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16 암을 예방하는 건강식품, '토마토'
  2. 2011.07.13 "이 죽일 놈의 의사"라고 하지만... (6)

 

 

 

 

      웰빙 이미지가 강한 토마토도 ‘만사 OK’는 아니다. 예민한 사람에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토마토를 먹은 뒤

      자주 입이 헐거나 알레르기를 경험했다면 토마토를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일부 푸른 토마토에 든 솔라닌 성분은

      민감한 사람에게 편두통을 일으킨다. 위염ㆍ위궤양 등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토마토 생과와 케첩 등 토마토 가공

      식품의 섭취를 피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다. 토마토는 의외로 산(酸)이 강한 식품이기 때문이다.

 

 

                  

 

 

 

토마토의 주성분, '라이코펜'

 

토마토는 가지ㆍ감자ㆍ후추 등과 함께 가지과(科)에 속한다. 관절염 환자 중 일부는 토마토 등 가지과 식품을 섭취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토마토 섭취는 금물이다. 토마토 재배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한 한 유기농 토마토를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과거 유럽에선 토마토를 먹지 않고 관상용으로만 즐겼다. 겉모습이 독초인 멘드레이크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외양이 사람과 유사한 멘드레이크는 별명이 ‘사탄(악마)의 사과’다. 멘드레이크엔 아트로핀ㆍ스코폴라민 등 환각 성분이 들어 있어 섭취하면 마취ㆍ환각에 빠질 수 있다. 유럽인들은 19세기에 들어 와서야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다. 그것도 몇 시간의 조리를 거쳐 해독(解毒)이 됐다고 생각된 토마토만 섭취했다.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백악관 만찬에서 일부러 토마토 음식을 올려 괜한 오해를 푸는 데 일조했다. 

 

요즘은 식품학자ㆍ영양학자ㆍ의사 대다수가 토마토의 효능을 높게 평가한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영국 격언이 있다. 의사가 수입 감소를 걱정할 만큼 건강에 이롭다는 뜻이다. 2010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10대 암 예방 식품 가운데 하나로 토마토를 선정했다. 

 

토마토를 즐겨 먹으면 암ㆍ혈관성 질환을 예방하고 피부 탄력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건강 성분은 토마토가 농염한 붉은 색을 띄게 하는 색소인 라이코펜(lycopene)이다. 라이코펜은 베타카로틴ㆍ루테인과 함께 ‘카로티노이드 3총사’로 통한다. 수박ㆍ자몽ㆍ살구ㆍ구아바(열대 과일) 등에도 상당량 들어 있으나 토마토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

 

1300명의 유럽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이코펜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그룹의 심장마비 발생 위험은 가장 적게 먹는 그룹의 절반 수준이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40세 이상 미국인 48000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토마토가 전립선암 예방에 유용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토마토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은 그룹은 주 2회 이하 섭취한 그룹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나 낮았다. 전립선암은 서구인에게 흔하나 국내에서도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최근 발생률이 빠르게 늘어나는 암이다.

 

토마토와 라이코펜은 전립선암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영국 영양학저널’엔 토마토의 라이코펜이 전립선암 세포의 혈액 공급을 차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생 토마토를 먹으면 전립선암 치료에 이롭지만 라이코펜만 섭취했을 때는 뾰족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 전립선암에 걸린 쥐에 토마토 분말이 든 사료를 먹였더니 일반 사료를 먹은 쥐에 비해 사망률이 26% 낮았다. 라이코펜만 사료에 타서 먹인 쥐의 사망률은 일반 사료로 키운 쥐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토마토(분말)를 먹으면 라이코펜 외에 비타민 Aㆍ비타민 Cㆍ루테인 등 다양한 웰빙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으며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 암 치료를 돕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실험동물이나 암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선 라이코펜이 폐암ㆍ간암ㆍ위암ㆍ유방암ㆍ자궁경부암ㆍ대장암ㆍ방광암의 예방에도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라이코펜의 암 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더러 있다.  

 

라이코펜은 피부 건강에도 유익하다. 라이코펜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표됐다. 라이코펜을 하루에 16㎎씩 12주간 섭취한 그룹의 피부 방어력이 대조 그룹에 비해 30%나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토마토를 즐겨 먹으면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혈관ㆍ피부ㆍ눈에 유해산소가 쌓여 생기는 동맥경화ㆍ피부 노화ㆍ황반 변성의 예방에 라이코펜이 유용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토마토의 웰빙 성분인 라이코펜을 더 많이 섭취하려면 푸른색보다 붉은 색 토마토를 고르는 것이 좋다. 라이코펜은 껍질의 붉은 색 색소 성분이기 때문이다. 라이코펜은 푸른 색 토마토엔 거의 없으며 노란색<붉은색<검붉은 색 순서로 많다. 온실(하우스)보다 노지(야외)에서 재배한 토마토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라이코펜은 노지 토마토에 더 많이 들어 있다. 생과 대신 올리브유 등 식용유를 토마토에 첨가한 뒤 가열 조리해 먹으면 라이코펜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가열ㆍ조리하는 도중 토마토 껍질에서 라이코펜이 더 많이 빠져 나오는데다가 지용성(脂溶性)인 라이코펜을 기름과 함께 먹으면 체내에서 더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라이코펜은 비타민 C와는 달리 토마토를 가열 조리해도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고기ㆍ생선 등 기름진 음식이나 견과류를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는 것도 라이코펜 섭취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식품엔 지방이 풍부해 라이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소화도 잘 된다. 케첩ㆍ주스 등 토마토 가공식품엔 라이코펜이 생것의 2∼8배나 들어 있다. 중간 크기 토마토 한 개의 라이코펜 함량은 4㎎인데, 토마토 주스 1컵엔 20㎎, 토마토 퓨레 반 컵엔 18㎎, 토마토케첩 2숟갈엔 5㎎ 들어 있다.

 

여느 지용성 영양소와 마찬가지로 라이코펜은 비교적 몸 안에 오래 머문다. 하지만 라이코펜 과잉 섭취의 부작용은 알려진 것이 별로 없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토마토'

 

토마토엔 라이코펜 외에도 루테인ㆍ제아잔틴ㆍ비타민 Cㆍ구연산ㆍ사과산ㆍ쿼세틴ㆍ토마틴 등 다양한 영양소와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이 존재한다. 이중 루테인ㆍ제아잔틴은 시력 감퇴나 실명(失明) 위험을 낮춰주는 눈 건강 성분이다. 루테인은 동물 실험에서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단시간에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혈압 환자의 간식으로 토마토가 좋은 것은 이래서다.

 

사과산ㆍ구연산 등 유기산은 토마토 특유의 시큼한 맛 성분이다. 쿼세틴은 고혈압 예방, 토마틴(tomatine)은 암 예방ㆍ항염증ㆍ항암제 부작용 완화 효과가 기대되는 항산화 성분이다.

 

토마토는 다이어트용 식품으로도 좋은 조건을 갖췄다. 토마토ㆍ방울토마토ㆍ흑토마토 등 품종에 관계없이 100g당 열량이 14∼17㎉에 불과하다. 토마토 주스ㆍ통조림 등 토마토 가공식품의 열량도 100g당 20㎉에 못 미친다. 토마토소스ㆍ케첩의 열량이 약간 높지만 기껏해야 44ㆍ119㎉ 정도다. 게다가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금세 포만감이 밀려온다. 토마토를 설탕에 찍어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는 반감된다. 토마토만 먹기 심심하다고 하여 설탕을 뿌리거나 설탕으로 재우면 열량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토마토를 설탕과 함께 먹으면 토마토에 함유된 비타민 B군이 ‘엉뚱하게도’ 설탕을 분해하는 일에 동원된다. 토마토는 설탕보다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금의 나트륨과 토마토의 칼륨이 만나면 단맛이 나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대부분 ‘채소’라고 답할 것이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배웠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론 과일, 법적으론 채소가 맞다. 1893년 미국 대법원이 내린, 다분히 정략적인 판결의 결과로 토마토는 채소가 됐다. 당시 미국은 수입 채소엔 19%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과일엔 관세를 물리지 않았다. 미국 토마토 재배조합은 토마토가 외국에서 대량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냈다. 연방 대법원은 “토마토는 디저트로 먹지 않고 음식과 함께 먹는 식사 메뉴의 하나이므로 채소”라고 판결했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의 안데스 산맥 서쪽이다. ‘tomato’란 명칭도 ‘불룩한 열매’을 의미하는 인디언 말 ‘tomatl’에서 유래했다. 16세기에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유럽에 전파됐다. 이탈리아에선 토마토를 ‘뽀모도르’(pomodoro)라고 한다. ‘황금의 사과’란 뜻이다. 한반도엔 17세기 초에 전파됐다. 실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토마토를 ‘남만시’(南蠻枾)라고 호칭했다. 감의 일종으로 분류한 것이다.

 

국인의 1인당 연간 토마토 섭취량은 94년 3㎏에서 2007년 8.7㎏로 증가했으나 다시 감소 추세다(2011년 7.3㎏). 이집트ㆍ그리스ㆍ아르메니아인이 1인당 연간 100㎏가량, 미국ㆍ이탈리아인이 연 50㎏를 섭취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양이다. 토마토 소비를 늘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퉈 다양한 ‘토마토 축제’를 열고 있다. 경기도 퇴촌 토마토 축제(6월 중순)ㆍ‘짭짤이 토마토’로 유명한 부산 대저토마토 축제(4월 초)ㆍ강원 화천 화악산 토마토 축제(8월 초)가 유명하다. 스페인 동부 부뇰(Bunol)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열리는 ‘토마티나 축제’는 전 세계적인 관광 상품이다. 

 

토마토를 이용한 식품 중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은 파스타에 버무리는 토마토 소스, 케첩, 토마토 주스, 멕시코 음식 또르띠야의 기본양념인 살사 소스(매콤한 소스란 뜻) 등이다. 케첩은 원래 중국 광동 음식의 굴 소스나 생선간장을 가리키는 한자어였다. 1870년대에 미국의 식품회사 ‘하인즈’가 ‘토마토케첩’이란 제품을 판매한 뒤 상품명인 케첩이 식품 명으로 굳어졌다.

 

토마토 하면 흔히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검은색ㆍ노란색ㆍ주황색ㆍ크림색 등 다양한 색깔의 토마토가 존재한다. 짙은 보라색인 ‘블랙 토마토’(상품명 블랙 갤럭시)도 있다. 크기와 모양도 천차만별이다. 콩알만 한 것에서 얼굴 크기만 한 것까지 있다. 미국ㆍ유럽의 가정에선 토마토를 페이스트ㆍ스튜 소스ㆍ케첩 등 다양하게 이용하지만 국내에선 주로 생과나 토마토 주스로 섭취한다. 특히 방울토마토는 대부분, 일반 토마토도 3분의 2를 생과로 먹는다.  

 

토마토를 국ㆍ찌개에 넣어 먹으면 짠 맛이 느껴져 소금(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토마토의 장점이다. 토마토 특유의 풋내는 비린내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스튜나 미트 소스를 만들 때 토마토를 넣고 삶으면 비린내가 거의 사라진다. 토마토는 색이 고르고 꼭지 부위에 녹색이 남아 있지 않는 것을 사는 것이 좋다. 꼭지가 짙은 녹색일수록 양질이다. 둥글고 무게감이 있으면 신선하다. 물에 담갔을 때 가라앉는 것이 당도가 높다. 

 

냉장 보관은 금물이다. 냉해를 입기 쉬워서다. 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둡고 선선한 곳이 최선의 보관 장소다. 덜 익은 토마토를 빨리 익히려면 종이 백에 사과ㆍ바나나와 함께 넣어두는 것이 방법이다. 사과ㆍ바나나에서 분비된 식물의 노화 호르몬인 에틸렌 가스가 숙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앙증맞은 크기의 방울토마토가 대중이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일반 토마토에 비해 당도가 높아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곧잘 먹는다. 영향학적으론 일반 토마토에 뒤지지 않는다. 색감이 곱고 샐러드와 요리 등의 부재료로도 알맞은 크기여서 활용도가 높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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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1983년부터 만 10년간 방송된 KBS TV의 토크쇼 ‘사랑방 중계’는 당시 안방극장 의 맹주였다.

  오락과 교양을 적절히 아우른 이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MC를 봤던 아나운서 원종배 씨도 각광을 받았다.
 한때 스타 MC의 대명사였던 원 씨가 공중파 방송에 얼굴을 비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가 암에 걸려서 투병하고 있다는 풍문이 나돈 적이 있어서 더욱 궁금했다.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원 씨의 아내(김영빈 갤러리 ‘시몬’ 관장)에게 연락을 해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원 씨는 한 대학의 연기예술학과 겸임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라디오 방송도 하고 있는데, 토․일요일에만 나가는 것이라서 청취자들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올해 57세인 원 씨의 얼굴은 젊은 시절에 비해 투실해졌으나 선량해 보이는 특유의 미소는 여전했다. 그에게서 중병에 걸렸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지만, 그는 소문대로 지난 3년 동안 암 투병을 해 왔다고 말했다.

 2008년에 방광암을 발견했을 때 4기였다고 한다.

 의사가 그의 아내에게 ‘앞으로 2년 정도 살 거 같으니 준비하라’고 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암 치료 과정을 다 견뎌내고 완치 단계로 가고 있다. 

 

“지금도 병원을 계속 다니며 3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긴 하는데,  주치의가 자기가 그동안 봤던 임상 사례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해요.”

 

 그는 암을 이길 수 있다는 낙관적 생각으로 힘든 치료 과정을 견딜 수 있었다고 했다. 투병 생활을 세세히 전하는 그의 표정은 너무 담담하기만 해서 마치 수도자의 수행 이야기를 듣는 듯 했다.
 원 씨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그의 아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 이야기도 할 필요가 있어요. 의사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오진에 관한 이야기는 꼭 해야 해요.”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원 씨의 얼굴을 쳐다보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이 이야기는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전제하면서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자신의 병이 의사의 오진 탓에 커졌다는 것이었다.   


 “암 발견 3년여 전쯤 소변 상태가 좋지 않아 어느 대학병원을 찾았더니 전립선 비대 때문이라며 그 치료만 했습니다.

  3년 여 간 전혀 차도도 없었어요. 제가 생활이 불편하니 수술을 하자고 했지요.

  담당의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 크기라고 했지만 결국 전립선 비대에 따른 수술을 하게 됐죠.......

 

  그런데 마취에서 깨자마자 의사가 암이 발견됐다며 CT를 찍어서 결과를 본 후에 또다시 수술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다행히 악성 종양이 임파선까지는 발전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당시의 당혹감이란 무어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의사의 소견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 씨는 그 병원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자료를 다 받아서 지금 치료받고 있는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재검진 결과, 임파선에서도 큰 종양이 발견됐고 수술보다는 항암치료가 더 먼저라고 해 바로 치료에 들어갔다.

  

 “그전 병원의 의사 오진 때문에 4년 동안 암을 키워 온 것이지요. 그때 임파선에 종양이 없다고 생각해 바로 수술부터 했으면 결과가 어땠을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지요. 4기가 되기 1년 전에만 발견했어도 훨씬 가벼웠을 텐데….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2, 3차 검진을 더 받아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 씨처럼 의사의 오진 탓에 병을 키웠다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측에선 “이 죽일 놈의 의사가…”라는 막말을 쉽게 내뱉는다. 
 오진이 아니라도 환자들이 의사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가 심드렁해서 도무지 자신의 병을 정성껏 치료해주지 않는 듯싶다는 것이 그 불만의 고갱이다.  

 

 이런 불만을 지닌 사람들은 의사와 환자의 오진 시비가 붙었을 때 아무래도 의사 쪽을 불신한다.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정성이 부족한 탓에 병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의사의 오진과 불성실에 대한 불만은 의료 현장의 소통이 미흡한 탓이다.

 의과학이 첨단으로 발전해가고 있는데 왜 환자와 의사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불신이 늘어나는 것일까?

 

 

 정도언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실 교수는 최근 출가된 책 ‘의사들의 편지에는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태학사 발행)를 통해 그 원인을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첨단 진료법이나 전자의무기록 등이 환자와 의사를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의사가 새로운 기기를 이용한 첨단 진료법을 활용하면서 환자에게 자세하게 질문을 하던 문진(問診)의 중요성이 줄어들었고, 전자의무기록의 도입과 함께 환자와 의사가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며 의사가 환자에게 공감하고 정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환자의 말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을 피한 채 ‘방어진료’를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송을 두려워하는 탓이다.  질병에 대한 정보를 의사 뿐 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공유하는 세상이 되다보니까 환자들은 의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 뿐 만 아니라 환자가 의사를 틀린 진단이나 잘못된 치료로 고소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의사가 환자를 두려워해서 원활하게 소통을 하지 못하고, 결국은 이것이 환자에게 해가 되는 의료의 질 저하라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그럼에도 “의사는 환자를 돕는 교육과 훈련을 여러 해 동안 받은 사람으로서 환자를 선의로 도와야 한다는 의료현장의 진리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 전에 200회 특집을 한 EBS 메디컬 다큐멘터리 ‘명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의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비친 의사들의 모습이 모두 그들의 실체라고는 할 수 없다.

 시청자들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당위로 꾸며진 이야기는 그들의 진짜 모습을 가리거나 다 드러내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환자를 낫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의사들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새삼 알려준다.

 

이 프로그램의 작가인 안선효 씨는 가까이에서 지켜 본 ‘명의’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본 명의의 모습은 때론 냉철했고, 때론 따뜻했습니다. 큰 수술 앞에서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떠난 보낸 환자를 걱정하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환자들을 만나면 걱정스런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하고 완고한 마치 ‘한국의 아버지들’ 같았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명의’는 단순히 병을 잘 고쳐서 이름난 의사일 뿐 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 대한 소명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성심(誠心)을 지닌 사람이다. 이름이 나서 명예를 누리고 그것을 돈벌이에 활용하겠다는 얄팍한 셈을 하는 이가 진정한 명의의 반열에 오를 수는 없다. 의사들 중에 진정한 명의가 되겠다는 이가 많을수록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불만이 줄어들 것임은 틀림없다.
 
 앞에 언급한 책에서 정도언 교수는 “의사는 환자를 위해 말을 하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이 한 말이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고 했다. 의료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의사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말과 글을 절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의사들의 이런 고충을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주문일 것이다.  아픈 사람이 의사의 사정을 신경 쓸 여력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더라도 의사를 무조건 불신하기만 한다면 자신이 손해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도 있다. 나쁜 의사가 아니라고 판단이 된다면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 환자 자신에게 좋다는 것은 수많은 임상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에 바탕을 둔 원활한 소통이 의료 현장의 희망을 낳는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의사의 오진이 자신의 병을 키웠다고 믿는 방송인 원종배 씨는 암 말기를 극복해가는 으뜸 비결로 “의사가 하자는 대로 전적으로 따랐다”는 것을 들었다. 원 씨의 경험으로만 보면, 모든 의사들을 불신할 법도 하건만 그는 새로 만난 의사가 하자는 대로 항암 치료에 임하고 수술을 받았다.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낙관적 생각에 의사의 성심을 보태서 암을 극복해가는 희망을 일군 것이다.

 

 

장재선 /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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