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멤버였다가 솔로 가수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한 여성 가수는 최근 신곡을 발표하면서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병원에서 경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면서 증세가 호전됐다고도 털어놨다. 더는 증상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치료를 받았고 오히려 자신의 음악 작품을 통해 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관계에서 오는 일종의 불안장애다. 주변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과 분노를 느끼며 예민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타인으로부터 자신이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나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외로움을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혼자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고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자 다른 사람에게 극단적인 방법의 구조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2~6% 정도가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이 증상의 특징은 유년기에 받은 스트레스가 성장하면서 내재해 있다가 경계성 인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호자와 떨어져 있었던 경험이 강하게 박혀 있거나 애착이 심한 경우, 혹은 반대로 학대를 당한 경우 등 보호자와의 불안정한 관계가 경계성 인격장애가 생겨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은 애착이 형성되는 동안 우울 증상과 무기력함을 보인다. 이후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위기가 닥치면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버림받을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가 상대에 대한 비난과 분노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게 되면 주변인을 향해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떠나고 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에는 고립이 심해져 우울증이나 식이장애 등이 동반돼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정신질환이 비슷하지만, 경계성 인격장애의 경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심해지는데, 이때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이 8~1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만큼 주변으로부터의 고립감을 심하게 느끼게 되면 관계 단절에서 오는 무기력함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는 경우에는 무엇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계의 안정과 동시에 일이나 공부를 하는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해 일관된 환경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면 불안감이 더 증폭돼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경계성 인격장애는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불안인 만큼 치료 역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경계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참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 정보

 

 

 

국민일보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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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에서 살아남은 일부 학생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교통사고를 비롯해 전쟁이나 자연 재해, 폭력, 교통사고, 화재 같은 대형 사고를 겪은 사람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심한 우울과 불안 상태가 계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꼭 이번 리조트 붕괴처럼 생명을 위협받거나 신체 일부를 다치는 사고를 겪었을 때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일어나는 건 아니다. 생각지 못한 충격적인 경험을 한 뒤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가금류의 매몰 처분 작업에 동원된 일부 공무원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업무가 당사자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줬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과거의 힘든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주변에 적지 않다. 크든 작든 예전에 겪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구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힘든 경험 직후 한 달 동안 어떤 도움을 받느냐가 당사자의 남은 인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격과 시간 따라 달라지는 증상

 

충격적인 일이나 대형 사고, 큰 아픔 등을 겪는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성격이 발병 여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평소 어려운 일도 비교적 편하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대범하게 잘 넘기는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낮다. 반대로 늘 생각이 복잡하고 걱정이 많거나 성격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더 취약하다.

 

증상 역시 개인차가 크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성격장애, 환청, 발작, 공격적 성향,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같은 정신적 문제로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의외로 두통이나 복통, 근육통처럼 신체적 변화를 주로 겪는 사람도 있다.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술이나 약에 의존하다 간혹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흔한 증상은 크게 재경험과 회피, 과각성의 3가지다. 충격을 받았던 상황이나 사고 장면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재경험). 그 사고에 대해 아예 말하는 걸 꺼리거나 떠오를 만한 상황을 피해버리려는 행동은 회피 증상이다. 사고와 무관한 작은 스트레스나 자극에도 깜짝 놀라거나 지나치게 화를 내는 등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경우(과각성)도 비교적 많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다는 얘기다.

 

이런 증상들이 꼭 사고 직후에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몸 여기저기를 많이 다쳐 신체적 상처를 치료해야 하는 초기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다가 상처가 나아갈 때쯤 불안함이 가중되거나 잠을 잘 못 자는 증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사고 직후 당사자가 괜찮다고 말해도 1, 2주 동안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봐줘야 하는 이유다. 불행하게도 사고 발생 수십 년 뒤까지 스트레스 증상이 이어져 고통을 받는 사람도 실제로 적지 않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의들은 한결 같이 강조한다.

 

 

 

적극적으로 극복하라 강요 금물

 

사실 사고 직후 스트레스 증상들을 겪는 사람에게 모두 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증상이 나타난 사람의 약 30%는 별도로 치료하지 않아도 한 달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40%는 가벼운 증상을, 20%는 심한 증상을 계속해서 경험한다. 나머지 10%가 호전이 없거나 심지어 악화하는 것이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은 환자일수록 중ㆍ장년층에 비해 증상이 심하거나 치료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전문의들이 증상의 정도나 치료 여부 등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는 사고 후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한 달 이내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봤다가 그 이후까지 계속되면 본격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된다. 증상이 한 달을 넘기냐 아니냐가 향후 치료 방법이나 예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사고 경험자와 가족들은 사고 직후 분노와 불안, 죄책감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자꾸 생각하지 말라”고 무조건 강요하거나 막연히 “좋아지겠지” 하고 체념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절대 금물이다.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키거나 환자를 방치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부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서는 사고가 크건 작건 경험한 당사자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공감하며 자주 들어줄 필요가 있다. 밤에는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 편히 잘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증상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게 해주기 위해 당사자가 피하고 싶어하는 사고 관련 사진을 자꾸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성급한 행동은 증상을 오히려 더 나빠지게 만들 우려가 크다. 지우고 싶은 기억에 당사자를 노출시키는 건 전문가가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방법이다. 가정이나 주변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달 넘게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기자

(도움말 :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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