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걱정거리 한두 가지는 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과도한 걱정과 염려로 긴장이 끊이지 않고, 불안한 마음으로 전전긍긍하며 심지어 몸이 아프고 불면의 밤까지 보낸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꽤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질환, 범불안장애가 궁금하다.


범불안장애란 무엇?


조절할 수 없는 불안한 느낌이 과도하게, 광범위하면서 다양한 신체 중상을 동반하여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범불안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걱정과 불안이 끊이지 않고 한 가지 문제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온갖 세상의 모든 주제에 대한 걱정이 있는 병. 즉 불안이 한 곳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전 분야에 일반화되어 있다.



대개 불안장애에 속하는 여러 질환들은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을 주로 불안해한다. 사회공포증은 많은 청중들 앞에서 발표할 때와 같은 사교적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이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 경험을 한 뒤 연관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범불안장애는 말 그대로 대상이 한정되어 있지 않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주요 증상은?


핵심 중상은 과도한 걱정(excessive worry)이다. 온갖 걱정 즉 건강, 경제, 학업, 직장, 대인관계, 미래의 불확실성 등 아주 다양한 걱정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걱정으로 인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이 안 되거나 혹은 마음이 빈 것 같은 느낌, 쉽게 짜증을 내거나 수면 장애, 근육 긴장 등의 증상 중 3가지 이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불안과 걱정 신체 증상들이 사회적, 직업적 그리고 다른 중요한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때 범불안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많이 걸릴까?


범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지나친 근심으로 매사를 걱정하며 불안해하고 우유부단을 보이며 사소한 일도 지나치게 염려한다. 그 결과 만성피로, 두통, 수면장애,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상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성격 면에서는 비관주의, 완벽주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intolerance of uncertainty),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같은 성격적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걸린다.


일반적인 걱정과

과도한 걱정의 차이는?


사람들이 하는 일반적인 걱정은 걱정거리에 대해 적당히 걱정하다가 점점 무뎌져서 대부분 사라진다. 신체 증상까지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으로 옮긴다.


반면, 범불안장애는 실제 걱정거리가 있지도 않은데 계속 걱정이 떠오르고 걱정하지 않으려 노력해도 잘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이 걱정을 조절할 수 없다고 느끼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범불안장애는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제외한 일차 진료 기관에서의 1년 유병률이 5% 이상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꽤 많은 이들이 경험한다. 하지만 이중에서 정신간강의학과에서 실제로 치료 받는 경우는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잘못된 진단으로 범불안장애가 만성화되는 경우 왜곡된 인지가 쉽게 바뀌지 않아 치료가 장기화되거나 우울증과 여러 불안 장애들이 함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자료 출처> 대한불안의학회, (주)정신건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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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씨(60세, 여성)는 어느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란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경찰이라고 소개한 그 사람은 오씨 명의의 H은행 계좌의 개인정보가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자칫하다가는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지금 바로 해당 계좌의 돈을 경찰청의 계좌로 송금해, 돈을 보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 씨는 경찰이 자신이 돈을 보호해 준다는 소리에 의심하지 않고 상대가 불러주는 계좌로 입금을 했다.
 
# 2. 박씨(35세, 남성)는 친구로 부터 “모바일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드렸습니다.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란 내용과 함께 인터넷 주소(URL)가 포함된 문자를 받았다. 평소 잘 연락하고 지내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문자를 외면할 수 없어 날짜라도 확인할 겸 링크를 클릭했다. 연결된 인터넷 창은 오류가 있는 것 같았고, 박 씨는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바쁜 일상으로 금세 잊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악성코드가 박씨의 핸드폰에 설치되었고, 중요한 금융정보가 빠져나가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기를 치다’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불쾌하고 경각심이 들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면, 분을 삭이지 못해 의절하기까지 했다. ‘사기꾼 같은 놈’이란 표현은 욕중의 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보이스 피싱(전화), 스미싱(문자)을 이용한 온갖 전자 금융사기가 판치는 세상에서 살다 보니, 걸리지만 않으면 사기 치는 일이 용인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보이스 피싱이나 스미싱을 경험하더라도 이제 화가 나기 보다 “이 정도 가지고 나를 속여? 어림도 없지!”라며 마치 게임에서 이긴 것 마냥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사기가 일상화된 지금, 곳곳이 지뢰밭인 형국이다.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으로 남의 지갑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전략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권위’다. 자신의 소속을 경찰이나 검찰, 법원을 비롯해 금융 기관이라고 밝히면서 직간접적으로 개인정보나 송금을 요구한다. 이런 조직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상당한 권위와 권력의 상징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민의 권리에 대한 교육보다 권위와 권력에 대한 순종 교육을 받으며 자란이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러하기에 이들을 믿고 따르는 일은 당연지사.

 

또 다른 전략은 ‘인정’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인의 경조사 초대장 문자나 메신저(채팅)를 통해 지인을 사칭하고, 급히 돈을 보내달라거나 모임에 참석하라는 요청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소위 ‘난’ 사람보다 ‘된’ 사람이 더 인정받을 정도로 ‘관계’가 중요하다. 그런데 초대장을 보내거나 돈을 급히 빌릴 정도라면, 상대의 소식이나 사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바꿔 말하면 평소 연락도 없이 지내던 지인으로 부터 연락이 왔을 때도, 인정 때문에 결국 외면하지 못해 사기꾼에게 당하는 것이다.

 

 

 

 

 

‘권위’와 ‘인정’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정신만 차리면 속지 않을 텐데…….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는 경우가 계속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현대인들이 평상시 자동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의존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정보를 접하고,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렇게 바쁘다 보니 마치 기계처럼 미리 정한 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의심하거나 잴 필요 없이 바로 반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연예인들이 ‘몰래카메라’에 속을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같다. 시청자들은 모든 상황을 알고 TV를 본다. 하지만 매일 촬영을 하는 연예인들이 모든 상황에서 몰래카메라인지 아닌지 의심을 해야 한다면 매번 하는 촬영이 꽤 힘들어진다. 다시 말해 그저 PD와 작가가 지시하는 대로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편이 익숙하고 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몰래카메라에 번번이 당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당연히 정보가 필요하다. 워낙 사기 수법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나 가족을 통해 이런 수법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여유가 필요하다. 보이스 피싱이나 스미싱을 당한 사람들은 당황과 혼란, 그 자체라고 한다. 특히 보이스 피싱의 경우, 당장 무슨 일이라도 날 것처럼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사람은 당황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만약 평소에 모든 일을 빠르게, 자동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수법에 더 빠르게 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보다 현재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다 보면, 갑작스럽게 문자를 통해 경조사를 통보받아야 하는 일은 적어도 없지 않을까.


글 / 심리학 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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