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1.27 피할 수 없는 노년의 문턱, 老眼
  2. 2013.07.05 학교 가기 전, 안과검진 꼭 해주세요 (1)

     

 

 

지나치게 남루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옷차림에 왠지 중후하고 지적인 인상을 풍기는 남성. 화장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으면서 세련되고 우아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여성. 중년 남녀의 이런 멋스러운 분위기는 그들이 뭔가를 읽기 위해 ‘돋보기’를 꺼내 드는 순간, 확 깨진다. 노안이 왔다는 사실이 실제 나이와 무관하게 그들의 이미지를 ‘나이 든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탓일 게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에게 이 같은 상황이 점점 일찍 찾아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문의들이 평균적으로 말하는 노안 시작 시기는 대략 40대 중반이었다. 하지만 이젠 40대 초반, 심지어 30대 후반까지 앞당겨졌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문득 궁금해진다. 내게는 과연 노안이 언제쯤 올까 하고 말이다. 시력이 좋다고 노안을 피해갈 순 없다. 정도와 시기가 다를 뿐 노안은 누구에게나 온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노안을 맞는 시기를 늦출 수는 있다.

 

 

노안 근시 원시 차이점

 

간혹 눈이 나빠진 것과 노안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현상이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 시력이 안 좋은건 대개는 눈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눈의 수정체는 눈으로 들어온 빛을 굴절시켜 망막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혀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수정체는 가까운 물체를 볼 때 두꺼워지고 먼 물체를 볼 때 얇아진다.

 

수정체가 빛을 너무 강하거나 약하게 굴절시키면 안구의 앞뒤 거리(안축)가 길거나 짧은 경우에는 망막에 초점이 정확히 맺히지 않아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가까운 곳을 잘 보이나 먼 곳은 잘 안 보이는 근시, 이와 반대인 원시는 이런 이유로 생긴다. 이와 달리 수정체를 오래 써서 점점 단단해져도 눈이 잘 안 보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노안이다.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는 수정체 자체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노안이 오면 신문이나 책 등을 볼 때 침침하고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원시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원시는 젊은 사람이나 어린 아이에게도 나타나고, 먼 곳을 잘 보이도록 시력을 교정해주면 가까운 곳도 대부분 잘 보인다. 나이든 사람에게 생기고, 먼 시력을 교정해도 가까운 물체를 볼 때는 여전히 돋보기가 필요한 노안과 분명히 구별된다.

 

 

나도 혹시 '황금 근시'?

 

간혹 나이가 들었는데도 돋보기 쓰지 않고 불편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노안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양쪽 눈 시력이 차이가 크거나 드물지만 각막에 초점이 여러 개 생긴 경우엔 이럴 수 있다. 노안이 왔다 해도 양안을 모두 떴을 때 멀리 보는 건 크게 불편하지 않고 가까이는 남들보다 잘 보이는 것이다.

 

또 젊었을 때 안경 신세를 지지 않았을 만큼 시력이 좋았다며 노안 걱정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역시 아니다. 젊어서 눈이 아주 좋았던 사람에게 오히려 노안이 빨리 오고, 젊은 시절 약한 근시였던 사람은 도리어 돋보기를 늦게 쓰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라식 같은 시력교정술을 했어도 나이 들어 노안을 경험하는 건 마찬가지다.

 

전문의들은 젊은 시절 시력이 안경 도수로 마이너스 2~3디옵터를 유지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노안을 더디게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력대가 이른바 ‘황금 근시’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유다. 이에 비해 젊었을 때 원시였던 사람은 근시였던 사람에 비해 노안이 오면 훨씬 더 불편하게 느낀다. 안 그래도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노안까지 불편을 부추기는 것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진게 노안 시기를 앞당기고 노안 환자 수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 눈은 가까운 것에 몰입하기 위해 계속해서 조절 작용을 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 수정체가 쉽게 피로해지고 심하면 조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는 50대 가까이 돼서까지 수정체를 사용해야 나타나던 조절 능력 저하가 이 때문에 40대도 채 안돼 생긴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형광등이나 할로겐등에 비해 청색광선을 많이 낸다고 알려져 있다. 청색광은 다른 파장의 빛보다 망막세포나 각막세포에 상대적으로 좀더 해롭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스마트폰 볼 때 눈 깜빡이기

 

노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노화다. 막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되도록 늦추거나 정도를 약화시킬 수는 있다.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눈의 피로도를 줄여야 하는 건 기본이다. 햇빛이 강한 날엔 선글라스로 강한 자외선을 피하고,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땐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 오랫동안 화면을 응시하게 되는데, 이럴 땐 눈물 양이 줄어 안구가 점점 건조해진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게 좋다는 얘기다.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에 따라 요즘은 노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시력교정술처럼 각막을 깎아내 두 눈의 시력을 적절히 맞춰주는 레이저 수술,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수정체를 아예 빼내고 대신 노안용 특수렌즈를 넣어주는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이 가능하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기자
(도움말 :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장,

노창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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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안경을 쓰고 다니는 아이를 발견하면 많은 부모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한다. 학교도 가기 전인데 벌써부터 안경 신세를 지면 어쩌나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미취학 시기에 쓴 안경이 반드시 평생을 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시력에 문제가 발견된 어린 아이에게 제때 안경을 씌워주면 시력이 더 나빠지거나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걸 막을 수 있다. 그 뒤 성장하면서 다시 안경을 벗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의 시력 발달은 생각보다 빠르다.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아이가 불편을 자꾸 호소해 그제서야 안과에 데려가면 이미 늦은 경우가 적지 않다. 취학 전 미리 꼼꼼한 시력검사를 해봐야 하는 이유다. 

 

 

 

약시, 사시, 가성근시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안질환으로 약시와 사시를 들 수 있다. 시력 경험이 없고 표현력이 부족한 영ㆍ유아 시기에는 약시나 사시 때문에 눈에 이상이 있어도 아이와 부모가 모두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들어가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등 시력 이상을 인지한 아이가 불편을 이야기하면 부모는 그때서야 아이의 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후인 만 7, 8세 때는 이미 어린이의 눈이 발달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치료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약시는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양쪽 눈이 약시이면 그래도 일찍 발견되는 편이지만, 한쪽 눈에만 약시가 있으면 아이 자신은 물론 부모도, 크기가 다른 한글과 숫자, 도형 등을 한 눈을 가린 채 읽는 일반적인 시력검사로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양안약시보다 단안약시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사시는 양쪽 눈의 시선이 똑바로 목표를 향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약시보다 쉽게 발견되기는 하지만, 증상이 잦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엔 부모라도 알아채기가 어려울 수 있다. 여러 형태의 사시 중 국내에선 특히 가끔씩 눈동자가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간헐성 외사시’가 많다.

 

아이들의 눈은 근시가 아닌데 근시로 진단되기도 한다. 이른바 ‘가성 근시’다. 사람 눈의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는 식으로 두께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초점을 맞춘다. 수정체의 이 같은 조절력이 아이들은 어른보다 강하다. 무의식적으로 과도하게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는 것이다. 시력을 사용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수정체가 필요 이상으로 두께를 조절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절을 많이 하면 근시가 아닌데도 근시처럼 보일 수 있다.

 

 

 

수정체 고정시키고 검사

 

10세 미만 어린이의 눈을 정확히 검사하기 위해 그래서 조절마비제를 쓴다. 동공을 키워둔 채로 수정체가 실제 시력과 관계없이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지 않도록 잠시 잡아두는 것이다. 조절마비제는 특별한 부작용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넣었을 때 아이가 약간 따갑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에 따라 반나절 정도 가까운 거리가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2, 3일 지나면 괜찮아진다.

 

조절마비제를 넣은 뒤 의료진은 아이가 먼 곳을 바라볼 때 눈에 빛을 비춰 특수 검사기를 이용해 눈 상태를 점검한다. 굴절검사, 조절검사, 시력측정, 안저검사 등을 포함해 전체 정밀검진에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아이가 숫자나 모양을 가릴 줄 알고 말을 할 수 있을 때부터 이 같은 검사가 가능하다. 이 밖에 어린이가 주시하는 형태나 보는 방향을 확인하는 검사, 뇌파로 시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검사 등도 있다.

 

특히 ▲한쪽 눈을 가렸을 때 주위를 잘 살피지 못하는 아이 ▲한쪽 눈을 자꾸 찡그리는 아이 ▲눈을 자주 비비는 아이 ▲TV나 책 등을 한쪽 눈으로만 보려 하는 아이 ▲지나치게 눈이 부셔 하는 아이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가늘게 떨리는 아이 ▲두 눈의 시선 방향이 다른 아이 ▲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시선 고정이 안 되는 아이 ▲미숙아였거나 눈 관련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아이 등은 약시를 비롯한 어린이 안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좀더 높기 때문에 꼭 안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취학 나이 돼야 1.0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미취학 아이의 눈을 일반적인 시력검사판으로 검사하거나, 집에서 간이 시력검사판을 이용해 식구들끼리 측정해보는 정도로 그친다. 수정체의 조절력뿐 아니라 시력 수치 자체도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방법만으로는 정확한 검사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미취학 아이들의 시력을 일반적인 시력검사판이나 간이 검사로 측정해보곤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다. 대부분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거치면 만 7, 8세는 돼야 시력이 1.0에 도달한다. 아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시력이 0.5를 넘으려면 보통 만 3세가 지나야 하고, 만 1세 때는 0.2 정도면 정상으로 본다. 태어난 지 100일 남짓인 아기의 시력은 작은 물체를 알아보고 색깔이나 거리감을 인지하는 정도밖에 안된다. 어른에게 적용되는 시력 수치만으로 아이들의 눈 상태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는 얘기다.

 

어린이의 안질환은 결국 일찍 찾아내 빨리 치료할수록 시력이 다시 정상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어른과 다른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 기자 
                                                                         (도움말 : 누네안과병원 사시센터 장봉린 원장, 각막센터 금지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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