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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7 6년만의 자살률 감소…조그마한 희망을 보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2012년 우리나라 자살률이 6년만에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여전히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에서 압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지는 못했지만 ‘감소’

       라는 말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감소라는 말에서 희망이 묻어난다. 우리가 좀더 이웃을 바라보고, 배려하고,

       더불어 살면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는 따스한 느낌이 다가온다.

 

 

 

 

 

 

 

 

 

자살률, 6년만에 감소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고귀한 목숨을 버린 사람은 1만 4160명이다. 자살 사망자 수는 2011년보다 1746명(-11%) 줄었고,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도 28.1명으로 전년보다 3.6명(-11.8%) 낮아졌다. 자살 사망자와 자살률 모두 줄어든 것은 지난 2006년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자살 사망률 감소는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특히 10대와 40대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 사망자와 자살률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물론 자살 사망자와 자살률이 줄었지만 절대적 수치는 여전히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벗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 12.5명에 비하면 28.1명이라는 우리나라 수치는 한참 부끄럽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2위인 일본(20.9명)과도 부끄러운 격차가 너무 크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그리스(3.3명)와는 비교자체가 안된다. 2012년에 자살 사망자와 자살률이 줄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끄러운 수치는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10년전인 2002년 자살 사망자는 8612명이었는데 2012년에는 이 숫자가 1만4610명으로 크게 늘었다. 당연히 자살률도 2002년 17.9명에서 지난해에는 28.1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자살의 사망원인 순위도 8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청년에게 꿈을 심어줘라

   

지난해 전체 사망자(26만7000명)의 사망원인은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자살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자살이 4위라는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연령별 사망원인에선 10대, 20대, 30대 모두 자살이 1위이고, 40~50대도 2위라는 사실은 거의 쇼크로 다가온다. 10~30대의 자살은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으로 보인다. 삼성고시, 현대고시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높아진 취업문, 학교 성적으로만 줄을 세우려는 사회 풍토, 치열해진 경쟁, 세대간의 단절된 소통, 동료·부모와의 소통부재 등이 이들을 자살로 내몬다. 청소년의 자살은 외부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나 억울함에 대한 반응인 경우도 많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5위, 수출만으론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다. 이런 나라가 청년을 자살로 내모는 건 아이러니하다.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라 했다. 그런 청춘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은 청춘의 특권인 이상과 희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청춘의 이상과 꿈이 사라지는 책임이 기성세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을 보듬고 청춘의 가슴에 이상과 희망이 움트고 자라도록 보살펴야 하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막중한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학교성적이란 잣대만 들이대지 말고 재능과 개성을 함께 보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마주해야 한다.

 

 

 

이젠 그 작은 희망을 키우자

   

미래가 불안하고 좌절스러운 건 청년만이 아니다. 부모도, 직장인도, 은퇴자도, 노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이 시대는 모두가 불안의 공포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자살을 잉태하는 우울증의  바탕엔 불안이 도사린다. 우울을 치료하는 명약은 웃음과 소통이다. 얼마전엔 우울증에 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의 자살률을 높이는 우울증은 ‘멜랑콜리아형’이라는 것인데 즐거운 감정을 못느끼고, 심하게 식욕이 줄고, 이유없이 체중이 감소하고, 안절부절 못하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찍 깨는 것 등이 대표적 증상이라는 것이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은 사계절의 변동이 큰 나라에서 더 심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런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어르신 당신은 소중합니다’ 경기도 양평군노인복지회관 주관으로 지난달 ‘노인자살 예방’을 위한 가두 캠페인을 벌일 때 치켜든 소중한 생명지키기 슬로건이다. 우주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생명의 고귀함이야 어찌 글로 표현하겠는가. 어르신의 생명도, 청소년의 생명도, 중년층의 생명도 더 없이 고귀하기는 마찬가지다. 6년만에라도 자살자와 자살률이 줄었다는 건 생명의 고귀함이 우리나라에 조금 움을 틔운 것 같아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희망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소중히 가꿀때 새싹처럼 가지를 뻗는 법이다. 나누고, 배려하고, 소통하고, 보살피고…. 자살률 감소라는 작은 희망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으자.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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