?’라고 시작하는 어르신들이 꾸준하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도전하시고, 경력도 쌓이면 활동의 폭은 넓어질 것이라 믿어요.” 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글/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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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라새 2010.06.07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새삼 떠 오르네요^^

  2. 커피믹스 2010.06.07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르신들의 늦은 도전기 멋지네요 ^^ 열정을 갖고 살자구요^^

  3. Phoebe Chung 2010.06.07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이 들어서 활기차고 고운 노인이 되고 싶어요.^^*

  4. killerich 2010.06.07 2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60은....예전 60 하고는 틀리죠^^..

  5. ★입질의 추억★ 2010.06.07 2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인생은 60부터라죠 ^^~ 마지막 활기찬 모습들을 보니 저도 미래엔 꼭 저래야겠구나
    다짐하고 갑니다!

  6. 불탄 2010.06.07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 포스트를 읽으니까 지난 어린이날에 우암어린이회관에서 동극을 보여주셨던 할머니연기자분들이 생각나네요. ^^

  7. I Feel the Echo 2010.06.08 0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저 한장의 사진이 확실히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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