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9.17 당신을 부리는 리스트들
  2. 2014.05.29 비워서 채우는 ‘행복의 역발상’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는 저명한 심리학자 리처드 칼슨이 쓴 일종의 힐링서다. 칼슨은 앞서 출간된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사소한 일은 무시한다 해도, 큰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독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행복에…≫는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주는 답변서다. 원제 ≪What about the big stuff?≫를 ≪행복에…≫로 번역한 출판사의 센스(?)에도 눈길이 간다.

  

 

 

집착하면 행복과 멀어진다

 

칼슨이 현대인의 ‘바둥대는 삶’에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무엇이든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행복과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고 되뇌고 실패, 스트레스, 갈등, 과욕 등 마음을 어둡게 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라는 것이 그의 충고다. 물론 세상에 말처럼 쉬운 건 없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지만 멀리서 바라봐도 비극인 삶은 많다. 이런 삶에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고 되뇌라는 것은 어쩜 지나치게 이기적인 강요다.

 

삶의 모습은 상상보다 다양하다. 같은 평수, 같은 디자인의 아파트지만 내부의 삶은 너무 다르다. 하지만 처한 상황이 어떻든 의식적으로라도 ‘이미 충분히 행복해’라고 읊조린다면 행복의 발치는 그만큼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러 점에서 칼슨이 던진 메시지는 나름 의미가 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중얼대다 스스로의 말에 취하면 평생을 ‘불행한 마음’으로 살 수도 있다. 육체의 건강도 마찬가지다. 과신은 곤란하지만 스스로의 건강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져야 건강관리할 마음도 더 생긴다. 그러니 세상사의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셈이다. 긍정은 긍정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는다. 세상의 역사도 낙천주의자가 쓴다.

 

 

 

군자는 사물을 부린다

 

세상에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한 게 있을까. 가끔 머리를 스쳐가는 질문이다. 돈에 목숨 걸고, 권력에 목숨 걸고, 명예에 목숨 걸고, 인기에 목숨 걸고, 사랑에 목숨 걸고…. 살다보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손에 쥐고 싶은 것들이 삶을 유혹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목숨 걸 만큼 가치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혹여 지나치게 부풀려진 가치에 삶이 질질 끌려가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은 스스로에게 던져볼만한 질문이다.

 

‘군자는 사물을 부리지만, 소인은 사물에 부림을 당한다(君子役物, 小人役於物).’ ≪순자≫ 수신편에 실린 글이다. 군자는 물질에 이끌려 스스로를 내던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거꾸로 해석하면 세상엔 물질에 유혹돼 자신을 팽개치는 소인들이 너무 많다는 질책으로 읽힌다. 삶이 끌려다니는게 어디 명예·권력·물질뿐일까. 때로는 편견에, 때로는 고정관념에, 때로는 남의 시선에 스스로의 삶을 무력하게 내맡기는 건 아닐까. 그것도 ‘자아’라는 그럴 듯한 포장을 뒤짚어 쓴 채.

 

 

 

지나치게 안달하지 마라

 

지나치게 안달하는 삶, 과거에 매여있는 삶, 수시로 분노가 수위를 넘는 삶, 욕심이 만족을 모르는 삶….  모두 뭔가에 부림을 당하는 삶이다. 무념은 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잡스런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고, 무소유는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는 것이다. 돈과 권력, 욕심과 이기심, 시기·질투도 이치는 같다. 그 자체가 불필요한 게 아니라, 과하면 그것에 삶이 부림을 당하기 쉽다. 부림을 당하는 건 노예가 되는 것이다.

 

세상엔 돈의 노예, 권력의 노예로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모두 집착이 과한 탓이다. 허세, 칭찬, 게으름, 미련…. 사소하면서도 삶을 부리는 것들은 의외로 많다. 그러니 여유라는 포장으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칭찬에 매달려 자아가 희미해지는 것은 아닌지, 과시욕이 삶의 거품을 부풀린 건 아닌지, 미련이 길어져 미래를 보는 시야가 흐려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당신을 부리는 리스트’를 한번쯤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마음이 주인으로 당당히 서면 육체의 건강은 저절로 따라온다. 그러니 마음과 육체는 언제나 같은 공간이자 같은 영역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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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차인표 씨. 그는 나눔으로 제2의 인생을 산다. 2006년 아내 신애라 씨의 등쌀에 떠밀린 인도 빈민촌 봉사.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손을 잡은, 그 짧은 순간이 그의 모든 것을 바꿔놨다. 인생도, 삶도, 가치관도 모두 변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이들을 돕는 것은 생활이고, 다른 나라 아이들을 돕는 것은 봉사”라고 말한다. 그는 힘든 사람에게도 나눔을 권한다. 나눔이 주는 행복의 크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누구나 걷고싶은 ‘행복의 시간’ 

 

탄생은 축복이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은 평온이다. 그러니 삶은 탄생이란 축복과 죽음이란 평온 사이를 걷는 것이다. 그 사이를 걸으며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공통점은 있다. 누구나 행복의 시간을 걷고 싶어한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행복은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보다 훨씬 냉혹하다. 당연한 권리인 행복이 생각만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하는 당신은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은 돈, 명예, 권력, 지식, 인기, 건강, 쾌락 등을 추구한다.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의 지향점이 행복과 닿아 있다. 그러니 돈이나 명예, 지식이나 권력은 행복이란 집합의 원소들이다. 이런 원소는 등가(等價)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건강이 절대적 행복이고, 누군가에겐 명예가 행복의 전부다. 누구는 돈에 매달리고, 누구는 권력을 좇는다. 명분은 모두 행복이다. 그러니 섣불리 ‘행복은 00다’라고 단언하는 건 인생을 그만큼 덜 살았다는 반증이다. 

 

 

채워가는 행복

 

채워가는 행복이 있다. 돈·명예·권력·지식으로 행복지수를 끌어올린다. 이건 끊임없이 욕망을 높여 가는 방식이다. 욕망이 채워지면 다시 더 큰 욕망을 꿈꾼다. 원래 욕망은 스스로 자제하지 않는다. 넘쳐도 넘치는 걸 모르는 것이 욕망이다. 그러니 채워가는 욕망은 그 끝이 없다. 언제나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렇다고 ‘채워가기 행복’을 폄하하는 건 곤란하다.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행복도 나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인류 문명은 어쩌면 ‘채워가기’의 결과물이다.

 

돈은 어느 정도 채워야 행복해질까. 여기에는 답이 없다. 아니, 돈과 행복이 비례한다는 공식도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돈에서 행복이 나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돈에서 불행이 나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어찌 보면 돈은 행복에 중립적 변수다. 돈을 어떻게 추구하고,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과 행복의 방정식이 달라진다. 명예나 권력도 마찬가지다. 인성이 빠진 지식은 때로 치명적인 독이 된다.

 

 

비워가는 행복

 

비워가는 행복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물질을 비우고, 욕심을 비우는 것이다. 이건 끊임없이 욕망을 낮춰가는 방식이다. 낮춰서 생긴 욕망의 공간엔 행복이 깃든다. 그러니 비움의 행복을 아는 사람은 비우고 또 비운다. 적게 먹고, 체중을 줄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비움은 채움보다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비움의 행복, 그 노하우를 터득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다. ‘나는 욕망을 충족시키려고 애쓰기보다 그것을 제한함으로써 행복을 구하는 방법을 배웠다.’ 평생 ‘행복’을 설파한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비움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물질을 비우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함은 감사의 공간을 크게 한다는 뜻이다. 사소함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은 마음이 그만큼 비워진 것이다. 감사는 행복의 둥지다. 감사가 커지면 행복의 덩치도 그만큼 커진다. 이건 분명한 삶의 이치다. 지금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스스로의 감사의 크기를 한번 재봐야 한다. 물질 그 자체를 줄이는 심플한 삶도 행복지수를 높인다. 옷장을 비우고, 음식을 줄이는 것도 일종의 비워가는 연습이다.

 

 

행복·건강지수 높이는 ‘비움’

 

채움과 비움. 어느 방식을 택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채움으로만 살아가는 삶은 때때로 숨이 가쁘다. 휴식은 바쁜 일상의 숨고르기다. 비움은 욕망의 숨고르기다. 차인표 씨의 삶은 채움보다 비움이 더 큰 행복임을 시사한다. 사랑이 위대한 것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내일이 먼저 올지 내생이 먼저 올지 아무도 모른다.’ 채우기에만 급급한 삶이라면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티베트 속담이다.

 

모든 것은 연습이다. 운동선수가 감동을 주는 것은 금메달 은메달이 아니다. 그건 메달 뒤에 숨은 노력의 소중함이다. 그걸 알기에 꼴찌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비워가는 삶도 마찬가지다. 운동선수가 육체를 단련해 좋은 성적을 내듯, 꾸준히 마음을 훈련하면 행복이란 게임에서도 스코어가 쑥쑥 올라간다. 채워가는 삶으로 심신이 지쳤다면, 비워가는 삶으로 인생의 핸들을 조금 꺾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에도, 건강에도 좋은 ‘일석이조’의 노하우다.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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