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썸네일형 리스트형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글쓰기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는 골치 아픈 일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그러나 내게 예외적이고 놀라운 경험이 있다. 1993년 여름이었다. 느닷없이 금융실명제가 발표됐다. 증권사에 다니고 있던 나는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갖고 있던 주식이 폭락한 것이다. 이때 나도 모르게 글을 끄적였다. 내용은 이런 것이었듯 싶다. ‘당장은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힘들지만 나중에는 이 상황이 아무 것도 아니게 될 거야.’ 괴로운 마음도 표현했다. 주식 상품에 들라고 강권한 회사에 대고 욕도 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얘기도 썼다.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 가는 대로 자판을 마구 두드렸다. 신기했다. 불안한 마음이 가셨다. 화가 삭여졌다.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