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는 신학기를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학생은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 바쁘고 교사는 새로운 학기를 위해 자신의 건강을 점검해야 하는 시기다. 하루 일과 중 절반 이상을 교단에 서서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생활태도 등을 돌보는 교사는 직업 특성상 신체가 쉽게 지치고 피로해지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오래 서서 일을 하는 것은 교사의 직업병을 유인한다. 어린이집 교사의 반복적인 허리 굽힘은 디스크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것도 교사의 ‘숙명’이다. 특히 초등 교사는 시끄러운 교실 탓에 목소리 질환에 걸리기 쉽다.



교사의 직업병 중 가장 흔한 것은 목소리 이상이다. 목소리는 목 양쪽의 성대가 ‘부르르’ 진동한 결과다. 성대는 목을 만졌을 때 볼록 튀어나온 연골로 평균 길이가 남성은 2㎝, 여성은 1.5㎝다.


소리를 너무 크게 지르면 성대가 상한다. 진동수가 증가하고 양쪽 성대가 부딪히는 힘이 커져서다. 진동수가 많다는 것은 성대의 운동량이 그만큼 많은 것을 뜻한다.


교사의 목소리 이상은 성대 혹사가 주원인이다. 특히 초등 교사는 왁자지껄한 교실에서 마이크 없이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의사 전달을 하기 위해 큰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므로 성대질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교실 환경은 성대를 마르게 하는데 이도 교사에게 성대질환이 잦은 이유다. 성대에 이상이 생겨도 교사는 수업 도중 무리한 발성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는 성대의 손상을 악화시킨다.



감기ㆍ후두염 등 특별한 원인 없이 2주 이상 목이 쉬어 거친 목소리가 나거나 목이 쉽게 잠기고 고음 발성이 곤란하다면 성대질환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


목소리 혹사로 인한 성대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성대에 상처가 생기는 성대 구증이다. 성대 결절(굳은살)ㆍ성대 폴립(물혹)ㆍ성대 부종(부종, 부기)ㆍ성대 낭종(혹주머니) 진단을 받기도 한다.


성대구증은 성대에 홈이 파여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발성이 힘들어지는 난치성 질환이다. 교사의 성대구증은 무리한 목소리 사용으로 성대에 염증ㆍ출혈ㆍ굳은살이 생긴 상태에서 쉬지 못하고 수업을 계속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를 오래 방치하고 무리한 발성을 계속하면 상처가 점점 커져 치료가 힘들어진다.



성대 결절과 성대 폴립은 증상이 엇비슷하다. 쉰 목소리기 나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 기침이 나기도 한다. 원인은 약간 다르다. 성대 결절은 목소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거나 발성을 잘못 해 소리를 내는 성대점막이 부은 것이 원인이다. 성대에 굳은살이 박인 것이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 성대폴립은 성대 점막의 혈관이 터져 물혹이 생긴 것이다. 목소리 남용보다 목소리 오용으로 인한 경우가 더 많다. 성대폴립은 단 한 번의 잘못된 발성을 통해서도 생길 수 있다.


성대질환은 장기간의 치료와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교사는 성대질환에 걸려도 수업을 매일 해야 하고 업무가 많아 병원 방문이 쉽지 않다.


성대질환은 예방이 최선이다. 목소리 건강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하루 2ℓ 이상의 물을 수업 도중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다.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성대 점막에서 점액이 잘 분비되며 성대의 진동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가능한 한 먼지가 없고 청결한 교실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습기를 설치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수업할 수 있도록 교실에 마이크 장비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금연ㆍ절주는 필수다. 술은 성대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목을 붓게 하거나 염증을 유발한다. 담배는 성대에 부종ㆍ염증ㆍ건조감을 일으킨다.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무리하게 고성을 질러 급성 후두염에 걸린 사람이 치료 뒤 담배를 피우거나 과음ㆍ과로를 하면 후두염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목소리를 아낀다고 하여 평소 대화할 때 속삭이듯 말하는 것은 오히려 성대에 부담을 준다. 커피 등 카페인음료를 물 대신 마시는 것도 피한다. 카페인이 성대를 마르게 해서다. 콜라ㆍ사이다 등 탄산음료, 후추 등 자극성 식품, 우유ㆍ초콜릿ㆍ팝콘ㆍ치즈ㆍ땅콩 섭취도 자제한다.


목 안의 점도를 높이거나 건조하게 만들어 성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내 습도는 50% 정도가 적당하다. 복식호흡을 습관화하는 것도 성대의 과도한 긴장을 줄여 성대 건강에 이롭다.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을 때 가장 손쉽고 확실한 치료법은 가능한 한 말수를 줄여 성대를 쉬게 하는 것이다. 오래 말하거나 큰 소리, 극단적인 고ㆍ저음, 습관적인 헛기침, 가래를 뱉는 행동은 모두 성대 건강에 해롭다. 기침을 크게 하거나 가래를 뱉는 것은 고성을 지르는 것보다 성대에 더 해롭다.


성대 휴식이 힘들다면 무리한 발성을 피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목이 아프거나 뻣뻣한 경우엔 후두마사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목젖(갑상연골) 좌우 2∼3㎝ 위 부위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눌러 아래ㆍ위로 쓸어내리거나 작은 원을 그리듯 마사지하면 된다. 1회에 5∼10분가량 하는 것이 적당하다.


◇목소리 관리 요령 12가지

①틈나는 대로 성대가 쉴 수 있도록 목을 아낀다.

②자신의 평소 음역을 벗어나지 않게 소리를 낸다.

③겨울에 차 워밍업을 하듯 목도 워밍업을 해준다(서서히 목소리를 올린다).

물을 충분히 마셔 목 부위에 건조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한다.

⑤크게 기침을 하거나 가래침을 세게 뱉는 행위를 삼간다.

금연ㆍ절주한다.

⑦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본인이 편안하게 느끼는 범위 내에서 말한다.

⑧심한 기침ㆍ비염ㆍ부비동염ㆍ위염ㆍ식도염이 있으면 치료를 서두른다.

⑨음식은 조금씩 자주 천천히 먹는다.

⑩식사 뒤 바로 운동을 하거나 눕지 않는다.

⑪허리에 꽉 조이는 옷은 피한다.

⑫저녁식사 후엔 음식섭취를 삼가고 잘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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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교편을 잡은 부모님을 두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오늘 유난히 그랬다. 부모님과 함께 백화점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저기 혹시 박모 선생님이세요?” 뒤를 돌아보니 옷을 팔고 있는 한 청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보며 물었다. 5년 전 선생님께 배웠다며 활짝 웃는다. 15살짜리 중학생은 어느덧 스무살의 청년이 됐다. 학창시절 깊은 교감도 없었고, 담임 선생님도 아니었다. 교내 먼 발치에서 몇 번 마주쳤을 뿐이다. 그래도 선생님을 만난 게 그저 반가운 거다. 그의 이름 맞추기에 실패한 아버지는 겸연쩍은 표정을 짓는다. 열심히 일하라고 어깨를 두드린다. 매장 사장이 아버지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괜히 으쓱해진다. 교권이 무너진다고 그렇게 난리여도 선생님이란 직업이 주는 울림이 아직 이 정도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교사 경력 30년에 부모님의 첫 제자들도 어느새 나이가 꽤 들었다. 중학생이었던 소년 소녀가 어느새 불혹을 넘긴 중년이 됐다. 그들은 가끔 한 손엔 먹을 거리를, 다른 손엔 자녀의 손을 잡고 집으로 온다. 웃으면서 부모님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또 때로는 얼마나 자상했는지 이런저런 일화를 털어놓는다. 몇십년전 과거를 들춰내며 한 아저씨 아줌마가 그보다 더 나이를 먹은 부모님과 함께 한바탕 웃는 장면은 퍽 정겨운 것이었다. 퇴직한 교사에게 훈장처럼 남는 것은 제자의 주기적인 방문이다. 교사 생활을 어떻게 보냈냐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 국영수가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이 인생을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칠 터였다.





아버지는 교육복지에 관심이 많았다. 15~20년 전 교복이 없고 도시락을 못 싸오는 아이들에게 교내에서라도 체계적인 지원을 하자고 주장했다. 아직도 천안 집에는 헌 교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이 많다. 학생들과 어깨동무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참 행복해 보였다. 어머니는 소위 1진 애들 잡는 아줌마 교사였다. 젊은 선생님에겐 그렇게 버릇없던 학생들도 어머니가 한번 째려보면 고개를 숙였다. 쌍둥이 키워낸 경력이 어디가지 않는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충남 예산에서 서산, 당진 등을 거쳐 천안으로 터를 잡았을 때 시골의 순박한 학생들은 두 교사에게 이별의 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다. 부모님은 그 편지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요즘 애들 영악하다고 때려야 한다고 하면 “그래도 애들은 애들”이라고 두 교사는 여전히 애들 편을 든다. 그때마다 나는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촌지를 받거나 애들에게 비인격적인 욕을 하거나 무작정 때리는 교사는 아니었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생각한다.





그래도 선생님이 되기는 싫었다. 재미가 없어보였고, 학부모의 극성에 그저 고개를 숙여야하는 것도 싫었다. 가끔 집으로 찾아오는 문제아들의 부모들은 항상 두 눈을 크게 뜨고 “우리 아들은 죄가 없다”고 소리쳤다. 당신네 아들이 친구를 때려서 이 사달이 났는데도 무조건 학교의 책임이라고 했다. 오해라고 삿대질을 했다. 부모님의 시름섞인 표정을 보며 내 성질에 저렇게 가만히 있기는 고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아직도 인권 운운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믿지 않는다. 의무는 없고 권리만 있는 그네들의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봐 왔다.





말이 장황해진 건 얼마 전 여자 선생님을 폭행하고, 이를 영상으로 찍으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학생들의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그 선생 내가 묵사발 만들었어! 라며 끼리끼리 즐거워할 그의 인생은 어찌 그리 불쌍할까. 안타까울 뿐이다. 선생님의 권위가 어디까지 떨어질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함께 삶의 길을 가르쳐줄 인생의 스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글 / 박세환 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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