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02 기억과 기억상실증
  2. 2011.10.27 수애의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 (5)

 

 

 

       심리학자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경험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냈거나 친구들로부터 배척을 당한 경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외상경험, 어린 시절 부모로

       부터의 학대나 방임, 수치스러웠고 무기력했던 사건들까지 그 종류와 내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들의 하소연이다. “그 기억을 제 머리에서 지우고 싶어요.”

 

 

             

 

 

 

기억, 지울 수 있을까?

 

가끔 신문에 보면 최근 연구결과를 이용해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곤 한다.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기사이겠지만, 기사를 꼼꼼히 읽다보면 시쳇말로 낚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사는 대부분 어떤 과학자가 기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혹은 세포)을 발견했다는 것이고 이런 연구가 앞으로 계속 된다면 ‘언젠가는 원치 않은 기억을 없애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뇌와 기억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중에는 언젠가는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대부분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못을 박는다. 기억이란 뇌의 특정 부분에만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뇌 전체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뇌를 완전히 교체하지 않고서는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와 드라마 속 기억상실

 

2003년 K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아내>는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해 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은 상태에서 만난 여성과 예전의 아내 사이에서 겪는 일을 그렸다. 이 드라마로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당하면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두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의 기억상실증과는 사뭇 다르다. 기억상실증은 크게 뇌 손상으로 인한 기질성(organic)과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심인성(psychogenic)로 나눌 수 있는데, 위의 예는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 우선 뇌 손상이 없었으니 기질성도 아니다. 그리고 과거를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심인성이라고도 보기 어렵다.

 

기질성 기억상실은 교통사고나 뇌졸중,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간질 등으로 인한 실제적인 뇌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해마(hippocampus)가 손상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기억상실로,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의 주인공 루시(드류 베리모어 분)가 바로 이런 예였다.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기억의 창고로 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마가 손상되면 된 이후의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도 이미 기억의 창고로 들어간 과거의 사건은 사라지지 않는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다른 말로 해리성 기억상실이라고 한다. 교통사고나 폭행 같은 끔찍한 사건을 당했을 때, 해당 사건만을 기억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의 정체성을 비롯해 모든 과거를 잊는 일은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이 증상은 과거의 기억을 잊었다기보다는 잠시 억압해 둔 것이다. 마음이 사건과 경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마음 저편에 두었을 뿐이지, 기억이 지워진 것은 아니다.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억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우성과 손예진이 출연했던 영화 <내 머릿 속의 지우개>는 기억상실에 대한 영화라기보다는 치매에 대한 영화다.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듯이 알츠하이머 치매는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세포가 죽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이 때문에 기억상실이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지만, 기억에만 문제가 오는 것이 아니라 감정 조절과 인지, 행동까지 문제가 오는 종합적인 뇌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한 기억을 위해

 

우리를 고통에 빠져들게 하는 기억만을 선별적으로 없애는 마법 따위는 없다. 우울이나 불안을 통제할 수 있는 약물은 있으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지워주는 약물 또한 없다. 그렇다면 고통스러운 기억을 평생 지고 가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그렇다와 아니다, 둘 다 가능하다.

 

먼저 고통스러운 기억 자체만을 보았을 때는 ‘그렇다’이다. 너무하다 싶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기억은 시간에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강렬한 사건에 대한 기억은 평생 지고가야 한다. 몸의 상처가 심하게 나면 흉터가 가시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기억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아니다’라는 답도 가능하다. 기억 용량 자체는 무한대로 크지만, 우리가 순간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고통스러운 기억보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더 많이 만든다면 고통스러운 기억에 덜 시달릴 수 있다.

 

긍정심리학자들은 ‘우울’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행복과 감사’를 더 많이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우울’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려하기보다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만들자. 어느 순간 고통스러운 기억이 아니라 행복한 기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 / 심리학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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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배우 수애의 이미지는 단아한 쪽에 가깝다. 결곡한 느낌을 풍기는 얼굴 때문일 것이다. 이병헌과 공연한 영화 ‘그 해 여름’

 은 그 이미지를 잘 살린 대표적 작품이다.
  하지만 그녀는 12년째인 연기 생활 동안 단아함과 거리가 먼 역할도 많이 했다.  특히 지난  해에 개봉한 영화 ‘심야의 FM' 에서는 격정적인 캐릭터를,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는 냉혹한 킬러를  연기했다.   

 

 

 

  기자로서 수애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때 뜻밖에도 그녀가 감정의 진폭이 큰 배우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영화를 잘 봤다는 말에 크게 기뻐하고, 자신의 학력에 대한 언급에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의 말에서 다른 이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녀가 정치인이나 기업인이라면 짧은 시간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속마음을 표정과 대화로 드러낸 것이 아마추어적으로 비쳤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는 보통 사람의 희로애락을 극중에 담아내는 배우다. 그래서인지 표정 변화가 큰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일의 약속' 그리고 알츠하이머

 

  SBS가 방영 중인 월화 드라마 ‘천일의 약속’은 아직 초반이지만 여주인공 서연 역을 맡은 수애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다감하게 굴면서도 때론 냉정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육감적이고, 또한 감성적이면서도 지성이 번뜩이는 중층의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다.

 

 

  극중 서연은 어렸을 때 엄마에게 버림받고 남동생 문권(박유환)과 함께 고모집에서 자란 여성 소설가로 등단했지만 대필 작가로 돈을 벌며 출판사에 다닌다. 

 

  건축가인 지형(김래원)과 사랑을 나눴지만, 돈 많고 가문 좋은 지형의 집안에서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것을 알기에 미련 없이 이별을 선택했다.

  서연은 이별 과정에서 겉으로 담담한 듯 하면서도 속으로 피눈물을 흘린다.

 

 수애는 그런  서연의 모습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지형과 사랑을 나눴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내기도 하고, 젊은 여성 특유의 사랑스러운 애교를 선사하기도 했다.

 

 

 

 서연이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혼란에 빠진 3,4회 방송에서 수애는 더욱 폭넓은 표현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의사는 서연에게 “한 번 사라진 기억은 다시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최근부터 지워지기 시작해 어느 순간 다 지워져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연은 그 말을 듣고 절망에 빠졌으나 이내 병에 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메모를 시작하고 사물의 이름들을 되뇌며 “괜찮다, 괜찮다” 며 스스로를 격려한다.  

 

 서연이 욕실에서 세수를 한 뒤 주변 물건의 명칭을 외우는 장면은 가슴이 저릿하다. 

 "칫솔, 치약, 물컵, 비누, 스킨, 로션, 립글로스."  양치질을 시작하면서는 "이서연, 서른살 . 도서출판 스페이스 제1팀장. 2005년 문화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 작가"라고 자신의 프로필을 되새긴다.

 

 

 

 서연은 그렇게 되뇌다가 문득 칫솔을 빨리 움직이며 일그러진 얼굴로 이렇게 외쳤다.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
 
  수애의 단아함을 사랑하는 시청자라면 육두문자를 내뱉는 모습에 실망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나이 서른에 알츠하이머라니, 가혹한 운명에게 엿을 쳐드시라고 발길질을 하고픈 마음이 누군들 들지 않겠는가. 

 

  극중 서연의 동생 문권이 누나가 알츠하이머 형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오열하며 내뱉는 말이 너무나 공감이 간다.

  “이게 뭐야? 누나, 이게 뭐야? 우리는 이렇게까지 재수가 없어야 해요? 참 더럽게 재수가 없어요.”

 

   서연을 너무나 아끼는 사촌 오빠 재민(이상우)은 이렇게 중얼거린다.

  “치매는 노인 질환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재민의 말처럼 알츠하이머 형 치매는 대개 노인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러나 드물게 젊은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며, 드라마 속의 의사가 언급한 것처럼 희귀하게는 어린아이에게도 나타난다. 

 치매는 뇌 기능 장애로 지적 능력을 상실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건망증과 치매 모두에서 기억감퇴 증상이 나타나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건망증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만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 먹었는지 등의 상세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이고, 치매는 식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드라마 속 서연이 회사의 커피 머신에 물만 부어놓고 커피 넣는 것을 잊어버린 것을 나중에 알고는 “건망증에 불과하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은 그 차이를 알기 때문이다. 요즘엔 진단 기술이 발달해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단순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동일시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1907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한 독일 의사의 이름을 딴 알츠하이머는 단백질 덩어리가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병이 진행된다. 일단 발병하면 현재 의학수준으로는 완치가 불가능한 무서운 질환이다.  하지만 꾸준히 약물 치료 등을 받으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손예진과 정우성이 나왔던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이재한 감독 2004년 작)도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27세의 수진(손예진)은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다가 부딪친 남자 철수(정우성)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건설현장 소장 일을 하며 건축사 시험 준비를 하는 철수는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상처가 있어서 여성과의 사랑을 망설인다. 그러나 수진의 적극적인 구애와 활달한 성격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리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알콩달콩한 신혼재미를 누리던 그들에게 검은악마의 질투처럼 찾아온 것이 바로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이다.   수진은 평소 건망증이 있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자신의 집조차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증세가 심각해지자 병원에 가서 상담과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진은 이 기막힌 사실을 철수에게 차마 알리지 못한 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한다.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 우는 젊은 아내의 모습이라니….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손예진의 풋풋한 얼굴 때문에 애틋한 느낌이 더욱 강렬했던 기억이 난다.  

 

  정우성이 맡은 철수도 순수한 매력을 풍겼다. 그는 수진의 행동이 다소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 채고 병원으로 찾아가 그녀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철수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어하면서도 수진의 간호에 정성을 다 쏟는다. 

 수진의 부모가 딸을 데려가겠다고 해도 철수는 자신이 끝까지 돌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진은 상태가 나빠져 철수와의 일을 모두 잊어버린다.  

 

  그녀는 과거의 기억들만 조금 남은 탓에 옛 애인이었던 직장 상사 영민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임으로써 철수의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그래도 철수는 수진을 더욱 극진하게 돌본다.  수진은 잠시 기억이 되돌아왔을 때, 철수에게 미안함과 사랑을 절절히 담은 편지를 써 놓고 바닷가의 요양원으로 떠나간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얼개가 비슷하다.   방송극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김수현 작가는 ‘유사한 이야기’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왜 알츠하이머 소재를 들고 나왔을까.  

 

  그것은 비슷한 소재로도 독창성 있는 극을 꾸며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기억을 뺏어가는 가혹한 운명이야말로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더욱 절실하게 만들어 줄 요건이어서 일 것이다. 

 

  김 작가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서연으로 하여금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라고 외치게 만들었다.  

  이 질환에 걸린 이들의 마음을 절박하게 표현한 대사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알츠하이머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지만, 약물 치료와 운동 요법 등을 통해 악화하는 속도

 를 늦출 수가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무엇보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100% 예방법은 없으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수칙은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전문가들은 “두뇌, 신체, 사회 활동을 ‘늘리고’ 체중, 혈압, 혈당은 ‘낮추고’, 술, 담배를 ‘멈추는’

 것이 알츠하이머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여느 질병처럼 운동량을 늘리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악기 연주, 낱말 게임 등을 즐겨서 두뇌를 다양하게 훈련시키는 것도 좋다.  사람을 적극적으로 사귀며 각종 모임 등에 활발

 하게 참여하는 것도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장재선 /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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