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단일 질병으로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에 꼽힌다. 합병증이나 동반 질환의 영향이 없이 국내에서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내는 병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를테면 흔히 뇌졸중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 역시 뇌졸중이 발병하기 쉬운 시기다. 환절기에는 오전과 오후의 기온 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뇌졸중 위험군인 환자들은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지나치게 수축하면서 혈압을 갑작스럽게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이 뇌졸중 환자 984명을 분석해봤더니 3~5월에 내원한 환자가 268명,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내원한 환자가 238명으로 오히려 봄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뇌졸중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평소 주요 위험인자나 증상, 대처방안 등 병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뇌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골든타임' 이다. 이 시간 안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환자가 다행히 살아남더라도 신체마비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골든 타임은 약을 써야 하는 경우엔 4시간 30분,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엔 6시간이다. 하지만 뇌로 가는 혈류에 일단 이상이 생겼다면 그 뒤 5~10분만 지나도 뇌세포는 이미 손상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갑자기 뇌졸중이 발생하는 이유는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거나 (뇌출혈) 둘 중 하나. 가령 보통 뇌경색 때 추가로 뇌출혈이 일어날 우려가 적을 경우 혈전용해제를 환자에게 주사한다. 뇌로 가는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핏덩어리)을 녹이기 위해서다. 이런 기능을 하는 혈전용해제는 환자에게 4시간 30분 안에 주사해야 효과가 있다. 그런데 뇌혈관의 막힌 부위가 너무 큰 뇌경색인 경우에는 아예 혈관 속에서 혈전을 긁어 빼내는 시술을 해야 한다. 바로 이런 경우엔 증상이 생긴 후 6시간 안에 시술이 이뤄져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경색이 아닌 뇌출혈이라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다양해진다. 결국 환자에게 약을 먹여야 하는지 시술이 필요한 상황인지는 보호자가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빨리 병원을 가는 게 최우선 방법이라는 얘기다.

 

 

 

 

 

 

환자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원인이 뇌졸중인지 확실히 구분해내지 못해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여전히 적지 않다.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중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들의 특징적인 증상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바로 신체 한쪽 부분의 마비다.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양쪽에 동시에 나타나지 않고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간혹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거나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두통이나 구토, 어지럼증, 보행 장애, 시력 이상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면 일단 119에 전화한 다음 숨 쉬기 편안하도록 환자의 자세를 조정해준 다. 환자가 토할 기미가 보이면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돌려줘야 한다. 그런 뒤 병원에 이송해 의료진의 판단에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몸이 약하다고 해서 누구나 뇌졸중 발병 우려가 있는 건 아니다. 원인 질환이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뇌졸중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심장질환처럼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특히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병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전체 뇌졸중 원인의 20%를 차지한다. 이들 환자는 피가 굳지 않게 하는 항응고제를 까다로운 용법과 용량을 정확히 인지하고 충실하게 복용해야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가장 흔히 처방되는 항응고제는 와파린이다. 와파린은 녹색 채소와 과일, 콩, 두부, 계란노른자, 해조류, 술 등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매일 정해진 복용 시간을 지켜야 하고, 몸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해 복용량을 자주 조절해줘야 한다. 이 같은 복용법을 따르지 않으면 약효를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출혈, 두통, 피부 반점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출혈이 만약 복부나 뇌 같은 부위에 생기면 심각한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 기자

(도움말 : 김용재, 송태진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교수, 임홍의 고려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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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 간 먹물을 개칠해놓은 것 같은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정초의 눈이니 서설(瑞雪)인가?" 박완서의 단편 <비애의 장>(1986)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서설은 말 그대로 상서로운 눈을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앞으로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으로 여기며 기쁘게 받아들였다. 오죽하면, '첫눈 세 번 받아먹으면 감기를 앓지 않는다'느니 '첫날밤에 눈이 내리면 평생 금슬이 좋다'등의 속담까지 나왔겠는가. 하지만, 눈에 대한 이런 좋은 감정은 이제 접어두는 게 좋을 듯하다. 내리는 눈(雪)에 눈(視)이 홀려 눈을 맞으며 걷거나 눈 속을 뒹굴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많이 후회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 눈은 오염되지 않고 깨끗했던 옛날의 눈과는 다르다. 온갖 오염물질을 뒤집어쓰고 있다. 당연히 건드리면 좋지 않다. 장난삼아 겉으로 깨끗해 보이는 눈을 3M 마스크로 걸러내는 실험을 해보자. 그러면, 마스크 표면에 시커먼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놀라게 된다. 왜 그럴까? '산성눈'인 탓이다. 산성눈은 수소이온농도(pH)가 5.6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산성눈이 내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해가 원인이다. 지구온난화와 공업화, 늘어나는 차량, 난방소비의 급증 등으로 공기 중으로 배출된 각종 화학물질이 수증기를 만나면 황산염, 질산염 등 유해물질로 바뀐다. 이것이 포근한 봄날 비 입자와 만나면 산성비가 되고, 추운 겨울날 눈 입자와 결합하면 산성눈이 되어 땅으로 내려온다.

 

 

 

 

 

특히 겨울철 산성눈은 그 산성도가 악명높다. 가끔 내리는데다 내리는 속도마저 느리다 보니 오염물질이 더 잘 달라붙어 산성도가 더 높아진다. 지난 2013년 1월 충남 태안에 내린 눈은 pH 3.9로 정상적인 눈보다 산성도가 50배 강했다. 거의 '식초' 수준이었다. 2014년 1월 17일 서울 구로동에 내린 눈은 이보다 더 심했다. 최고 pH 3.8을 기록했다. 중국의 스모그 황사가 눈과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강한 산성눈을 맞으면 당연히 건강에 좋지 않다. 겨울에 눈을 피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 몸이 더 나빠질 수 있어서다. 눈이 오면 귀찮더라도 우산을 쓰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바깥나들이를 하고 나서는 손을 깨끗이 씻고 식염수로 코를 닦아내거나 아예 목욕을 해야 한다.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더욱 큰 문제는 눈이 얼어붙으면 빙판길을 만들면서 흉기로 돌변한다는 사실이다. 낙상사고를 불러와 노약자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연말, 연초 때면 넘어지고 미끄러져 치료를 받는 환자가 병원마다 속출하는 풍경이 어김없이 펼쳐진다. 날씨가 춥고 빙판길이 되면 한창 뼈가 성장하는 어린이와 뼈가 약한 노인은 더 주의해야 한다. 어린 아이는 성장판을 다쳐 심각한 성장장애를 겪을 수 있고, 노인들은 허리와 넓적다리 골절의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자료를 보면, 10~19세 소아 청소년의 골절이 17.8%로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놀다가 넘어질 때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을 짚다가 팔 부위에 골절이 많이 생겼다. 노인에게 낙상은 치명적이다. 가장 위협적인 위험요인 중 하나다. 노년기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거나 근력이 저하돼있다. 골밀도도 낮아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겨울에는 춥다 보니 몸이 뻣뻣해져 있는 상태에서 균형감각이나 사고 대처 능력마저 떨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가벼운 충격에도 엉덩이 관절이나 골반, 척추, 넓적다리 부위 등에 골절을 입기 쉽다. 평소 같으면 가벼운 타박상에 그칠 것도 인대 손상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노인골절의 87%가 낙상 때문에 일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노인은 골절되면 뼈도 잘 붙지 않아 움직일 수 없는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 골절사고를 당하고도 그 사실을 몰라 치료시기를 놓치고 내버려두면, 피부 괴사나 심장질환 등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낙상사고를 막으려면 외출할 때 움직임을 둔하게 할 정도의 두꺼운 옷차림을 피하는 게 좋다. 장갑, 목도리를 이용해 추위로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으면서 굽이 낮고 폭이 넓은 신발을 신으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말아야 한다. 파킨스병이나 뇌졸중 환자처럼 보행장애가 있다면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글 / 서한기 연합뉴스 기자
<참고문헌 : '반기성 교수의 날씨 토크토크'(반기성 지음, 프리스마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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