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준비를 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로부터 잔소리를 들은 뒤 가슴에서 불이 일어나는 듯하고 목이 꽉
   막혀 당장이 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했다. 화병, 그리고 명절 증후군이 우리의
   즐거운 명절을 위협하려한다.

 

 

59세인 A씨는 평생을 맏며느리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 농사꾼의 아내로 살아왔다. 시어머니는 환갑이 다 된 A씨를 새댁인 듯 살림살이 뿐 아니라 자녀들 교육까지 가르치고 훈계를 하시는 편이고 남편은 성실하고 효심이 깊지만 말수 적고 매사에 상의 없이 혼자서 정하며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라 A씨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았다.


5년 전부터 머리가 무겁고 숨이 가쁘고 가슴을 돌로 누르는 것 같은 증상이 있어 협심증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설 준비를 하던 중 목이 꽉 막혀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증상이 있어 입원했다. 심장 초음파 및 심전도, 심장 핵의삭 검사에서는 5년 전과 다르지 않은 결과- 관상동맥의 일부분이 좁아져 있는 소견 -가 나타났다. 환자는 '화병'이 의심되어 정신과로 의뢰되었다.

 

 

화병, 그리고 명절증후군


화병이란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던 하나의 병명이며 우리나라에서만 흔한 특징적인 문화 관련 증후군이다. 화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 또는 정 같은 정신 사회적 문화에서 발병하며, 수년에 걸친 만성적 경과를 밟아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인성 원인을 인정하는데 그 중에서도 남편과 시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야기되는 고통스런 결혼 생활, 가난과 고생, 사회적 좌절, 개인적 성격 특성으로부터 오는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증오, 절망 등의 감정 반응이 특징적 원인이다. 그러한 감정반응을 계속 억제하고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화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21세기 한국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게 된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동안 겪게 될 가족 간의 갈등을 미리 예측하여 생기는 우울, 불안과 같은 맘고생 혹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증상들을 일컫는 말로서, 주로 명절을 앞둔 며느리들이 겪게 되지만 실제로는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해당된다. 명절 증후군은 화병의 양상과 매우 유사하다.

 

 

화병은 몸의 여리, 목과 가슴에 덩어리가 찬 느낌, 가슴 답답함, 가슴 속의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과 같은 신체 증상들과 우울, 비관, 불안 등의 정신증상, 하소연이 많음, 정신이 없음, 가만있지 못함, 뛰쳐나가고 싶음 등의 행동 증상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근대화를 이룩한 사회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였으며 특히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 의존적이거나, 순종적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미덕으로 여기는 '가족중심', '가족주의'는  빠르게 변화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과 그렇지 않은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갈등은 가족이 모이는 기회- 명절, 기념일 등 -을 통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며느리는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움을 나누어야 하는 시기에 몸살이 나도록 노동을 해야 하는 현실이 억울하고, 시부모는 시부모대로 순종적이던 당신들의 젊은 날과는 달리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다 하는 신세대 며느리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명절이 곤혹스럽다. 남편 역시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기를 바라며 숨죽이고 지내게 된다.

 

 

명절 증후군 이겨내기


명절증후군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가족이란 마음으로 서로를 아끼고 돕는 자세가 필요하다.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 명절 준비를 할 때에는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풀도록 노력한다.


마음을 연 대화야말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남녀 간에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함께 참여하고 함께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고생하는 주부에게는 남편 등 가족의 격려와 배려가 필요하다. 보상의 표현으로 선물을 하거나 여행가기 또는 명절 전 후에 집안 일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잠시라도 적절한 휴식을 자주 취해서 육체적 피로를 줄인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초래되는 근육 긴장의 이완을 위해 심호흡하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명절 기간을 가족 구성원 서로 간에 단점을 찾아내고 헐뜯으며 보내기 보다는 서로의 고생과 수고를 칭찬해주고 격려해 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Tip 아이들도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01. 자동차와 같이 좁은 공간에 오래 갇혀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어른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큰 스트레스다. 이럴 때는
       중간에 자주 휴게소에 들러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도로가 막혀 휴게소에 갈 수 없는 상 황이
       라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 줘야 한다. 수시로 물을 마시게 하고, 물수건 등을 이용해 얼굴을 닦아주는 것도 좋다.

  02.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낯선 친척들과 지내는 힘든 일일 수 있다. 평소 자주 못 만나는 친척 관계일수록 더욱 심하
       다. 아이가 내성적이라면 고립감마저 느껴 명절 자체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평소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한두 개 챙겨 가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감을 많이 줄일 수 있다.

  03. 어른들이 차례 준비 등으로 정신이 없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화상위험이 크므로 

       뜨거운 조리 기구는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다뤄야 한다.

 


이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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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올해 들면서 남편이 다이어트에 돌입했습니다. 재작년 불혹을 넘기면서부터 부쩍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
  는 눈치더니 어느 날 불쑥 다이어트를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잖아도 나날이 면적을 늘려가는 아랫배를
  보면 다이어트가 절실한 남편이였습니다.

 

문제는 남편이 다이어트뿐 아니라 외모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귀밑과 앞부분에 유독 흰머리가 몰렸다며 염색을 해달라지 않나, 평소에 귀찮다고 맨 얼굴로 다니더니 화장품을 사달라지 않나, 아무래도 수상쩍은 구석이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대판 싸우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술자리도 삼가고 일찍 퇴근한 남편의 손에 쇼핑백이 들려 있지 않겠어요? 모 유명백화점 이니셜이 새겨진 쇼핑백이 은근히 기대가 되는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남편의 봄옷이 들어있지 않겠어요? 화가 나더군요. 박봉을 쪼개 살림하느라 가뜩이나 어려운데 마누라 옷가지 한 번 못 사주면서 어떻게 자신의 옷만 달랑 사올 수 있느냐고요?  더구나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남편이 사복을 입는 날도 그리 많지 않은걸요.


잔뜩 골이 나서 퉁명스럽게 대하니 남편은 머리를 긁적이며 거래처에 들렀다가 백화점 앞을 지나는데 유행 지난 옷들을 세일하기에 두 장 샀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인들 들어오겠어요?  괜히 죄도 없는 식기를 달그락거리며 요란스럽게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는 한편 부쩍 의심이 솟았습니다.

 

남편은 나이가 저보다 두살이나 아래입니다. 배가 조금 나오고 약간 뚱뚱하다는 것 외엔 피부도 하얗고 준수한 외모라 그럭저럭 지나는 여인들의 시선이 모아지기도 합니다. 혹시 바람이라도 난 것은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한 번 의심을 품으니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이 죄 수상쩍고 알뜰살뜰 다이어트 뒷바라지를 하던 일조차 바보처럼 여겨지는 것이었습니다. 간혹 남편이 식사도중 음식이 짜다거나 야채식 위주로 상을 차려달라는 요구라도 할라치면 왜 그리 듣기 싫고 밉던지요?

 

그러던 며칠 전, 시어머님의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시댁으로 출발하려는 참이었습니다. 남편은 출발하기 하루 전부터 어찌나 극성인지, 염색이 채 빠지기도 전인데 극성스럽게 다시 염색을 해달라, 일전에 백화점에서 사온 옷을 번갈아 입어보며 여간 난리가 아닌 것입니다. 선이라도 보러 가는 것처럼요.

 

어쨌든 요즘 유행하는 블루블랙으로 염색을 하고 분홍 셔츠를 날라갈 듯 차려 입은 남편은 십 년이나 젊어진 듯했습니다. 그간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살도 적당히 빠져 참으로 오랜만에 연애시절의 그를 대하는 듯 새롭기 그지없었지요.


남편의 변모를 가장 반기신 분은 바로 시어머니셨습니다. 어머니 연세 팔순이 멀지 않은 데다 마흔에 낳은 늦둥이가 바로 남편입니다.

 

더욱이 남편은 오 년 전, 죽을 고비를 넘겼지요. 스트레스로 인한 폭음으로 간이 나빠져 수술까지 받으며 생사의 고비까지 넘나들던 막내가 당신 눈에 오죽 애잔하셨을까요? 다행이 완치가 되었지만 후유증으로 흰 머리칼이 늘고 끊었던 술을 다시 마신다는 소식에 걱정이 끊이지 않던 어머니셨습니다.

 

아마도 지난 설에 내려온 막내아들을 보고 어머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큰형님으로부터 그 사실을 전해들은 남편은 굳은 결심을 한 것이지요. 그 결심을 다이어트와 금주로 실행한 것이고요.


지난 설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으로 어머니와 마주앉아 재롱을 떠는 남편의 모습은 초등학생 아들녀석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모자의 그런 모습이 너무도 정겹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마누라한테는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는 법 없는 남편인지라 조금 서운하고 질투도 나야 하는데 말입니다.

 

팔순의 노모와 마흔 넘은 막내아들이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대청마루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참 아름답고 평화로운 정경입니다. 그제야 몇달 동안 남편에게 겨누었던 의심의 활시위를 슬며시 거두는 저입니다. 앞으로는 더욱 성의껏 남편의 다이어트 뒷바라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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